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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욕구의 표현에 대해서.. - 햇님냄새

조회 수 2321 추천 수 0 2015.05.26 09:53:35

아이수교육 2주차 수업을 듣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을 먼저 되새겨 보고 지난 이틀간 나에 대해 탐구(?)했던 것들을 정리해봐야겠다. 자꾸 뒤죽박죽 섞여서 무엇부터 써야 할 지 모르겠다. 나는 어떤 한 가지에 꽂히게 되면 그것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고 그 부분을 넘어서 전체를 보지 못 한다. 지난 며칠간의 일지를 대충 훑어 보았다. 일지를 쓸 당시에는 하루 종일 생활하면서 나에 대한 관찰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겉으로 드러난 나의 모습들에 집중을 했고 왜 그런 모습들이 일어났는지 그로 인해 느꼈던 나의 느낌들이 묘사되지 않았다.


초점은 역시 나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어제 교육을 마치고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잠깐씩 틈이 날 때마다 나에게 초점을 두려고 해 보았다. 쉽지 않았다. 자꾸 드러난 증상과 느낌에 집착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고 그때마다 잡생각이 나면 ,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네.하고 또 다시 나에게 집중해보려고 했다.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남편과 언쟁을 벌일 때마다 막판에 가서 남편에게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나를 무시한다.남편은 발끈한다. 자신은 부부 사이에 있어서 신뢰와 존중을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로 믿고 사는 사람인데 또 실제로 남편은 평소 내 의견을 존중하고 따라주는 편이다. 그래서 발끈하는 남편에게 그래, 여보. 나를 그런 식으로 무시하진 않았어. 하지만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아.’ 하고 남편이 이해할 수 없는 비논리적인 억측을 부리는 것이 나였다.


그런데 이번 주 교육을 통해서 내가 왜 무시를 당한다고 느꼈는지 조금은 납득이 갔다. 남편이 나를 무시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남편의 눈치를 보고,  내 욕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없었을 때 남편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내가 나의 마음과 욕구를 남편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남편이 알아주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리고 남편이 그 기대감을 무참히 깨뜨렸을 때 비로소 나는 내 뜻이 남편에게 제대로 표현되지 않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답답함을 느끼고 섭섭함과 무시당함을 동시에 느낀 것 같다.

 


또 한 가지! 내 욕구를 내 식으로가 아니며 상대에게 부담 내지 피해를 주지 않고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하고 싶다. 내 욕구를 표현하더라도 상대방이 내 욕구 표현을 듣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욕구 표현도 어설프게 할 뿐만 아니라 내 표현에 따라 상대도 움직여주길 바라는 것 같다. 그렇게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어설픈 자기 욕구 표현을 남편에게 시도하다 남편과 대판 싸우기만 했다.


나는 남편에게 내 욕구를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의 반응을 볼 때 그게 아니었다. 혼자 앉아서 계속 왜 그런 이야기를 남편이 하는지 생각을 했다. 집중을 해도 잘 되지 않았다. 자꾸 내 기준에서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또 집중을 해 보았다. 100프로 분석이 되진 않지만... 내가 내 욕구를 표현함과 동시에 남편이 내 욕구를 무조건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의식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남편 입장에서는 내가 뭔가를 얘기하고 얘기가 길어지게 될 때 나는 더 이상 네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수가 없다.’라는 얘기를 한 것 같다.


, 모르겠다. 욕구 표현인지 요구사항을 들어달라는 건지... .ㅠ 자기 욕구를 남에게 표현하는 것은 그 욕구를 다른 이가 충족시켜준다는 보장은 없는 것인데 난 그렇게 믿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남편은 말이다.

 


원장님과의 문답을 통해서 나에게 불편한 사람이란 (예를 들어 시댁식구들의 경우) 내 욕구를 들어줄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안 들어줄 것을 알기에 아예 내 욕구를 표현할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 사람에 대해 내가 쌓아왔던 기억들과 나의 기대감을 함께 묶어두니 내 마음은 항상 몰라준다는 억울함, 혹시 모르지 하는 기대감, 역시나 하는 실망감으로 가득찬 지옥이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내 경험, 관념, 기준 등으로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재해석되었으며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다. 그 이면에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를 분석하고 그 분석에 따른 나의 가설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슬프게도 나는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었고, 미래에 어떻게 대처해서 반응해야 할지 대비를 하고 있었다.


과거의 기억과 내가 그동안 만들어온 이미지와 관념들에 묶여 어떤 자극이 주어졌을 때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다양한 반응을 하지 못하는 나를 보았다. 누군가가 어떤 상황에서 나에게 이런 행동을 했을 때 나는 그 사람이 무슨 의도로 그렇게 했을까 하고 궁금해하다가 그 사람은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설령 나중에 나의 가설(오류? 프로그래밍?)이 진실로 입증될지라도 그 전까지는 적어도 미리 힘든 시간을 보내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 불안으로 나를 채울 필요는 없다. 성원님의 ‘그냥 그렇다.’ 말씀처럼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이 일면 후~ 하고 숨을 한 번 쉬어보자. 감정이란 것은 금방 사라지는 것이라고 하셨으니깐. 숨 한 번 들이시는 걸로 뭐 그렇게 금방 사라질까 하는 의심도 들지만 ^^; 그래도 불편하면 생각 더 하지 말고 물어보자. 더 물어보았을 때 예상치 못한 질문에 뭐라고 답할지 미리 걱정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반영해보자.


이런 것들이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숙제들 중 일부인 것 같다. ! 잘 될지 모르겠지만, 내 욕구를 들어줄 것 같지 않은 불편한 사람들에게 내 욕구가 일어날 때 상대방의 반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내 내면의 경계의 문의 개폐를 의식하며) 내 욕구를 표현해보자. 그럴 기회가 이 주에 있을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는데 빨리 그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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