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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갈등

조회 수 6081 추천 수 0 2011.04.23 13:46:03

나이 30살 직장생활 8-9년차 여자입니다.  어릴때부터 사귀어 온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가 있고요.
부모님은 10년정도 별거하시다가 얼마전 이혼도장 찍으셨구요.  아빠는 시골로 가시고 저는 엄마와 살고 있습니다.  형제는 위로 2살 많은 오빠가 있는데 오빠는 2년전에 결혼해서 같은 도시에 살고 있구요.

문제는 저와 엄마의 갈등입니다.
아빠가 경제적 능력이 없고,(돈은 벌러 나가시는데 뚜렷한 직장이 없어 이것저것 손을 많이 대는데 꾸준히 하시질 못했어요) 술도 많이 드시고, (다행히 폭력은 없었어요), 여자문제가 좀 있었구요..
그래서 부부싸움도 자주 하셨구요, 어린자식들이 다 그렇듯 싸움하는 날은 정말 싫었어요.
쥐죽은듯이 있었구요. 어릴때는 아빠가 돈 안가져 주고,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거 밖에 몰랐어요.
그래서 엄마도 제가 초등학교때 부터 일하러 다니셨는데 거의 엄마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했죠.
그렇게 저는 전문대 2년 , 오빠는 4년제 까지 다 마치고 둘다 떳떳한 직장 얻어 살게 되었죠.

제가 25살정도 넘으니깐 엄마도 이제 터놓고 이야길 하시더라구요.
아빠 때문에 속 많이 썩었다. 돈도 안벌어오면서 여자문제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  친가쪽에서 아빠가 사업한답시고 돈도 많이 받아갔는데 , 한푼도 안가져다 주고 다 어디다 썼는지도 모른다.

혼자 맘 고생 정말 많이 하시면서 저희 둘 바르게 키워주신거 정말 감사하죠.

하지만, 이런 사정을 모를때 , 엄마도 혼자서 그런 맘 고생하면서 저희 둘 , 아니 아빠까지 셋 책임질려니 많이 스트레스 받으셨겠죠.  늘 스트레스 상태셨어요.

그래서 따뜻한 말 한마디 , 사랑다운 사랑은 사실 못받고 자랐어요. 늘, 오빠는 남자라서 예외였어요.

 

남자를 기죽이면 안된다는 엄마의 철칙에...  늘 저에게 화풀이 아닌 화풀이를 하시고, 엄마 기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는 날에는 이 세상에 있는 욕들 다 들으며, 울면서 잠드는 날도 허다했구요..
그래도 외갓집에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는 정말 너희 엄마한테 잘해야 한다..  세뇌되면서 살았기 때문에 늘 조심조심 살다가도..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날에는 내가 너희 버리고 가면  혼자 잘먹고 잘살 수도 있었는데 너희때문에 이러고 사는데 어떻게 당신에게 그럴수있냐며...  그럼 또 저는 이세상에서 제일 못땐 불효녀가 되는거죠...

그리고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엄마도 옛날 분이시기에.. 하지만 다른집보다 더 특별난 아들사랑을 갖고 계세요.  제가 2년제 졸업하고 바로 돈벌러 나갔기때문에 오빠는 군대다녀오랴 공부하랴 직장잡고 겨우 1년뒤에 결혼했죠. 그동안 엄마랑 제가 오빠 뒷바라지를 했죠.
아빠가 돈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 엄마는 제게 제2의 엄마 역할을 시켰어요.

오빠에게 밥 꼬박꼬박 차려주고, 용돈도 좀 주고, 옷도 좀 사주고...  물론 저도 어릴때부터 하도 세뇌당해서 오빠에게 해주는건 아깝지도 않아요.  오빠가 잘되면 저도 좋은거죠.
하지만, 저도 막내딸이고 아직 사랑더 받고 어리광도 피우고 싶고,  한번씩 귀찮을때도 있구요..
그치만 엄마 말을 한번 거역하는 날은 이세상에 있는 모든 욕들과 함께...  두려움과 반항심만 더더 커져가더라구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우리가 큰거는 다 엄마 덕이라면서 혼자 참았죠.

그리고, 저도 이제 좀 크고 아빠와 별거생활 들어가면서..  이젠 저와 싸움을 잦네요.
그런데 엄마가 보시기에 제가 어떤 자식이길래..  제가 첫직장을 잡고서 여태 다니고 있는데..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둘려고 하니.. 그만 두지 말라며..온갖 욕을 하시며 물건까지 집어 던져가시며 난리가 났어요.

