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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불편한 관계. - 혜님

조회 수 3663 추천 수 0 2012.03.11 12:00:26

저는 엄마랑 1년에 거의 100번정도 싸웁니다. 싸움의 이유는 항상 시시콜콜한데, 사실 그건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항상 어떠한 계기가 생기면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몇년 전에 있었던 일까지 다 떠올라서 우울, 분노가 밖으로 쏟아져나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입니다. 지난주 토요일의 일입니다.

저희 엄마가 저한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너 중2 때처럼 심리검사 개떡같이 하지 마라, 중 3때 니 친구문제로 한창 골머리 썩힐때 니 담임이 그거 보고 따님 정신과 가 봐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이젠 그런소리 듣게 하지마라. 아주 새학기 때마다 지긋지긋하다.

 

이 말로도 충분히 기분 드럽고 재수없는데, 문제는 이 말이 기폭제가 되어서 엄마와 나의 지금까지의 일들이 다 떠오른다는 겁니다. 친구문제로 한참 중학교때 고생했는데, 최고봉이었던 중2때, 엄마가 그냥 모든걸 털어 놓으라고 하며, 모든 걸 해결할 것 같이 굴더니 그냥 제 얘기를 듣고는 너 좀 이상한거 아니냐는 요지의 말을 했습니다.

 

아니 그냥 이해랑 공감을 바란것 뿐이었는데 그 행위자체를 우리 엄마는 이해를 못합니다. 아니 그러면 대체 왜 다 털어놓으라고 한건데요. 난 모든 수치심을 무릅쓰고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그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은건데, 우리 엄마는 그냥 너가 이상한거네, 하고 맙니다.

 

아무튼 이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리고 저도 폭언을 하게 됩니다.

아니 엄마는 그냥 날 장식품으로 아는 거 아니냐고, 공부는 잘해야하고 남들 앞에 내놓기에 창피한 점이 없어야 하는데 지금 그런것들 때문에 창피한 점들이 생겨서 날 이런 식으로 대하는거 아니냐고, 정말 재수없다고.  말해놓고 한 이틀 지나서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 오늘 또 싸웠습니다.

 

저희 집은 쫌 쪼들립니다. 사업이 망해서 초2때부터 지금까지 근검절약이 제 삶의 한 모토였습니다. 그런데 좀 나이를 먹고나니 그렇게 제약을 받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보이고 짜증났습니다.

아니 딴 친구들보다 내가 못한게 뭔데 이렇게 찌질하게 가난하게 살아햐하는건지, 그냥 지긋지긋했습니다. 아무튼 뭐 하나 살때도 벌벌떨면서 사야되고, 쫌 뭐 사고 싶은게 있어도 엄마가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이런 식의 일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새학기가 된 지금 살게 너무 그냥 보통 여학생처럼 이것저것 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겠다고하다가, 엄마가 니 너무 낭비 많아졌는데, 방석을 잃어버려서 방석도 새로 사야하고, 증사도 새로 찍고 싶고, 옷도 새로 사고 싶고, 허영심이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엄마가 낭비하는거 아니냐고 했을때 그대로 폭팔했습니다.

 

지난 8년동안 입던 옷 몇년씩 계속 입고, 신발 해질때까지 신고, 잠바도 하나로 연명하고(겨우 이번해에 패딩을 하나 장만했지만), 저만큼 공부하는 애들보면 다들 부모들이 부족함 없게, 옷도 새로 막 사주고, 신발도 몇개씩 있고, 잠바도 몇개씩 있고, 최신 기기 다 가지고 다니고, 과외받고 싶은거 있다고 하면 다 시켜주고, 막 다 그러는데 저만 뒤로 쳐지는 느낌입니다.

 

아니 대체 내가 뭐가 남들보다 부족하길래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아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위의 긴 말을 엄마 아빠한테 다 쏟아부었습니다. 불효막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전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는게 너무 싫습니다. 친구가 아줌마같애, 라고 말할정도로 살아온 제가 너무 너무 불쌍합니다. 왜 대체 보통 여고생처럼 할 수 없는건지 정말 짜증납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항상 이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겁도 납니다.

 

아무튼 엄마가 정말 싫습니다. 싫어요. 싫어요. 진짜 싫어요. 엄마도 제가 딸이 아니라 웬수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엄마를 바꿔버리고 싶습니다. 둘이 똑같이 싫어해요.

 

긴 얘기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정확한 상태를 알고 싶습니다.

 

 

 


원장

2012.03.11 12:27:47
*.201.235.20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현재의 엄마와의 관계에서 엄마가 님의 생각이나 감정들을 잘 이해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나고, 짜증이 나며, 올바른 감정적 동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엄마가 내 엄마라는것이 싫은가봅니다. 

 

그리고 나름 님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신의 문제에 최선의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님의 마음을 잘 보필할 수 없는 집안의 경제적인 여건들이 님은 불만인가 봅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을 원망하게 되고, 님의 삶 자체가 구질구질하게 될까봐 두렵고, 님의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가 더욱 미운가 봅니다.

 

님은 현재 님의 심리적인 상태를 알고 싶다고 합나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님의 문제에 대해 두가지의 심리적인부분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님은 자신의 현실에 대해 주어진 여건과 상황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만에 가득차 있는 것 같습니다. 님은 어쩌면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과 엄마보다도 어쩌면 더 다른사람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빠져잇는 것이 아닌가합니다.

 

님은 자신의 행동과 충동사이에서 올바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 자신의 감정을 성숙되고 전달하지 못하고, 응석받이 아이와 같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자기훈련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합니다. 

 

둘째로 님은 남들보다 욕심이 많고, 남들의 간섭과 통제를 싫어하면서, 님이 가진 분노의 감정을 정당화하고, 외부적으로 약하게 보이거나 자존심 상하게 쪽팔리는 모습을 싫어해서 강하게 자신을 포장하려는 마음이 있지 않나 합니다.

 

님이 엄마와 싸우는 주된 이유는 님의 기준에서 님이 옳다는 생각과 님이 피해자라는 의식이 님의 내면에 가득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엄마에게도 성숙되지 못한 모습들이 있지만 이런 엄마의 모습은 또한 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님의 삶은 님이 책임져야합니다.

엄마와 아빠는 나름대로 힘든 환경에서 자신들의 책임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님이 보기에는 부모님의 모습이 최선이 아니라고 판단하겠지만 말입니다.

현재 님은 어쩌면 자기만의 특별의식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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