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온라인상담실 > 질문과답변

사는게 힘드네요......

조회 수 7221 추천 수 0 2010.07.24 09:14:12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덥죠?

휴.. 저도 상담 받고 싶은데 용기가 안나서 몇번을 망설였네요.

 

저.. 예민한 성격도 고쳐질 수 있는건가요?

저는 타고난 성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노력으로 고쳐질 수 있는건가요?

제 성격때문에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저 또한 너무 힘들고 지쳐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저는 거의 집에서 생활하고 공부하거든요.

그렇게 지낸지가 거의 5년이 넘었는데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어요.

집 주변에서 나는 오만가지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서 매일 그 소음들에 스트레스를

제 스스로가 주고 있는거에요.

 

이웃들과 말로 조율해보려고 해도 우리집에서 내가 내 마음대로도 못하냐며 되려 화만 내고..

미안하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하더라구요.

정말 소음이 심하긴 하거든요.

복도식 아파튼데 옆집에서 매일 쿵쿵거리며 걷고,  새벽에도 조심성 없이 쿵쿵거리고,

현관문은 다 열어놓고 소리지르고 떠들고..

시끄럽다고 조심해달라고 하면 보복심에 더 난리고..

 

진짜 사람에 지치고 소름 돋고 끔찍하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휴.. 이건 아파트 시공사에 소송걸때나 해야하는 말이겠죠..

어쨌든 저는 다른사람을 제 힘으로 바꿀수 없다는걸 인정했구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예민한 제 성격을 바꿔보자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안되더라구요.

 

근데 참 이상하게도 집 아닌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까지 예민하지는 않거든요.

집에만 있으면 그 오만가지 소음에만 신경이 가는데.. 집에 있는 시간은 남들보다 많고..

또 굉장히 내성적이고.. 내성적인데 다혈질에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서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물론 제 성격이 이렇게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긴해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가는 해에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그 전에는 굉장히 활발한 아이였거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매번 술마시고 들어와 엄마한테 손찌검하셨어요.

오빠가 있는데 오빠한테도 그러셨고..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는데,

사고로 중환자실에 계시고, 엄마는 병원에 가고, 오빠랑 둘이서 설마 아빠가 죽겠어 하며 불안감에 떨며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병원에 갔는데 엄마를 보고 펑펑 울었거든요.

 

근데 엄마랑 친척어른들이 애가 뭘안다고 우냐면서 위로는 못해줄 망정 다그치더라구요.

지금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지만 그때는 그게 상처가 됐던거 같아요.

그때 어려서 중환자실에 못들어가고 아버지 가시는 모습도 못봤네요.

그리고 가족들끼리 암묵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어요.

 

서로의 상처라 생각하고 묻어뒀던게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됐던거 같은게 이후에 바로 전학을 갔는데 학교에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신걸 밝히지 않았고 친구들한테도 절대 비밀로 했거든요.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점점 커졌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어느샌가 그게 밝혀질까봐 두려운 사실이 되어있었고..

 

중학생이 된 이후에 가족관계에 대해 자세히 적었어야 했는데 그게 정말 큰 스트레스였어요.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비밀로 부쳐왔던 그것을 입밖으로 꺼내는 고통이 어마어마 했거든요.  엄마도 그것때문에 학년이 바뀔때마다 학교에 찾아와서 먼저 이야기했어야 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제 스스로가 더이상 견딜수가 없다 생각하고 결국 자퇴를 했는데, 그 이유 또한 남이 보기엔 명확하지가 않아서 저를 괴롭혔어요.

담임이랑 상의하고 학교 교감선생님까지 나서서 자퇴를 말리셨는데 그때 당시엔 어쩔수가 없었어요.

그 어떤 말도 제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집에서 지낸 시간이 자퇴한 이후의 시간이에요.

 

학교를 포기한건 후회한 적이 없는데 항상 지금 내가 뭘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가 않았어요.

매일 시간만 축내는 불필요한 인간이 되어있는거 같았고.. 세상에서 도태될까 불안하고..

집은 항상 돈에 쪼달리고 그러다보니, 이런 상황 그리고 나 자신 모든게 다 싫어지고, 부정하고 싶고, 이해할 수가 없고..  엄마와의 말다툼속에 사이는 점점 안좋아지고.. 가족들도 싫고..