 

이유인즉슨, 저한테는 결혼할때 해줄 돈이 없으니 제가 벌어 가야 하는데,  당신이 보시기에 지금 제가 이 직장에서 나가면 저를 받아줄 곳이 없을꺼 같대요..  어떻게 부모가 자식한테 이런 말을 하죠...?
응원해 주고 격려는 못해줄 망정...제능력에 더이상 갈 곳이 없대요...
그래서 생각해보니...언제나 제게 돌아오는 말은 니가 멀 할 줄알아..? 넌 못해.. 이런 말들 뿐이였네요..

몇번 싸우고 나서 지나고 나면 정말 기억도 안날 정도로 별거 아닌 일로 싸우곤 햇는데..
얼마전, 오랜기간 사귀던 남자친구와 나이가 되니 결혼이야기가 나와서 상견례를 하려고 준비하는데, 남친 집에서 상견례 날짜를 확실히 안 잡아주는거예요. 원래 그 집이 좀 느긋하기도 하구요..

 

아직 대한민국에 남자가 집을 해 와야 한다는 그런게 있어서 남친 집도 그렇게 넉넉하지가 못해서 집을 어떻게 해줄지 고민이였나 봐요..  성격 급한 엄마는 지금 할꺼면 하고, 나중에 할꺼면 미루고, 계속 저에게 다그치고. 남친한테도 그렇게 이야기하다가도 매일 듣는 엄마의 다그치는 소리에 저도 남친한테 짜증도 몇번 내고..  그러다 결국 상견례는 했는데...  상견례 하고 올해안으로 결혼 진행할려고 햇는데, 남친 아버지가 정말 심하게 무뚝뚝하셔서 집에서도 이야길 잘 안하신대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남친 아버지가 갑자기..결혼을 내년에 시키면 어떠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순간 남친과 저 저희 부모님,남친 어머님까지 당황하셨죠..  그래서 그자리에서 나온 결론이 일딴 애들한테 맡겨보자였어요.  둘이 계획도 있을테니 둘이 이야기해서 각자 집으로 전달해서 맞춰보자였어요.
그래서 저희둘은 올해안으로 무조건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남친 집에서 아직 확답이 안오네요..

그래서 또 그걸로 매일매일 저를 다그쳐 물으세요. 도대체 무슨 집이 그러냐고.. 거의 10년 가까이 남친 보시면서 늘 웃는 인상에 착하다고 좋아 하셨으면서 얼마전에는 줏대없는 XX라고 하며..욕까지 하시네요...
사실 그 말에 욱했어요..  며느리는 무슨 말을 해도 이쁘다 귀엽다 하시면서...  며느리 없이도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도 마냥 없는 집에 시집와서 마냥 미안하고 고맙고, 오빠도 어릴때 엄마 혼자만 벌어서 해준게 너무너무 없어서 오빠한테도 마냥 미안한데 결혼까지 해주니 그저 고맙다고 하시면서...

 

직장잡고 1년만에 결혼한다고 해서 집에는 돈도 한푼 안보태주고 , 집도 원래 우리식구 살던집 리모델링해서 해주고, 엄마랑 저는 임대아파트 젤 작은데로 이사갔는데, 그저 고맙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저랑 결혼할 사람 여태 좋다 하시고는..  그거 하나 맘에 안든다고 그런말씀 하실수있는지..  딸 평생 책임질 사람인데.....  사실 그말 들으니 오빠와 저를 대하는 태도가 각각 배우자에게 이어지는구나..이래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혼 안하기로 결심했어요.  저와 결혼해 봤자, 남친도 엄마때문에 힘들꺼구요. 저랑 똑같은 취급받으면서 살게하고 싶진 않아요.  그사람도 그 집에선 잘난 아들이고 사랑받는 아들인데요..

오빠가 얼마전 그 집을 팔고 더 큰집으로 이사간다고 대출받고 하길래.. 결혼한다고 모아둔 제돈 엄마가 가지고 있는데..엄마가 저한테 말도 없이 오빠에게 빌려줬답니다. 오빠에게 빌려준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형제니깐요. 이세상에 오빠랑 저뿐이니깐요.
근데..문제는 저에게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엄마혼자 결정했다는 거예요.

 

몇년전에도 모아두고 있던 돈 , 아빠가 엄마이름으로 여기저기 빚진거 제돈으로 다 갚고 나중에 말하더군요...  도대체 저는 엄마에게 멀까요? 그저 엄마의 꼭두각시일까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그런 자식일까요?  그래서 저돈 오빠에게 달라고 했습니다.

엄마와 제가 이렇게 같이 살다간 둘 중에 하나 미쳐 버릴껍니다.  엄마도 이세상에 저같은 자식은 없답니다. 이세상에 저같이 못땐 자식은 없답니다.  저만 생각하는 이기적은 자식은 없답니다.

