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커뮤니티 > 원장님칼럼

어느 여인의 반성문.....

조회 수 1947 추천 수 1 2012.11.18 19:20:03

발목을 다치다. 아프다.

몸살나다. 아프다.

염증이 생기다. 아프다.

허리를 삐끗하다. 아프다.

 

몸이 아픈게 그것만으로 클리어 하지 않았다.

아프면 치료받으면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낫기도 한다.

여러가지 마음이 따라온다.

 

두려움. 불안감. 족쇄가 채워진듯한 갑갑함.

회복이 될거 같지 않다.

언제까지고 계속될거만 같다.

괴롭다.

어쩔줄 모르겠다.

 

몸이 아픈것이 마음으로 확장되어 확장되어.

어쩔 줄 몰라 하며 발버둥친다.

좌절한다. 절망한다. 모든것이 귀찮아진다.

 

발목을 다쳐서 탱고를 하지 못한다.

너무나도 하고 싶은걸을 못하는데서 오는 좌절감.

잘하고 못하고가 너무도 중요했는데, 그냥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이 올라온다.

 

탱고를 가고 싶다.

근데, 가서 내가 내 자신을 제어 할수 없을거 같아서

그게 너무 좋아서 아픈것도 잊고 하고 덧나을까봐 못갔다..

 

그리고, 다시 절망절망. 정말로 나을수 있는걸까.

이리도 시간이 지났는데도 통증이 계속 되고.

한의원을 다니다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정형외과를 가 보니

크리티컬한 치료를 놓쳤다고. 만성이 됬다고. 2~3주면 나았을텐데. 라고 한다.

 

한마디 한마디 나를 꾸욱 꾸욱 찌르는거 같다. 때리는거 같다.

속상하다. 속상하다. 아프다. 아프다. 화가 난다.

계단을 내려올 때 조심했으면.....

첨에 다쳤을 때 정형외과를 먼저 갔으면.....

누구를 탓할 수 없다.

아프다. 누구를 탓한다. '나'를 탓한다. 위축되었다.

 

모임할 때 선생님이 그러더라.

넌 증상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거라구.

기본적인 자기 신뢰가 없다구. 아프면 안하는게 당연한데.

그런 기본적인 자기 신뢰 조차 없다.

계속 자기를 무시하고 그러다보니 자신을 못 믿게 되고,

그러니 실수를 안 하려 하고,  실수를 안 하려 하니 완벽해 지려니 자신이 없고...

 

그 결과에 대해 감당이 안되고, 자기를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때리고 있다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때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 되돌아 보라고.

멍했다.

 

정말 재촉하고 있었구나..

회사에서 좀 더 좀 더 할 때, 너무 하다고 어쩌면 그러냐구. 했는데,

난 그거보다도 더 심하게 자신을 재촉하고 채찍질하고 탓하고

왜 더 잘하지 못하냐고 질책하고.

더 하라고 더 하라고. 쉬면 안된다고.

왜 안 되냐구. 믿을 수가 없다구. 신뢰할 수가 없다구.

그러고 있었구나......

 

아리다. 아팠구나. 쉬고 싶었구나. 따뜻함이 느끼고 싶었구나.

신뢰 받고 싶었구나. 두려웠구나..

너무 했다. 이리도 아프게 하다니. 흐흐..

토다토닥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이런 악덕 고용주가 없었꾸나. ㅎ

아프다 해도 쉬고 싶다 해도 아프다 해도 무시하고.

 

선생님이 넌 좀 쉬어야 되. 하고 말했을 때 안도감이 몰려왔었다.

아.. 쉬어도 되는구나.. 하고.

괜찮아.. 쉬어도 되. 애쓰지 않아도 되. 여기 그만.. 그만 애쓰렴..

그만 때리렴..

 

따뜻함이 올라온다.

여유가 올라온다.

편안함 포근함이 올라온다.

반성문만이 살 길이라고 ㅎㅎ 그랬는데,

이게 반성문일까요?

반성문은 어떻게 쓰는걸까요. ㅎ 한번도 써본적 없는데.

잘못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그만 떄려겠습니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소리에 잘 귀기울여 듣겠습니다.

 

신뢰가 올라옵니다.

완벽해지지 않아도 됩니다.

실수해도 됩니다.

실수해도 안 떄릴꼐요. ㅎㅎㅎ

그만 탓하겠습니다.

어떤 마음이 올라오든 허용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발목도 잘 들여다 보고 보살펴 주고 관심 기울여 주겠습니다. 왜 아프냐구 탓하지 않고. ㅎ

몸의 아픔과도 한번 친하게 지내 볼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누군가 올렸던 시처럼.

"닥치는 대로 마셔버려라. 모두 먹어치워라."

호기가 마구마구 솟아 오릅니다. .

사랑합니다.

반성문 끝. ^O^

야~~ 호!!!

히힛..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 도가 뭡니까? 원장 2012-11-28 1493
144 마음이란 무엇인가? 원장 2012-11-25 2585
143 당신의 문제가 아닙니다. - 법현님 원장 2012-11-24 1323
142 마음공부....... [3] 원장 2012-11-21 1489
141 4일째 단식.... [2] 원장 2012-11-20 1553
140 단식 3일째... [1] 원장 2012-11-19 1798
» 어느 여인의 반성문..... 원장 2012-11-18 1947
138 단식 이틀째.... [3] 원장 2012-11-18 1387
137 단식수행에 들어가면서..... [2] 원장 2012-11-17 1914
136 회피와 중독 - 현대인의 마음 [2] 원장 2012-11-16 2362
135 심리와 명상의 차이점 원장 2012-11-16 1589
134 어느 가을의 아침에.... 원장 2012-11-15 1430
133 지방 라디오 방송 인터뷰 [2] 원장 2012-10-29 1552
132 자유로운 소통 원장 2012-10-24 7965
131 자신에 대한 확신 원장 2012-10-24 10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