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하나다.
하나된 의식은 저 너머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태어난다는 것은 의식이 태어나는 것이다.
팔이 없어도 나이다. 다리가 없어도 나이다.
몸이 없어도 나이다. 머리가 없어도 나이다.
몸은 내가 아니다.
나를 여기에 놀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이다.
눈이 없으면 세상을 볼 수 없다.
인공 눈을 달거나 재수술해서 몸 혹은 도구가 제 기능을 다한다면
우리는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의식은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도구가 필요하다.
뭐든지할 수 있는 '나'가 있다.
뭐든지 될 수 있는 '나'도 있다.
하지만 몸에 들어온 이상 우리는 물리적 육체적 한계를 지닌다.
최근 보는 자가 생긴 이후로 어느 상황이든 보는 자가 사라져본 적이 없다.
가끔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내물은 맑다.... 투명하다....
하지만 다른 물고기가 놀 수 있을만한 물일까?
어떤 직업을 가지고 계속해나갈 만큼의 물인가?
혼자놀아야 하는 물인가?
답이 없는 물음이고 공허한 물음이다.
그 나이가 되기 전까지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지만 때때로 그런 두려움의 생각이 올라온다.
혼자가 익숙한 나에게 마음을 내는 일이란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나는 너무 많은 시간을 혼자보냈고,
사람들과 부딪히는 힘듦보다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더 익숙하다.
몸과 마음 둘 중 하나가 힘에 부치면 금새 마음이 닫히거나 몸이 나간다.
예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니까....
다만 한걸음 더 나아가라고 속살거리는 나의 의견을 따라갈 뿐이다.
하나된 세상을 보고 나는 생각에 가득찬 그리고 이분법으로 가득찬 세상을 느꼈다.
벽과 선... 그리고 생각들이 가득찬 세상...
내가 느낀 것은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이 아니라 자연스러움
그리고 신기함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