저만큼 저 하고 싶은대로 다하고 사는 자식은 없답니다.
기분 조금만 상하게 하면 이 세상에 있는 욕들 다 듣는것도 이젠 너무 지치고 힘듭니다.
그 욕들 다 듣고 나면 정말 내가 쓸모없는 사람에, 아무것도 할줄 없는 사람이 되는 기분.. 정말 너무 싫습니다.  그래서 이젠 독립할려고 합니다.

저를 낳아주신 분입니다. 저를 길러주시고 여자 혼자 힘으로 자식 2명 대학까지 보내신 분입니다.
저도 그래서 많이 참고, 이해하려고 애쓰고, 감사해 할려고 했습니다.
지금은...감사는 합니다.  하지만 참을 수 없습니다. 이해도 안됩니다....

아..그리고 오랜기간 아빠때문에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으신분이예요..  그리고 오랜기간 아빠때문에 대화를 하면 상대방의 말을 잘 안들으세요..  당신이 생각하시기에 이해 안되고 말이 안된다거나 , 당신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틀리면, 절때로 안들으세요.  그래서 몇번 대화 시도했지만 절때 제말을 들을려고도 안해서 포기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원장

2011.04.23 21:47:30
*.228.194.141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고생하신 어머님밑에서 나름 엄마의 힘듬과 마음들을 헤아리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오빠를 대하는 태도와 다르게 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어머님의 잔소리와 이기적인 마음이 많이 힘든가봅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버님을 대신하여 가정의 살림을 책임졌던 어머님의 마음은 아마도 무거운 책임감과 삶에 대한 불안으로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런 어머님의 스트레스는 집안에서 가장 만만하고, 말 잘듣고,  착하게 살아온 님이 떠맡을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어머님의 입장에서는 아들은 집안의 기둥이고, 남편을 대신해서 어머님의 앞날을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기에 언제나 조심스럽고 받들어야만 할 존재였다면, 님의 경우는 나중에 출가외인이며 남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이기에 오빠나 며느리만큼 덜 조심스럽고 만만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런 어머님의 이중적인 태도에 아마도 님은 은연중에 차별당하면서 소외감과 버림받는듯한 느낌들을 많이 느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삶의 두려움과 불안에 대응하여 생존하기 위해서 자신의 기준을 강화해온 어머님의 눈에는 님의 힘든 마음이 보이기 보다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었던 어머님 자신의 힘듬과 고통을 알아주지 않는 딸이 야속하고 밉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이런 상황에서 아마도 님은 스스로 어머님에 대한 지난날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나름 어려운 환경안에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어머님에 대한 답답함과 야속함 사이에서 마음이 왔다갔다하면서 때로는 죄책감을 느끼고, 때로는 미워하는 마음을 느끼면서 어떻게 행동할지 힘들 수도 있습니다.

 

님스스로 어머님에 대해 오빠와 비교하면서 기대하는 마음님이 원하는 기준에 맞추어 최소한 이정도는 어머님이 님을 배려하고 이해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들고 있다면, 아마도 님의 마음은 어머님에 대해서 분노와 섭섭함과 미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힘든환경안에서 누가 더 고생하고,누가 덜 고생하고 없이 모두가 힘들고 고생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오빠가 성인이 되어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듯이 님또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시기가 된 듯합니다. 어머님의 인생이 점점 작아지고 마음이 줄어드는 삶이라면, 님의 인생은 이제 비로소 시작되고 점점 커져가며 님의 마음은 충분히 어머님의 불안과 지난삶의 고통들을 품어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머님의 마음은 님이 어떻게 한다고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님이 아무리 하소연하고 님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소리쳐도 어머님의 마음은 바뀌거나 변할 수는 없을것입니다.  그냥 현재의 어머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만이 님에게 새로운 변화로 나아가게 할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님은 님이 할 수있는 자신의 삶을 선택하면 됩니다.  지금은 님스스로 약간은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님 자신을 챙기며 스스로 어머님과 분리되어 독립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합니다.

 

어머님과 남친과의 결혼은 아무관계가 없습니다.

님자신이 행복해야 나중에 어머님도 편안하고 안심이 되실것입니다.

지금은 조금 이기적인 선택이 되더라도 어머님을 배제하고 님의 인생을 위해서 무엇이 최선인지에 맞추어 선택하시면 됩니다.

 

어머님도 오빠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님이 얼마나 가족들을 위해서 희생했으며 노력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어머님의 마음을 바꾸거나 변화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님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 어떨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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