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온라인상담실 > 질문과답변

전 왜 이러는 걸까요?

조회 수 4578 추천 수 0 2016.05.26 23:28:10

요즘 선생님들과 갈등이 많습니다. 항상 교칙을 어기는 문제 때문에 부딪히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공부가 재밌었고 착실한 학생으로 졸업해보자는 생각에 좋은 모습을 선생님들께 많이 보여드려서 긍정적으로 저를 봐주셨는데, 이제는 실망이 크다, 니가 이런 애였나, 선생님은 당황스럽다 같은 말을 많이 듣습니다.


야자시간을 어겨서 들어오고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무단 외출을 해서 밥을 먹고 들어오면서, 오전 자습에 참여하지 않는 등의 행동을 했고 거기다 잘못을 축소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서슴치 않고 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은 오히려 선생님들께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고, 저지른 일에 책임지지않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압니다. 저는 무섭습니다. 일탈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제가 너무 두렵습니다.


제가 왜 그러는 지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자꾸자꾸 다 포기해버리고 싶고 무력감을 느낍니다. 실제로 모든 걸 포기해버린 것 같습니다.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흥미있는 부분 빼고는 멍 때리며 지내고,  야자시간에도 공부를 하지않고 자습하던 친구를 붙잡고 토론을 합니다. 선생님들의 체벌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아이들의 창의성과 개성을 존중해줄 수 있는 수업방식은 없을까?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되는 데, 염색, 교복 길이 등의 학교의 교칙은 왜 필요한 걸까? 같은 주제들로요.


가끔씩 인생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는데, 주변에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 가끔씩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같은 두려움이 들기도하고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냥 공부같은 게 너무 하기가 싫습니다. 저는 선생님들께서 칠판에 적고 설명하는 걸 받아적고 외우고 하는 것보다, 친구랑 했던 것처럼, 어떤 문제에 질문하고 대답하는 식의 주고 받는 활동이 훨씬 더 재밌습니다.


그 활동을 할 때면, 그 주제가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제 마음이 즐기는 '놀이'가 되어버립니다. 친구랑 깊은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연결되는 느낌도 들고 뭔가 몰입이 되면서 한 순간, 한 순간이 충만해져요. 처음엔 좀 괜찮다가 항상 빈둥거리고 학업에 의욕이 없는 제 모습을 봐왔던 반 아이가 저보고 ' 인생을 헛되게 살지말자, 내가 동영상을 보여줄테니,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라 ' 라고 얘기하는 모습에 반감이 들고 화가 나서 ' 인생을 헛되게 살든 안 살든 그걸 판단하는 건 주관적인 것이며, 남의 인생을 판단하는 건 좋지않은 모습인 것 같다 ' 라고 얘기했지만 사실 그 아이가 맞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면서 굉장히 제가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제가 행복한 것도 아니고 뭔가 무기력하고 시간이 헛되게 흘러가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지금, 마음도 갑자기 팍 무너져서 남의 눈치를 보는 마음과 외로움이 일어나다가 다시 진정해서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다시 탐구하는 도중이니까요. 그냥 여러가지면에서 발전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난 뭘하는 걸까.. 이래도 되는 걸까.. 같은 마음도 들고 제 인생이 망쳐진 것 같습니다. 자신감도 부족하고 모든 게 엉망인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남에게 피해만 안 주면 되니까 교칙같은 건 지킬 필요가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자습 분위기도 망치지 않았고 친구들이 힘들어 할만한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선생님들이 그렇게 성을 내시니까, 교칙이 왜 존재하는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여러 친구들과 얘기도 해보고 학생부에 직접 가서 교칙이 왜 필요한 건지, 염색같은 건 피해를 주지않는데 왜 규정을 해서 지도하는 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유가 정당하면 모든 교칙을 지킬 자신이 있었습니다.  


