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몽상, 환상, 꿈, 거짓, 어리석음,... 등등 에고와 진리와의 관계를 얘기할 때 많이 쓰는 단어들입니다. 주인이 주인행세를 하지 못하면 객이 주인인 양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할 것입니다. 진아, 불성, 참나, 주인공..등 이름은 여러가지지만 우리내면의 주인인 실체가 주인임을 모르면 삶의 관리자이자 하인인 에고가 마치 자신이 주인 행세를 하며 삶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버립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옛날 어느 포도원의 주인이 포도원을 일구다가 사정이 있어 농부들에게 소작을 맡기고 떠났습니다. 포도를 수확할 때가 되어 주인은 소작료를 받으려 자신의 대리인을 농부들에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농부들은 대리인을 때리고 소작료를 주지 않았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더 많은 대리인을 보냈지만 농부들은 합심하여 그들에게도 똑같이 행동했습니다. 마침내 주인은 자신의 아들을 보냈습니다.

농부들은 “이 사람이 포도원의 상속자이니 그를 죽이고 우리가 포도원을 차지하자.”고 결의하여 아들을 잡아 포도원에서 쫓아내고 죽였습니다. 마침내 포도원 주인은 분노하며 경찰을 대동하고 자신의 포도원으로 갔습니다. 이제 포도원주인은 소작한 농부들을 어떻게 할까요? 이 얘기는 성경의 마태복음에 있는 예수님이 하신 비유의 말씀입니다.

여기서 포도원주인은 우리내면의 신성, 참나를 말하며, 포도원은 생명에너지의 표현인 인간의 감정과 욕구를 상징하고, 포도원을 맡은 농부들은 삶을 관리하는 에고의식에 해당합니다. 에고는 존재의식의 하인이며, 생명에너지를 돌보는 관리자이며, 올바른 행동으로 포도원의 포도들이 잘 자라도록 기르는 자입니다. 노련한 농부는 포도원의 포도를 위해 적절한 물대기와 햇빛, 해충의 피해에 잘 대비하여 포도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하고 돌봅니다. 하지만 게으르고 욕심 많은 농부는 자신이 해야 할 적절한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하고 집착합니다.

인간의 생명에너지는 욕구와 감정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을 잘 활용하면 삶은 자기실현이라는 풍요로운 열매를 맺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환경이나 돌봄이 부족하면 생명은 상처를 입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게 됩니다. 포도원주인은 포도원의 포도를 잘 가꾸길 바라며 농부에게 포도원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수확 때가 되면 그동안 가꾼 포도들의 결실을 요구할 것입니다. 하지만 관리자인 농부가 자신의 본분을 잊어버리고 주인 행세하려는 모습은 오늘날 삶의 진실한 의미와 목적을 잃어버리고 잘못된 욕심과 집착으로 생명력을 잃어가는 우리의 에고의식과 비슷합니다.

에고의식은 생명에너지를 관리하는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관리자가 주인의 뜻을 알고 그 뜻에 따라 행동할 때 주인이 원하는 큰 흐름 안에서 자유로움과 풍요를 보장받습니다. 하지만 주인의 뜻을 무시하고 자신의 뜻대로 하려고할 때 우리는 생명의 살아있는 거대한 흐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고통과 불편함은 에고의식이 길을 잃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에고의식은 경험의 축적물인 한정된 체험을 마치 전체로 잘못 인식하여 욕구와 감정을 통제하여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어릴 적 부모나 주변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자기욕구를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러워하여 감정과 욕구를 통제해야한다는 잘못된 신념에 빠지기 쉽습니다. 우리가 삶에서 행하는 모든 배움과 가르침, 훈련은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성숙한 마음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그러기에 배움과 훈련을 통해 에고의식을 성숙시켜 간다면 우리의 삶은 두려움이 아닌 사랑의 풍요로움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