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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부터는 어린왕자가 자신의 작은 별을 떠나서 겪는 여정을그리고 있다. 어린왕자의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인간이가진 모습을 극대화 해서 보여주는 장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어린왕자가 만나는 사람은 왕이다. 왕을 만나고 왕과 어린왕자가 하는 대화를 통해서 권력, 권위, 힘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권위라는 것이 무일까? 나에게 권위는 권위적인 아버지가 가진 무기였다.권위라는 것은 폭력적이고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그런 극단적인 인간의 모습을 권위라고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권위는 생각보다 쉽고 생각보다 넓은 개념이었다. "권위, 권력은 다른 사람이나 상대방의 의지를 무시하고 내 의지를관철시키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한 입장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밀고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권위는 경직되고 긴장되어 있다. 상대방에게 행사하는 힘또는 권력, 그리고 그런 힘을 행사하는 자리인 권위라는 개념 역시 여기에서 같은 의미로 쓰인다.



권위에 대해서 두 가지 태도가 있다. 한쪽은 권위를 행사하는사람이고 그들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옳다고 하니까 자기 중심적이고, 다른한쪽은 권위가 옳다고 하는 일에 복종하는 사람이며 이들은 의존적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이쪽과 저쪽으로나눌 수 없다. 이미 우리는 장점이 곧 단점이고, 단점이 곧 장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가해자가 곧 피해자이고, 피해자가 곧 가해자라는 것도 알고 있다. 권위를행사하는 사람과 복종하는 사람이라고 원래부터 나누어 것이 아니라 결국 그것은 동전 양면과도 같다. 때로 절대적으로 잘 복종하는 사람이 곧 절대적으로 권위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권위에 왜 집착할까? 그것은 권위로 상대방의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명령하고 따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내 뜻대로 상대방이 나의 장()안으로 들어오거나, 상대가 힘이 없어 권위에 따르게 되면 상대적으로 나는 더 커진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이런 권위적 관계는 너무나 의미없는 허상이다. 예를 들어 권위적인 아버지로 인해 자식들이 힘이 없어 아버지를따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나중에 자식들이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 아버지를 무시하거나 아예 아버지를 역으로 누르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권위의 사이클이다.








권위의 최종적인 모습은 판단(judge)이다. 왕은 어린왕자에게 사법대신(Minister of Justice)이라는직책을 하사하려 한다. 그렇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권력(힘, 장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권위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왕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권위를 쫓는 사람은 사실 자신의 권위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관심이 별로 없다. 그들이 관심을 갇는 것은 권위자체이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왕은 자신의 별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별을 둘러본다는 것이 어린왕자가 그냥 타박타박 걸으면 얼마 안걸리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왕은 자신의 별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고 무지했다.





그렇다면 권력에 왜 집착하는가? 권력이라는 것을 얻으면 자유롭게 내가 가진 뜻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이고 결국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과연 내가 내 뜻을 자유롭게 펼치지 못하는 것이 있을까? 나를 막는 것이 뭐가 있을까? 게다가 그 권력을 가지면 과연 나는 행복할까? 행복은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이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권위가 더 생기면 더 자유롭고 행복할 것이다라는 명제가 있을 때 과연 그것은 진실일까?



어린왕자가 왕의 별을 떠나려 할 때 절절매면서 어린왕자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노라고 했던 장면이 있다. 권위를 가진 사람은 피권위자가 관계에서 수동적인 입장이라 생각한다. 물론 피권위자가 권위자의 의지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보면 의존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권위자가 놓치고 있는 사실은 권위자 역시 피권위자에게 그만큼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권위자가 만약 이런 일방적인 관계가 싫어서 관계를 단절하려고 하면 그때 권위자는 관계유지를 위해 피권위자보다 더욱 관계유지에 집착한다. 권위를 쫓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로 자신의 옳음을 위해 권위를 가져야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인지도 모른다.



권위를 쫓는 사람과 달리 권위에 복종하고 따르는 사람들은 의존적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두려우니까 권위에 쉽게 복종한다. 그들은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르기 좋아하고 심지어는 스스로 자신의 내면아이를 부정하고 무시한다. 그들은 자신의 느낌을 보지 않으며 자기안에 올라오는 불편한 마음들을 무디게 만들어 줄 여러가지에 중독되기 쉽다. 그들은 자기됨을 포기하고 무리 속에 스스로를 잃게 만든다. 그렇게 무리 속에서 자신을 포기하면 그들은 무리가 옳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생각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내가 복종한만큼 그것을 강요할 것이다.