선도하시는 선생님께서 여러가지 사례를 들면서, 저에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서 ' 1000명이상의 학생이 모여있는 학교에서 서로서로 잘 지내기 위해, 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납득하고 기뻐하면서 교실로 들어가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답답하고 막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사회질서를 위해서 나의 욕구를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학교를 벗어나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규율과 관습이 있을 텐데 저는 이것을 언제까지 참고 따라야하는 걸까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으면 될텐데.. 어디까지 허용해야할까요? 몇 십 년 동안 학교의 교칙을 따르면서 사회화 되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느껴집니다. 한 번쯤은 왜? 라고 물어볼 수는 있지않을까요?


피해를 주게 되면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맞춰가는 능력을 기르는 게, 공동체 사회에서 서로서로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잘못하면 벌을 주는 학교의 벌점제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그건 대화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상태가 어떤 상태인가요? 저는 지금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만 쫓고 현실은 챙길 생각조차 안하면서 불만만 가득하고.. 한심합니다.

또 아무것도 하기 싫은 기분도 그렇고 문득, 가끔씩 인생을 헛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가끔씩 공허한 이유는 또 뭘까요? 제 마음을 바라봐주지 않아서 인가요? 

마음을 봐주지않고 무조건 자기비하를 한 적도 있었어요. 왜 그럴까요? 제 마음이 뭘까요?

어떤 마음일까요? 전 제 안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좀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원장

2016.05.27 00:18:04
*.151.87.27

원장입니다...

시간날 때 상담을 한번 와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까 합니다.


지금의 님이 느끼는 마음의 변화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변화이기 때문에 어디에도... 어떻게 해도... 편안함을 가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님은 스스로 원했던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기중심을 세워가고 과정을 잘 진행하고 있지만 사회는 님의 그런 변화하는 모습을 편안하게 용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회는 개인보다는 집단이 중요하고, 님의 소중한 의식의 성장과 변화보다는 공동체의 룰과 익숙한  관습의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님의 변화는 머리가 아닌 가슴을 향한 새로운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었지만 님은 익숙한 사회의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아직 준비가 덜되어  지금의 변화보다는 조금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익숙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는 지난날 좋은 책을 읽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력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변화입니다. 님의 상태를 알기에 몇번 센터의 프로그램이나 상담의 기회를 가질 것을 권유하였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지 님은 힘들다고 하면서도 막상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지 않네요...


어쩌면 위에서 불편하다고 하소연 하는 마음들이 실제에서는 덤덤하게 아무 문제없이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님스스로 현재 님의 상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님의 에너지적인 변화와 마음의 변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님은 성장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길을 잘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님이 바랬던 성장의 모습과 현재 님이 느끼는 마음의 변화가 님의 생각과 많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변화는 원래 그런 것입니다. 님이 생각하던 성장은 단순히 에고의 욕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진실한 변화는 현재 님이 겪고 있는 바로 그런 변화입니다. 고3이 아니었다면 조금 편안하게 변화의 기회를 받아들이기 편안했을텐데 학업이라는 목표에 매진해야 하는 시기에 일어나는 변화는 님을 더 많은 불안과 갈등을 야기하기도 할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상담을 신청하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802 남편이랑 갈등때문에 문의 드려요..... [1] 원장 2016-11-07 5820
801 사랑은 어떻게 써야 하나요? [1] 늘솜 2016-10-27 5404
800 저의 심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1] 원장 2016-10-20 5417
799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원장 2016-10-20 5675
798 트라우마로 인한 고생.... [1] 원장 2016-10-17 6091
797 언어장애 및 심리치료... [1] 낮고싶다 2016-09-22 5697
796 기억력 장애 [4] 앵두 2016-07-25 5807
795 희망 [3] 금수강산에 2016-07-06 5386
794 상담부탁드립니다. [1] 블루군 2016-07-05 5311
793 놓기가 어럽네요..... [1] 원장 2016-06-14 7571
792 질문이 있습니다~ [1] 반올림 2016-06-07 4809
791 이럴때 어떻게 하죠? 어떤 심리를 가져야 하는지... [1] 36년 모태솔로 2016-06-06 4678
790 상담을 받고 싶어서요. [1] hahaha 2016-06-01 4438
789 질문드립니다.. [1] 앵무 2016-05-30 4770
» 전 왜 이러는 걸까요? [1] 늘솜 2016-05-26 4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