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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직장 생활이 너무나 힘듭니다.

조회 수 3854 추천 수 0 2013.07.09 13:53:44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시는지요.

저는 다시 학원 강사로 취직해 몇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학원이 저와 잘 맞는 듯하더니 어느샌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몸조차 안 좋아져버렸습니다. 몇 년 전 저를 괴롭혔던 무기력증이 또다시 찾아왔습니다. 이제는 수업할 기운조차 제대로 없습니다.

그 무기력증과 관련해서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애당초,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에 그런 무력증이 찾아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력할 때마다 조금 더 철저한 자기관리를 스스로에게 주문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오히려 정반대의 이유 때문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무력증은 나 스스로가 나 자신에게 부과하는 의무와 강박 때문에 '제발 좀 쉬게 해달라'고 하는 내면 아이의 외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무력증이 다시금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마도 몇 달 동안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내가 나 스스로를 견디기 힘든 상황으로 몰아간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학원에 와서 예전과 많이 달라진 나를 발견했습니다. 남의 인정, 특히 학생의 인정이나 학부모, 동료 교사들의 인정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니던 학생이 그만두거나 학부모의 항의 전화를 받고 동료들의 험담을 들을 때면 심하게 번민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여전한 대인공포증입니다. 지난 아이수 모임 후로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대인공포증은 여전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수업 직전의 조용한 시간이 미치도록 견딜 수 없습니다. 이제 곧 들이닥칠 학생들과 수업들을 생각하면 숨이 막히고 그대로 죽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내가 다루기 힘든 학생들을 대해야 할 때면 두려움을 넘어 공포가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런 두려움과 걱정으로 수많은 의무를 부과한 것이 결국 이런 몸의 변화를 불러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이곳으로 오면서 과연 이것이 잘한 선택인가 하는 의구심 때문에 갈팡질팡하던 제가 생각납니다. 학원을 선택하고 방을 잡고 이사를 하고 주소를 옮기며, 과연 이 선택이 잘하는 선택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번민했습니다. 혹시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언제든 다시 이사갈 준비를 하느라 저는 아직까지 냉장고 하나 세탁기 하나 장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통 수업 준비에 업무 처리로 온전한 내 시간조차 없다는 불만도 너무나 컸습니다. 하고 싶은 일조차 못해서야 직장을 얻은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보람도 재미도 느끼지 못하는 직업에 대한 불만도 있었습니다. 최근에야 아이들 성적에 대한 보람을 가끔 느끼게 되었을 뿐입니다.

이런저런 불만 속에서 이곳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곳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것은 훌쩍 떠나버리는 것에 대한 학생들과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내 문제인데 이곳을 벗어나 보아야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실패의 경험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자존심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괴로운 마음에 이렇게 문의를 드립니다. 곧 찾아뵙고 말씀 나눌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원장

2013.07.09 17:21:00
*.81.10.216

원장입니다....

지난번 아이수를 끝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힘을 내어 강사로서의 생활을 다시금 도전하였는데 처음의 마음과 달리 현실에서 지난날 힘들었던 문제들을 치고 나가는 것이 아직은 조금 어려운가 봅니다.

 

구름님의 무력증은 물론 자기관리에 대한 철저함과 자신을 조으는 완벽함에 대한 압박도 있었기에 님에게 부과한 의무와 강박의 무거운 짐을 이해하고 놓아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력감의 근본 이유는 어쩌면 아직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방어적인 태도나, 학생이나 상대에 대한 감정적 불만과 불편에 대한 내면의 분노를 억압하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대인공포는 어쩌면 내것(감정,생각,느낌,욕구)을 드러내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며, 내것에 대한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내면아이의 불신과 감정적 소외와 억압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필요하며 때로 힘에 부치고 어려우면 내편이 되어 다시금 훌쩍 떠나도 괜찮습니다. 인생에 잘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언제나 그 상황에서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이 변하면 다시금 선택하고 선택한 부분을 책임지면 되지요.

 

인생은 언제나 내안의 열정과 비전의 살아있을때 내삶도 함께 즐겁고 행복합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하는 일들이 무언가 열정과 꿈이 아닌 어떤 틀에 함몰되어 간다면 다시금 자신을 점검할 필요가 있겠지요.

 

인생에 실패란 없습니다. 언제나 경험만이 있습니다. 경험을 많이 가지고 도전하는 삶이 넓은 마음과 새롭게 열린 의식을 가지게 합니다. 구름님이 그곳에 잇는 것은 자신을 위해 있는 것이지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택은 열려있으며, 힘들면 잠깐 쉬고 새롭게 자신의 마음을 다지고 다시금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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