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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할까요?

조회 수 49160 추천 수 0 2013.08.03 13:50:38

 

안녕하세요. 저는 20대초반 편입공부중인 여학생입니다.

작년부터 이곳에 들어와 몇번의 글을 썼다 지우고 글은 한번 올렸었어요. 상담센터에 등록했다가 몇번을 취소하길 반복하면서 한번도 간적은 없지만 그 후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관계가 좋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소개를 잠깐하면 아빠는 신부전증 환자로 10여년간 지내오셨고, 엄마는 가정주부, 오빠는 밖에나가서 돈을 벌고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며칠 전 부모님이 이혼도장을 찍고 오셨어요. 너무 긴 여정이였고 힘들었지만 이혼한 사실보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느껴져서

제가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하고 나아가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혼한 이유는 엄마 입장에선 ‘아빠의 의처증+정신병+사랑받지 못해서’ 아빠입장에선‘ 엄마의 외도+존중 받지못해서’인데 저는 처음에 아빠가 심한 의처증이라 생각했어요. 엄마의 성기를 쫄바지 입었다가 몸빼바지 입었다는둥 성적 수치스러운 말을 하셨고, 집에 들어왔을때 엄마가 안계시면 밥,국 양을 확인하면서 엄마의 행방을 제게 물으셨어요. 그런게 점차 쌓이다보니 저도 스트레스받고 지금은 아빠 얼굴 보기가 힘들어 밖에 나와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아빠가 욱해서 엄마한테 전화를 하셨고 ‘ 거기어딘데 누구랑있는데 내가갈게’ 추궁하는 모습을 보고 아빠가 왜저럴까...싶었어요. 그때 엄마는 외숙모랑 함께 계셨고 새벽에 저희집에 오셨어요. 또 아빠의 성적수치스러운 말이 계속되었고 따뜻한 밥 한번 해준적없고 간호해준 적도 없다고 하는 아빠의 못된 말에 옆에서 지켜본 저는 엄마가 얼마나 신경썼는지 알고 있었기때문에 아빠가 미웠죠.

 

엄마가 우시면서‘ 딸...정말미안한데 엄마 못살것같다. 근데 너가 너무 힘들것같아’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너무 슬퍼하길래 ‘엄마 나 신경쓰지마..하고 싶은대로 해’ 라고 했지만 그 이후에도 전 약간의 관계가 호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두고 있었어요. 자식으로써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아빠에게 9장의 편지르 써서 주기도 하고 상담소 여러곳에 전화해 몇몇 곳을 추천받아서 내밀기도했지만 그것 조차도 결국엔 한번도 안가보시더라구요.

 

잠깐 엄마 성격을 말씀드리자면,,, 많이 다혈질이셨어요. 분노조절장애? 예를 들어서 엄마로션을 딱한번 발랐는데 그걸 보시고는 자해를 하시고...저한테 온갖 욕설을 하셨어요. ‘내가 다음에 더 비싼거 사줄게’ 이런 말해도 소용없고 이런게 반복되다 보니 지금도 엄마 언성이 좀 높아지시거나 짜증내면 가슴이 갑갑하고 너무너무 듣기싫어요. 즐겁게 통화하다가도 확 끊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런 면을 떠나서 매일 맛있는 반찬해주고 나쁜짓 안하며 산 엄마에게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내모는 아빠가 무서웠고 정신병인줄 알았어요. 그때까지만해도. 그렇게 8개월쯤 거의 매일 싸우다 시피 하셨고 지금은 서로가 많이 지치셨어요. 저는 그 이후로 아빠 눈을 못 마주쳤고 엄마의 계속되는 푸념도 스트레스가 되었고 정말 외로웠어요.

 

혼자 아무 말 없이 지내는건 상관없는데 가족이 있어도 가족같지 않은 느낌... 그렇다고 이걸 말할 사람도 없고 오빠한테서는 밥은 먹고 다니냐는 문자 한통 못 받아봤고 외로웠지만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습니다.  8개월간 외숙모,외삼촌, 외할머니 ,큰엄마, 큰아빠, 중간에 할머니가 집에 오시기도 하고 외삼촌들이 아빠보고 때리고 싶다 라고 하는등 저한테 고모도 찾아오시고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저는 엄마를 지켜주고 싶단 생각 뿐이였습니다.