권위는 비단 타인에게만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도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권력의 끝이 판단이라고 했을 때 내가 나를 판단하는 것, 그것이 슈퍼에고이다. 내안에 올라오는 감정을 판단한다. 그 목소리는 내가 제일 잘 안다. "너 그래서 되겠어? 너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우리가 가진 근본적인 내면의 불안은 분리에서 온다. 내면어른(이성, 생각)과 내면아이(감정)가 서로 분리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감정과 느낌적으로 쉬고 싶은데, 생각으로 거기에다가 게으르고 틀려먹었다는기준을 들이대는 것과 같다.



그렇게 내면이 분리 되었을 때 우리는 수치심을 느끼고 두려움을 느낀다. 옳다고 생각하는 이상과 기준에 부합하는 것, 즉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모습이 내가 나에게 부리는 권위이고 그 목소리를 슈퍼에고라고 한다. 그 목소리가 내는 기준들, 그렇게 나를 비난하고 채찍질하며 한쪽으로 치우친 결과만을 요구하는 것은 내면아이를 무시하는 폭력이고 상처이다. 그렇게 내 안의 빛과 사랑이 온전하게 설자리를 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씨앗이 자라서 꽃을 피울수 있을까.








(universe)은 나에게 괜찮다고 한다. 그렇게 높이 갈 필요도 없이 주변에서 나를 괜찮다고 한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괜찮다고도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프레임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만 내려놓는다면 사실 문제는 없고 그 자체로 나는 언제나 온전하다. 하지만 그 가시가 너무 깊이 박혀있다 보니.... 내 프레임이라는 것을 알아도 그것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나를 보면서 나에게 날을 세운다.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할까? 왜 이렇게 멍청하게 이러고 있지?"



옳고 그름은 없다. 모든 순간이 나에겐 최선이었다. 나를 자로 재고 재단하는 이 목소리도 나에게 필요한 최선이었는지도 모른다. 왜야하면 내가 삶에 잘 적응하여 모든 것에 완벽하게 잘해서 나를 확장시키려고 했던 마음이기 때문이다. 따뜻함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랑이 좀더 많이 있었다면 좋겠지만 지금 가진 것이 이것 밖에 없는데 어쩔 수 있나? 이렇게 권위를 부리고 있는 나를 인정하고 여기에서 다시 선택하면 된다. 또 다시 돌아오는 것은 선택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보고, 내가 느끼는 것을 보고, 그것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다.



이번 어린 왕자 내용을 통해서 나는 모든 것이 옳고 그름으로 보면서 또 "권위를 내세우지 말라는 소리인가? 복종하지 말라는 소리인가?" 이렇게 판단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권위를 세우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 혹은 복종하는 것은 무조건 틀렸다는 말로 들렸다. 하지만 '진실은 권위를 세우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권위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이며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내것을 보지 않고 주위의 옳음에 영혼 없이 따라가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나의 불안과 수치심을 보지 못한채 권위와 힘으로써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보려는 마음은 결국 허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왕은 자신이 이치에 맞는 명령 내린다고 한다. 사실 이치에 맞는 명령이라는 것은 내릴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왕은 왜 이치를 들먹였을까? 왕은 이치라는 것을 통해서 단지 자신의 명령의 명분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마치 깨달은 사람이 진리를 얘기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불확실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사실 나 자신도 다스릴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다스릴 수 있을까? 왕은 모든 것을 다스린다고 하면서도 어린왕자가 그렇게 원하는 일몰의 소원 하나 들어줄 수가 없었다.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싶다는 어린왕자의 작은 요청에 왕은 이러이러한 조건과 기준을 만들 뿐이었다. 그렇게 권력은 무의미한 것이다.




처음에 이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았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다. 세상은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나를 제일 사랑해준다는 사람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식대로 사랑해주기를 바라고, 그러지 않으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했다. 그게 옳다고 생각했고 그 기준으로 상대방를 누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상대방은 견디지 못하고 떠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혹은 내가 나로서 행복해지는 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쪽이 일방적으로 옳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소통으로써 마음을 만날 수(Meeting of Mind) 있다. 내안의 따뜻함이 나오는 것, 그 곳에 사랑이 모이고 상대를 만날 수 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을 따뜻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결국 내가 나를 따뜻하게 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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