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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수교육 4주차를 마치고... - 햇님냄새

조회 수 2257 추천 수 0 2015.06.08 09:46:55

 

오늘 4주차 I受 교육에서는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내 욕구가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상처에서 시작된 나의 오류 프로그램과 이미지를 밝혀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면에 들어가기 전에 예상치 못하게도 절을 하게 되었다. 원장님께서 절을 하기 전 절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절실한지 생각해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잠시나마 흐트러졌던 내 을 흔들어 깨워 주시는 것 같았다.

 

절을 마치고 자리에 누워 최면에 들어갔는데 하얀 방에서 만났던 나의 아버지의 모습은 두 가지였다. 양복을 입은 채 찍은 증명사진 속의 30대 초반의 날렵하고 건강하게 마른 아버지 얼굴이 잠깐 보였고, 애써 한 가지의 아버지 모습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니 파킨슨씨병으로 근육이 점점 사라지고 얼굴도 마르고 젊으실 때와 달리 눈꼬리와 눈두덩이의 살이 쳐진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아빠의 손을 만졌는데 미지근하게 따뜻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피부는 흡사 근육이 별로 없어 근육과 피부조직이 따로 노는 노인들의 피부를 만지는 듯 한 느낌이었다. 예전에 할아버지의 피부를 만져봤던 그 느낌과 비슷했을까?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빠는 왜 그렇게 나에게 무섭게 대했어?  아빠가 한번은 나와 동생들 손을 잡고 아빠 무릎과 배를 디디고 인간 철봉을 태워주셨는데 너무 좋았어. 나는 아빠가 편했으면 했어.'


아버지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로부터 할머니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10살 때부터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했다고. 내 최면 속에서 아버지는 미안하다고 하시고 흰 문을 향해 걸어가셨는데 아버지의 뒷모습이 며칠 전 봤던 그 뒷모습과 똑같았다. 깔끔한 차림이었지만 한쪽 몸은 기울어져 균형이 안 잡혀진 채로 등이 굽은 채로 걸어가시는 작아진 체구의 아버지가 보였다. 눈물이 흘렀다.

 





곧이어 어머니를 만났다. 최면 속의 엄마는 사는 것이 힘드셨겠지만 내가 기억할 때 가장 씩씩하고 명랑하게 사시던 때의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뽀글뽀글 귀여운 파마머리, 크고 동그란 눈에 예쁘게 올라간 속눈썹을 가진 예쁜 엄마 얼굴. 그런 엄마에게 정확하게 뭐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기억이 잘 안 난다.



센터에서는 대충 기억나는대로 그리고 종이에 이미지를 쓸 때 생각을 정리해서 썼던 것 같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엄마와 대면했을 때 말하기 힘들었지만 내가 속상했던 기억이 동시에 떠올랐다. 강요는 하시지 않았던 것 같지만 공부도 잘 해야 하고 행동거지도 똑바로 해서 남에게 꽃같이 보여라고 하시던 것, 옆 집 누구누구의 똥이나 주어먹어라, 생일 잔치에 초대한 친구가 네 손을 다치게 했더라도 사람을 초대해놓고 너가 계속 그러면 되느냐 등등 뭔가 억울하고 속상한 느낌이 많았다. 엄마와 대화가 끝나고 사라지는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늙고 병든 엄마의 뒷모습에 다시 눈물이 흘렀다. 안타까웠다. 엄마 나름 최선을 다 해서 사셨는데 왜 이렇게 보상받지 못하고 약해지셨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죄책감도 들었다.



최면을 통해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프로그램밍된 이미지를 정리해보았다. 우선 나는 아버지로부터 편안함 내지 따뜻함을 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엄격함과 무뚝뚝함 때문에 이 욕구가 잘 충족되지 못 했고 이로 인해 나의 내면 아이는 아버지가 항상 무섭고 대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랬다. 어렸을 적 나는 아버지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 했다. 호랑이 같았다.

 

그리고 우리 엄마, 가까워서 엄마에게 나는 짜증도 많이 내고 우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고 생각했던 우리 엄마! 그러나 나는 엄마가 내 응석이나 투정을 받아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내가 비뚤어지지 않을까 다잡고 잘 하라는 기대감과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비교 때문에 이런 내 욕구는 잘 충족되지 못 했다. 그런 나는 엄마에게 왜 내 잘못이라고만 해? 왜 내 이야기는 안 들어줘? 하는 억울함과 원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의 어릴 적 상처로 나는 다음과 같은 오류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그것으로 만든 나의 주된 이미지는 다음과 같았다.