 

그동안 아빠와 대화할 기회가 없었는데 잠깐 나오시라고 하더니 이혼하면 어떨것같아? 니 생각을 듣고 싶다 하시면서 엄마가 바람폈다고 얘기를 약간 흘리시더라구요. 증거도 있고,남자랑 손잡고 가는 모습, 그외에 조금 더 심한 스킨쉽, 모텔에 간지는 얘기를 안해주시는데 엄마의 그런 행복한 모습은 처음봤답니다. 이게 지금은 돈문제로 이어졌지만 솔직히 충격 많이 받았고, 엄마가 여태 저한테 보여준 눈물, 눈빛 말들이 다 거짓이였구나.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작년초, 엄마가 누구랑 통화하는데 엇?만나는사람이 있는건가? 생각했었는데 조심스레 엄마한테 물었어요. 저를 걸어서라도 아니라고 했고 엄마를 믿었어요. 믿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절로 믿어지는 사람이 엄마니까...  원룸에 나와서 산지는 6개월 째인데 저번주 일요일에 오빠가 집에 왔더라구요. 저도 갔는데 그날밤 너무 행복해서 잠을 못잤어요.

 

4명이서 같이 치킨먹고 한곳에서 잔다는게 너무 좋았거든요. 왠지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그 바로 다음날 법원을 가셨고 그 전에 엄마랑 잠시 대화를 했어요. 제 상식상에선 부부가 아무리 안맞아도 외도는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엄마니까, 아빠가 사랑주는 법을 몰라서 외로웠을테니까, 쿨한 척하고 남자와 안고 손잡는거 이해할 수 있다고 했더니 엄마가  저번에 한번 언급했던 신문사 아저씨였다고 하시더라구요.

 

저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근데 나중에 아빠가 하시는 말이 그 사람은 신문사 아저씨가 아니라 철학관 아저씨라고 했고 예전에 오빠 아플때 철학관에 갔었는데 아플때 허리도 주물러줬다고 하더라구요... 어느순간 아빠가 느낌이 안좋아서 미행을 하기 시작했고 아빠보다 나이많은 아저씨에게 안겨서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답니다.

 

정작 그 철학관 아저씨는 덤덤했는데 장애물이 있으면 잠깐 손을 놔도 되는데 엄마가 더 손을 잡아당기며 잡고 너무 행복해 보였대요. 그걸 오빠에게 말하니 .... 오빠도 이미 알고 있었고 작년부터 엄마가 유순해지면서, 그사람에 대한 칭찬, 그리고 요즘시대엔 결혼해도 남자친구 두는 사람 있다고 살짝 떠보기도 하고,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걸 보며 눈치채고 있었대요. 더 웃긴건 성격좋으신 외숙모가 .... 그 자리를 주선했다는거

 

이혼.....성격 안맞고 인연이 아니라서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가정을 이루고 부부로써의 연을 맺었다면 책임감으로라도 상담소엔 가 보고 어쩔수 없을때 이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혼이 두사람의 관계에 수단이 될 수는 없으니까.

남의 가정있는 사람과 외도한거보면 엄마에겐 ‘엄마’라는 존재보다 ‘나’라는게 더 중요했던거고, 각오하고 행동으로 옮긴건데 밉기도하면서 동시에 너무너무 불쌍해요. 만나려면 아빠보다 제대로된사람 만나서 사랑받아야지 왜 더 늙은아저씨....철학관하는 변태아저씨를 좋아하는건지, 왜 자기무덤을 자기가 파는건지, 그렇게 힘들었으면 우리한테 말이라도하지, 상담소라도 한번가보지, 제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보는 눈 없고 바보같아요.

 

좋은 사람이면 좋게 보내줄 수도 있는데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너무 아려서 밤에 이불잡고 펑펑울었어요. 남 같으면 불륜이고 염치없다고 생각했을텐데 근데 요즘은 정떨어져요. 엄마도 자기가 그랬다는거 알고 있을텐데 제가 묻지않아도 먼저 전화 와서는 ‘의처증에 무섭고 정말 살기싫다. 내가 잘못한게 뭐있는데’ 이런식으로 말하시니까 정말 조금의 양심의 가책도 못느끼시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너무 억울해죽겠다는 말투로 어떻게 내 앞에서 저렇게 당당하게 말을하지?하는 생각, 제가 엄마와 사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올해부터 조금씩 개선하면서 좋아졌고, 사상이 달라도 존중해 줄 수 밖에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자친구 만나는것까진 이해해요. 이렇게 말하니 엄마가 하시는 말이 ‘너 많이 컸구나....’  제가 정말 큰 걸까요?

 

너무 뻔한 얼굴로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철학관 아저씨가 아니라 신문사 아저씨라고 속인거, 정절을 지켰는데 억울하다며 우는 모습, 외숙모를 많이 따르고 좋아했는데 사람이 한가지 얼굴에 두개의 가면이 있다는게 이런건가 ...싶어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 그런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엄마가 죄책감 느낄까 봐 말은 하지 않을꺼에요. 세상사람들한테 손가락질 받으면서 살게 하긴 싫어요. 그냥 마음이 너무 아프고, 자식을 걸고도 아니라고 했던 엄마 모습이 생각나요. 여담이지만 저는 엄마가 문제집 사라고 준 돈으로는 다른 곳에 쓴적없고, 술담배 안하고, 남자랑 밥 한번 먹어본 적 없고, 연애도 좋은사람 만나려고 한번도 안했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지금 첫사랑을 하고 있지만요.

