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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처럼 되고 싶다! - 채원님

조회 수 1254 추천 수 0 2014.10.29 10:27:45

루시처럼 되고 싶다!

 



센터에서 성원선생님과 함께 루시를 보게 되었다. 나는 사실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로 의식이 나가서 집중을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혼자 집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게 편했었다. 하지만 오늘 루시를 같이 보게 되는 상황이 왔고 나는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 처음 몇 분간은 옛날의 습관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 생각을 내리고 내 느낌에 집중했다. 거의 영화가 시작한지 3분 만에 생각이 올라오지 않고 오로지 내 느낌에 집중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

 


사실 예전에 나는 학대받는 블랙독이 너무 깊어서 전쟁영화나 싸우는 장면을 보면 심장이 '쾅' 하고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나는 오로지 로맨스 영화만 보았었다. 루시를 예전의 내가 보았더라면 내가 총을 맞는 사람이 된 양 엄청 그 사람과 동일시를 했을 것이고 감정이입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피를 보는 것도 무서워했을 것이다. 사실 루시가 배 안에 CHP4를 꺼내고 다시 꿰매는 수술을 할 때는 내 눈살도 약간 찌푸려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루시가 그 수술을 하면서 엄마에게 전화해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 어릴 때 기억을 다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눈물이 맺혔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전파가 루시의 높은 파장의 이야기는 담지 못하는지 엄마는 안 들린다고 했고.. 들리는 순간이 있었지만 엄마는 루시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평소에 우리 엄마와 대화할 때가 떠올라서 눈물이 맺혔던 게 아닌가 싶다. 나는 내 파장으로 이야기하는데 엄마는 못 알아들으니까 참 답답했고... 내가 내 파장으로 이야기하다가도 엄마가 못 알아들으니까 엄마에게 맞춰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루시가 뇌의 영역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할수록, 두려움 없이 자신을 믿고 모든 일을 해냈다. 하지만 수술을 하는 순간에는 루시의 인간적인 면이 나왔던 것 같다. 가장 힘든 순간에 엄마가 생각이 났고, 엄마와 이야기 한 것. 나는 어릴 때 할머니 손에 길러졌기 때문에 가장 힘든 순간에 할머니가 생각이 났던 것처럼... 하지만 할머니와 사춘기 때 싸우고 하면서 할머니에게 마저 의지하던 마음이 없어지고... 힘든 순간에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19살에 수능을 치고 센터를 찾게 되었고.. 점점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면서 남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많이 놓게 되겠지...

 


아무튼 나는 이런 장르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참 좋았던 것 같다.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간다면 나도 내가 가진 가능성을 100%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세상 무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내 내면에 대해서도 밖에 대해서도 항상 깨어있다면 모든 상황에 있어서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 이 세상은 나의 가능성을 펼치러 온 무대이며.. 나는 이 무대에서 맘껏 즐기다 가면 되겠다는 생각!



죽고 사는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쓰다가 죽는다면 정말 루시가 남자형사에게 보냈던 말처럼 “I am Everywhere.” 세상 모든 곳에서 내가 숨 쉬고 있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존재로..  나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이 세상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세월호 사건에서 다른 사람들을 끝까지 살리고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육신은 사라질지라도.. 그들이 냈던 따뜻한 마음과 그들의 순수한 영혼은 이 세상에 남아 우리를 지켜주고 있지 않을까...

 



나는 이제 존재를 믿는다. 다만 루시가 세상에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떠나기 위해 CHP4로 자신의 몸을 지켰던 것처럼.. 나도 이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존재에 대한 믿음을 전달하기 위해 내 몸을 지킬 것이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죽음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도 되었다.

 


나는 며칠 전에 집 앞에서 경찰들이 단속하는 것을 보고 경찰에 대한 두려움이 올라왔다. 이 경험은 내 것은 아니지만... 특히 근현대사를 보면... 80년대 민주화투쟁을 하는 동안 경찰들은 우두머리가 하는 말을 듣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민주화에 맞서 싸우는 민중들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연세대 대학생 박한열인가 그 사람을 고문하고 죽인 다음에 돌을 그 사람 몸에 묶어서 바다에 가라앉히는 행동까지 했다..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 그런 큰 사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지만.. 근현대사에 대해 알고 난 뒤.. 나는 경찰들이 두려워졌다. 국민들이 아픔을 호소할 때 경찰과 공무원들은 그냥 우두머리가 하는 말을 듣고 자신의 의견은 전혀 없이 그냥 따르지 않을까.. 특히나 요즘같이 부모 말 잘 듣고 경찰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세대들은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나는 예전부터 생각했었다. 내가 지위가 있지 않을 때는 내 것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내가 높은 지위에 올라가게 되면 나는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정치에 대한 부분은 이야기 했다가 근현대사에서처럼 몰래 끌려가서 죽는 게 아닌 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이야기 하는 게 많이 꺼려졌었다. (불안한 마음에서 올라오는 생각이겠지만...)

 


아무튼 사회에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려면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지긴 해야겠지.. 내 개인의 욕심이 아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는 나를 쓸 것이고 나를 점점 더 키워나갈 것이다. 루시가 했던 것처럼.. 나도.. 내 존재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면서 이 세상에 내가 알게 된 것들을 어떤 형태로든 남기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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