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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삶의 진정한 의미)

조회 수 4713 추천 수 0 2011.05.13 15:44:11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그치고, 잘못했다 하고, 믿지 못해서 긴장하고, 곤두서고, 그런 내가 밉고... 전 제 스스로가 이렇게 곪아 있는지 몰랐어요.
내가 보는 바깥 풍경들만 다르게 보면 다 해결 될 줄 알았어요.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태어날때 부터 나는 이랬을까. 내 가족때문일까, 남들 때문일까.
살아온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든 탓도 있겠지만, 항상 삐뚤게 생각하고 현실에서 나조차도 나에게 가해자가 되어 있고... 나를 위해주고 사랑해 줄 사람을 찾지만 나조차도 나를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나는 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을까에서 나는 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할까로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지난 여름 책도 읽어보고 원장님의 얘기도 들어보고 문제들이 해결된 듯 했습니다. 그런데 머리만 아 그렇구나 하는건 아무 의미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뭔가 해결된듯한 청량감이 한 두달은 갔던거 같아요.
제 속은 너무도 썩어 있어서 악취가 나고 아무리 덮고 또 덮어도 숨길 수가 없어요.

 

3월초 쯤인가 심한 절망감에 살아서 더 나쁜 꼴 보지 말고 죽자고 생각했을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상담센터에 전화를 했어요. 무기력하고 떨려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예약을 하고 한참을 생각했어요. 그리고 왠지 내 목숨보다 상담비가 아깝다는 스스로에게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면서 취소했죠.

하지만 또 이렇게 살아서 글을 씁니다. 일말의 희망이 있어서 죽지 못하는걸까.  엄마나 오빠한테 또다른 상처를 줄까봐 미안해서 일까. 가족들 보면 상처도 다 같고 같은 현실에서 살아왔는데 왜 나만 이렇게 내 삶에게 애정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현실을 부정하고 피하려고만 했던 제 선택들 때문일까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저는 왜 그렇게 만들어진 걸까요. 살았던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의 기억속에 제가 없던 것 처럼요.

 

저는 제가 꿈많은 소녀였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들이 다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만든 이상이었다고 생각하니 그 꿈들도 다 소름끼쳐요. 나 자신이 싫어서 만든 그 꿈속에서 처절하게 나를 죽여갔던 제 스스로가 소름끼칩니다. 그래서 내가 싫고 나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거 같아요.

 

저는 스스로에게 조차 진심으로 위로 한마디 할 수없는 그런 인간이었나 봅니다.
나는 나를 위로하고 안아줄 수 없고... 상처받은 아이도 나고, 상처를 준 아이도 나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진정 찾고자 했던 행복은 무엇이었을까요. 행복하기 위해 살아왔는데 결국 내게 남은건 불행한 마음뿐이니.....  상처받고 외롭고 약하고 썩어빠진 이 마음. 아니 이 생각들...  또다른 나와 나. 끊임없는 충돌.
어느 편에도 설 수없는 불완전한 나.  삶은 이래서 고통인가요?


원장

2011.05.13 18:06:43
*.54.179.12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 지난 젊은 날의 저를 보는 듯합니다.

저또한 님처럼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사랑할 수 없어서, 현실의 내가 싫어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발버둥 쳤었지요.

 

행복하고 싶었고, 큰 꿈과 이상을 품고 더 많이 인정받고 싶었고, 성취와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수록 현실의 초라한 내모습은 나아지기는 커녕 더많은 분열과 갈등속에서 방황하였습니다. 

 

성취를 향해서 열심히 달리지 못하는 약해빠진 내가 싫었고, 고생하시는 어머님과 병든 동생조차 열심히 살아가는 현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버린 내가 너무나 미웠고, 그런 나를 죽이고 싶어서 밤에 잠을 잘 때면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기도하였지요.

 

자신을 사랑한다 함은 현재의 자신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또한 행복의 무지개를 향해서 달려갔지만 내가 돌아온 곳은 바로 나자신이었지요.

 

"내가 진정 찾고자 했던 행복은 무엇이었을까요.

행복하기 위해 살아왔는데 결국 내게 남은건 불행한 마음뿐이니..... 

상처받고 외롭고 약하고 썩어빠진 이 마음. 아니 이 생각들...  또다른 나와 나. 끊임없는 충돌. 어느 편에도 설 수없는 불완전한 나.  삶은 이래서 고통인가요?"라고 님은 말합니다.

 

님은 어쩌면 찾고자 하는 행복자체를 모르는 것은 아닌지요?

님은 어쩌면 행복이란 "관념과 생각"을 붙들고 그것을 기준으로 현재의 자신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비난하면서  "되고자하는 자신과 현재의 자신" 사이에서 끝없이 분열하고, 갈등하며, 충돌하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님이 보는 어느편에도 설 수없는 나는 님의 생각이며, 삶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것 또한 님의 생각이 만든 기준이자 관념의 찌꺼기들은 아닌지요?

삶은 그냥 삶일 뿐입니다. 하지만 님은 삶에 어떤 거창한 의미를 붙이고 관념과 생각속에서 현재의 진실한 삶자체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것은 아닌지요?

상처를 받은 나도 없고, 상처를 준 나도 없지만  님의 생각과 마음의 틀에는 언제나 현실을 이렇게 저렇게 분별하며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요?

 

3월초 쯤인가 심한 절망감에 살아서 더 나쁜 꼴 보지 말고 죽자고 생각했을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상담센터에 전화를 했어요. 무기력하고 떨려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예약을 하고 한참을 생각했어요. 그리고 왠지 내 목숨보다 상담비가 아깝다는 스스로에게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면서 취소했죠.

님은 언제나 생각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판단하면서, 실제 현실에서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붙들려 있으면서, 거창한 지식이나 이상을 꿈꾸면서 생각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지요?

 

님은 어쩌면 생각의 병에 빠져있는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고 지식과 생각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합리화 하였지만 님의 현실은 언제나 님의 눈앞에 있어 왔습니다. 님이 아무리 색안경을 바꾸면서 바깥을 바꾸려고 하여도 현실의 풍경은 언제나 그대로 입니다. 님이 바꾸어야할 것은  안경이 아니라 안경을 끼고 보는 님의 마음은 아닌지요?  

 

님이 생각으로 만든 행복은 없습니다. 행복을 찾는데 남은 것이 불행이라면, 그것은 불행이 아니라 님이 찾는 행복이 환상이고 착각임을 말하는 것은 아닌지요?

님안에 끊임없이 충돌하는 분열된 자신들은 무엇일까요?

 

상처받은 마음도 없고, 썪어뻐진 마음 또한 없습니다. 님스스로 집착하는 지금의 한생각을 놓으면 현실은 언제나 있는그대로 아무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님의 생각이 잘 내려지지않는다면 함께 상담으로 풀어나가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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