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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받아들이는 마음과 되려는 마음

조회 수 1100 추천 수 0 2015.10.19 15:26:13

나를 받아들이는 마음과 되려는 마음


지난날 나는 성취와 완벽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더욱 강하고, 멋지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영향력이 있고, 도움을 주고, 인정받는 삶을 바랐다. 때로는 모범생으로, 때로는 일처리를 잘해서 인정과 성공의 꿈을 붙들고 뭔가가 되고자 나를 채찍질하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현실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고 방황과 현실적 갈등으로 힘들게 되자 나는 명상과 영적세계로 눈을 돌려 또 다른 더 큰 성취와 깨달음으로 나를 인정받고자 했다.


언제나 현실의 내가 부족했기에 다른 무엇이 되려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나를 통제하고, 몰아세우며 투쟁하며 갈등했다. 나는 당당하고 싶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새롭고 멋진 내가 되고 싶었다. 나는 게으름이 싫었고, 외로움이 싫었으며, 현재와 미래의 불안이 싫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가진 환경과 조건들이 불만족해서 더 큰 만족을 얻고자 했으며, 현재의 불안함이 싫어서 심리적인 안정과 편함을 찾아 헤매었다. 나는 결과를 성취하고 목표를 달성하여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어디에 서있으며 어디로 달려가는지도 모르는 길 위에서 단지 내 앞에 앞서가는 사람보다 더 빨리 더 멀리 달려가려 했다.



어느 날 나는 되려는 마음과 이루려는 집착들이 내안의 불안과 외로움, 불만과 공허감으로부터 회피하려는 수단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게으른 내가 되면 남들보다 뒤쳐질까 두려웠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나를 볼 때면 남들이 비난할까봐 불안했다. 그래서 새로운 의지와 노력으로 내가 괜찮은 사람임을 보여주려 했다. 나는 끝없이 무언가를 추구하여 남들보다 더 빨리 목표와 꿈을 이루고자했다. 그렇지만 원하는 이상을 향해 달려갈수록 그렇게 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비난이 나를 혼란하게 했다.


우리의 인생은 끊임없이 되고 싶은 와 현재의 사이에 일어나는 대립과 투쟁의 연속이다.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것을 부정하고 다른 무엇이 되려는 태도는 현재의 삶을 누리지 못하게 한다. 되려는 마음은 자기만족을 원하는 욕망의 투영물일 뿐이지만 받아들이는 마음은 자기수용을 통한 자기이해를 가져다준다. 되려는 마음의 바탕에는 두려움이 깔려있기에 그것을 추구할수록 여유와 행복이 줄어들고 쫓기는 마음은 커진다. 하지만 자신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에는 열린 사랑이 깔려 있다. 되려는 마음은 두려움 때문에 더욱 축적하고 소유하려하지만 받아들이는 마음은 열린 마음으로 나누려한다.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한 28세의 선영 씨는 심각한 조울과 불안, 죄책감으로 센터를 방문하였다. 그녀의 인생은 항상 뭔가 되려고 하는 마음으로 야심이 컸었다. 그녀는 인정받고 싶었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알려지고 싶었다. 그녀가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수록 더 높은 목표는 그녀의 삶을 조으고 압박했다. 그녀는 언제나 다른 사람보다 높은 목표를 잡고 노력했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들보다 낮은 곳에 있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괴로웠지만 앞으로 달려가는 몸과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어릴 적 가난에 대한 원망과 돈이 없다고 무시하는 친척이나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사랑을 믿지 못했다. 부유한 친구들 속에서 느꼈던 초라함과 결핍감은 돈이 해결해 줄 것 같았다. 성취만이 그녀의 모든 것이었기에 그녀는 앞길만을 생각하며 그녀를 방해하는 모든 사람을 적대시했고, 힘들수록 새로운 목표를 세워 자신을 채찍질했다. 서울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갔지만 학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치의대로 다시 준비하다 여의치 못하자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그도 만족할 수 없어 그만두었다. 고시라는 새로운 목표로 그녀를 몰아붙였지만 결국 서울의 어느 고시원의 골방에서 그녀는 무너졌다.


어느 날 그녀는 사방이 벽으로 막혀 아무것도 할 수없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고통스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휘몰아치며 쿵덕이는 가슴은 잠재울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 이제 완전히 망했다는 실패감과 좌절감에 빠졌다. 그녀는 탈진했다. 그녀는 무너진 자신이 쓸모없고 가치 없다고 느껴져 세상에 더 이상 내어 놓을 것이 없는 자신의 존재가 부끄러웠다. 부모님조차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이 그녀를 손가락질 할 것 같은 느낌에 그녀는 세상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고시원의 좁은 방에서 그녀는 눈을 감으며 영원히 잠들었으면 좋겠다고....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성취만 바라보고 산 결과 주위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고 외로움이 짙어지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내면 깊은 곳에서 사랑받고 싶어.”라는 한마디가 튀어 나왔다. 여태까지 사랑 따위 필요 없다고 그렇게 성취에 매 달려왔는데 그 모든 이유가 단지 사랑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라니......

   


꽃은 봄에 피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있고 신록이 푸르른 5월에 피는 장미와 아카시아가 있으며 가을에 피는 국화와 코스모스가 있다.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장미는 장미대로 국화는 국화대로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가진다. 개나리가 장미나 국화가 되려하고 국화가 개나리나 장미가 되려한다면 스스로의 꽃을 피우지 못할 것이다. 우리들은 자신이 어떤 꽃인지 알지 못한 채 남들이 피운 꽃을 보며 그 화려함과 향기로움을 흉내내려하거나 따르려한다.


되려는 마음은 자신이 현재 가진 진실을 도피하여 다른 무엇을 추구하는 의지의 행위라면 받아들이는 마음은 자기 존재의 온전함을 신뢰하는 마음이다. 철학에는 행위론과 존재론이 있다. 행위의 철학은 되려는 마음이며 존재의 철학은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우리는 그동안 행위의 철학에 너무나 깊게 함몰되어 자신의 진실한 가치인 존재 그자체로서의 진실을 잊고 있다.


되려는 마음을 욕망 욕심이라고 한다. 치유의 길은 행위의 길이 아니라 존재하는 길이다. 상처와 고통은 스스로 원하는 것(욕망)이 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과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한 결과치이다. 긍정심리학이나 방법을 통해 무언가로 바꾸고 변화하려는 노력들은 결국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보다는 스스로가 가진 문제를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와 되려고 노력할수록 갈등과 혼란을 조장할 뿐이다.  


마음이라는 보따리 안에는 온갖 것들이 간직하고 있다. 선과 악, 어둠과 밝음, 게으름과 성실, 당당함과 쪽팔림, 정직함과 야비함, 용기와 겁냄, 질투와 집착, 미움과 원망.......등등. 우리의 삶은 이원론의 사고에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려는 분별심(욕심)이 고통을 만든다. 하지만 치유는 그냥 자신의 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길이다.


내안의 모든 것들은 극복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수용되어야 할 소중한 것들이다. 게을러도, 쪽팔려도, 질투가 많아도 괜찮다. 그 또한 내 것이기에 받아들이고 수용한다면 그만큼 내 마음의 그릇은 커지고 넓어진다. 내안의 되려는 마음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모두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우리는 기쁨을 무엇인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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