 

내가 내것이기만 한다면 하고 싶은거,호기심에 한번 했을지도몰라요. 그게 한다고 나쁜건 아니지만 근데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도리 같은 것도 있었어요. 그렇다고 엄마에게 왜 도리를 안지켰냐고 묻고 싶진 않은게 사람마다 다른거니까..  제가 이해해줄 수있다는거 알면서 뭐가 무서워서 저한테 울면서, 아픈 목소리, 얼굴로 나를 걸어도 진짜 그런적 없어?라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대답한 엄마 모습이 지금도 외도 사실을 안다는걸 눈치챌때까진 계속 그런 모습을 할 것 같아서 그게 보기 힘들어요.

 

부모님에 대한 존중?은 없지만 사랑하는건 하고 싶은데 마음이 안갈것같아요. 이제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다른사람에게 벽치고 어둡게 있진 않을거예요. 그냥 지금은 공부도 해야 되는데 저를 1년 넘도록 기다려주는 이성인 친구가 저에게 가지는 기대감이 마냥 좋았는데 짐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더 독해지려면 놔줘야 하나 싶기도 해요.

 

길 걷다 보면 지나가는 아주머니들, 전화하면서 상냥한 말투로 ‘아들 밥먹었어?’ 하는 처음보는 아주머니들께 ‘만약...저 아주머니들이 내 엄마였다면 좋았을까’ 생각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그 생각도 다 부질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못난 엄마라도 내 엄마가 최고인데 못난 엄마 조차도 제 옆에 있어 주려하지 않네요.

 

어디까지가 내리막의 끝인지 모르겠어요. 어떤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될까요 ?

아모르파티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 말이 힘이 되어서 견뎌왔는데 지금은 많이 외로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장

2013.08.03 15:54:11
*.81.10.216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지난번에 힘들고 외로웠던 님의 마음들을 글로 자세하게 써주셔서 님의 현재 상황과 어려운 마음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부모님이 이혼으로 결론이 나고, 거기다가 엄마의 외도와 그 과정에 님이 느낀 실망감과 배신감에 대한 얘기는 저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네요.....

 

때로 부모들은 자식들이 얼마나 그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와 영향을 받는지 알지 못하고, 너무나 자기들 중심적으로 행동하거나, 그들의 행동을 합리화 하고, 무책임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가정의 중심이 되어야 할 아버지가 아내를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식대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아내는 아내대로 상처받은 마음을 자식들에게 되풀이 하는 가족의 모습을 심리학에서는 "역기능 가족"이라고 이름합니다.

 

님은 그동안 너무나 오랜 세월 그런 환경에 노출되어 무엇이 진실인지, 어떤 행동이 옳은지, 성인이 된 님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앞으로 자신을 어떻게 추스려야 하는지.....등등 을 알지 못한채 끈 떨어진 연의 모습처럼, 세상속에 홀로 던져져 돌봐 주는 어른이 없는 미아와 같은 불안한 심리상태가 아닌가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이 성숙해지는 것이며, 이는 자신을 책임지는 마음이며, 스스로 자신이 선 자리에서 얼마나 자신을 위한 선택을 지혜롭게 할수 있느냐지요. 님은 이제 홀로 서야 할 때가 되었으며, 과거의 이야기와 엄마에 대한 판단과 기준을 내리고, 자신을 세워야 할 중요한 시기에 서 있는 듯합니다.

 

부모님의 문제는 부모님에게 맡기고 님은 자신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합니다. 부모님의 문제는 그분들만의 인연과 오래된 업의 문제이기에 님이 어떻다고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는 없겠지요. 엄마는 엄마대로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이고, 아빠는 아빠 나름대로 자신의 선택을 했기에 그것은 그분들의 문제이지 님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럴때일수록 님은 더욱 자신의 삶에 대한 올바른 책임감과 선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외롭고 힘들 것 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면 이것을 인정하고 님은 자신이 해야할 바를 하면 되겠지요. 어렵고 힘들겠지만 힘내시길.....

 

 

 

안녕하세요

2013.08.05 10:03:47
*.45.87.102

"비밀글 입니다."

:

원장

2013.08.05 12:12:01
*.81.10.216

연을 끊을 것도, 이어 나갈 것도 애초에 없습니다.

부모는 언제나 부모고, 자식은 언제나 자식이기에

부모나 자식의 상황이 변했다고 연이 끊고 맺고는 없습니다.

 

단지 현재의 상황을 못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이 있을 뿐이지요.

문제는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아닌 이런 상황을 소화하지 못하는

나자신의 감정적, 심리적 미숙함이 문제의 초점이지요.

 

문제는 언제나 외부에 있지 않고

그것을 대하는 내마음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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