1.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

2. 나는 의지할 데가 없어.

3. 스스로 해야 해.

4. 나는 강해져야 해. ...

다가가기에 너무 무서운 아버지와 내 억울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상처로 만들어진 나의 오류 프로그램은 내가 성장하면 할수록 그 성능이 더욱 강력해졌던 것 같다.

 

 

쉬운 예를 들어, 아버지와 달리 다정다감하고 인자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행복해야 하는 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지금껏 보지 못했던 남편의 무서운 면을 몇 번 대면하고, 이제 나를 더 이상 받아주지 못하겠다는 남편의 선언, 언쟁이 붙을 때마다 나는 네 보호자가 아니라 남편이야, 이혼하고 싶다, 집에 들어오기 싫다는 남편의 발언을 이 모든 것을 무의식중에 숨겨왔던 남편의 진심, 진실로 들었고 믿었다. 나중에 또 다시 다툼이 일 때면 역시 그랬지, 그게 남편의 진심이었어,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 해 라는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

 

10번 중에 1~2번 원치 않던 모습을 보면 잘 해 주던 8번은 잊고 잘 못 해주었던 2번이 그 사람의 전체인양 생각했다. 이것이 나의 무의식 속에 잘못 프로그램화 되어서 나타나는 자동적 사고의 한 예이다. 무섭다. 내가 예전에 시아버님께서 보내주신 문자메세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내 과거의 경험, 기억들과 해석을 덧붙여 읽다보니 스스로 불안함을 만들어내고 진실을 보지 못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것도 내 무의식 속의 오류 프로그램이 찍어낸 잘못된 이미지들로 삶을 살다가 생긴 일들 중 하나이니깐. 이런 오류로 가득 찬 색안경 너머로 봐왔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씩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 또한 떠올랐다.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있는 그대로 보았다면 그 사람들과 나는 또 어떤 관계를 맺고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으며 나는 여전히 외로움과 원망과 부담감 속에 살고 있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그 오류의 이미지나 나의 생각들을 한 번도 의심해보지 못하고 이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봐왔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어느 것인지 진실인지 확인할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이런 오류 프로그램을 나만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부모님들도 자신들도 자각하지 못 한 채로 그런 오류 프로그램의 작동 하에 이 세상을 살고 계셨다. 최면 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께 왜 그러셨냐고 물었다. 어쩔 수 없었다고 하셨다. 두 분 다 모르셨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부모님도 모르셨다. 아버지는 아버지 방식대로 엄마는 엄마 방식대로 나를 사랑하셨겠지만 왜 나는 아버지가 무섭고 엄마가 원망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원장님 설명을 듣게 되면서 부모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사랑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부모 자신들이 자식들을 위한답시고 하고 있는 사랑의 행위가 오히려 자식들에게 상처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비극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로 인해 내 살처럼 아끼는 내 피붙이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부모들 머리 속에 교묘하게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는 오류로 가득 찬 프로그램과 자동화된 생각들과 이미지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것들을 우리는 지금이라도 배웠으니 이것을 알고 자식들을 내 소유가 아닌 또 다른 영혼으로 존중하고 적절하게 반응함으로써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라는 원장님의 말씀에 희망이 느껴졌다.

 

한 번의 알아차림에 어찌 배부르고 내 자동화된 사고와 묵은 업식들이 한 번에 소멸되겠느냐만은 몇 백년 묵은 몇 천년 묵은 내 부모, 내 조상으로부터의 업식들을 내 대에서 내 평생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없앨 수 있다면 이 또한 내 자식과 후손들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내어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를 위해서는 내 안의 내면 어른이 성숙해져야 한다. 많은 과제가 있겠지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생각해보았다.


1. 알아차리자.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생각들을 점검해보자. 진실인지 아닌지, 오류 프로그램으로 찍힌 이미지들인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2. 나됨의 과정 속에서 경청을 하고 상황마다 순간순간 적절하게 반응을 하자.


3. 과거의 기억 속에서도 미래의 불안 속에서도 벗어나자. 내 앞의 사람과 상황에만 철저하게 관심을 두자. 그 순간에는 내가 하고 싶은 내 욕구도 두 번째인 것 같다. 내 욕구를 생각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상대에게 적절한 반응도 할 수 없었다.


4. 일단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소리에 집중하고 반응하자는 생각만이 떠오를 뿐이다. 더 욕심을 내려니 조급함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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