 

엄마에게 모든게 다 엄마 잘못이라고 되먹지 못한 말을 하고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를 위로하고...

그게 반복되니 정말 사는게 지치고 지겨워요.

중학교때부터 친했던 친구들한테도 아직 제 이야기를 하지 못했어요.

 

저는 어느 곳에도 기댈 곳이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요? 지금 저의 상황은 최악인데.. 어떻게 바로 잡아가야 할까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행복한 기억이 없어요.

불행하고 처참한 인생을 살아온거 같아서 하늘이 원망스럽고 모든걸 놓아 버리고 싶어요.

세상에서 제가 제일 불행한것 같아요.

 

저의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요?  저의 이상한 성격때문에?

저는 남한테 피해 한번 준 적이 없는데.. 정말 억울하고 분해요.

 

 


원장

2010.07.24 09:14:43
*.200.88.17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예민한 성격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지치고, 이웃의 소음에 마음이 많이 신경쓰이고, 현재의 자신의 삶이 힘들고 원망스러운가 봅니다.

 

저의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요?  저의 이상한 성격때문에?

저는 남한테 피해 한번 준 적이 없는데.. 정말 억울하고 분해요.

 님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의문을 제기합니다.

 

님은 자신의 성격이 예민해서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님은 성격이 예민한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고, 지키고, 합리화시키는데 민감할뿐입니다.

 

님의 근본적인 문제는 성격도, 이웃도, 자신의 환경도 아닙니다.

님의 문제는 님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서,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자기책임에서 끊임없이 회피하고 도피하려는 님의 태도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합니다.

 

님은 정직하지 못하고, 자신을 속이듯 세상을 속이려하지만 님의 가식적인 마음은 더욱더 님의 인생을 혼란과 갈등속으로 님을 분열시켜 가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님은 단지 아버님이 돌아가신것을 숨기려고 온갖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학교까지 자퇴하고, 세상으로 부터 회피하고, 진실(아버님이 돌아가신사실)로부터 숨으려고 하였습니다.

 

님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으로부터 회피하면서도, 생각으로는 도태될까 불안해하고, 자신의 인생이 자신의 잘못된 선택때문임을 알면서도 엄마를 원망하고 하늘을 원망하며 억울해하고 분해합니다.

님은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는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생에 가장 큰피해를 주고있으며, 엄마와 다른 주변모두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음이 진실입니다. 

 

님은 스스로를 불쌍하게 만들고는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하늘을 탓하고, 세상을 탓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님은 솔직하지 못합니다.

님은 자신을 진실을 보지않으려 생각과 자신이 만든 환상의 세계에 살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님의 예민함은 단지 자신을 방어하는데만 예민하지 진실한 예민함은 아닙니다.

님의 모든 신경과 초점은 님이 피해자라는 생각에 묶으려하는 듯합니다.

님은 피해자가 아니라 자기인생에 대한 가장 큰 가해자임을 정직하게 볼 필요가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님을 괴롭게하는것은 님자신이지 이웃도 하늘도 성격도 아닙니다.

자신을 진실되게 보려는 용기만이 님의 현재 상황을 벗어나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님은 현재의 상황이 힘들지만 익숙하기에 벗어나지않으려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님은 삶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선택의 책임을 두려워합니다.

두려워하는 자신을 보고 스스로 그 두려움으로부터 나아갈 준비가 되시면 상담을 신청하셔도 됩니다. 

상담은 내면의 진실을 드러내는 작업이기에, 때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을 정직하게 봐야만하는 고통이 따르기도 합니다.

 

님의 현재의 진실한 마음을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장

2010.07.24 09:15:10
*.200.88.173

네.. 댓글 읽고 후회와 통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네.. 저도 다 알고 있었으나 그 사실에 대해 피하고 싶었던거 같아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저에게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기에 믿고 싶지 않았고 계속 피해왔던거 같네요.. 이제 더는 피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겠습니다.
선생님의 댓글 만으로도 많은 것이 변하겠지만 언젠가 상담을 받아보고 싶네요.
제 가족들은 마음속 상처가 깊습니다. 엄마는 죄의식에 사로 잡혀있고 오빠는 원체 긍정적이지만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겠죠..
꼭 한번 찾아뵙고 싶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 그리고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요.
타고난 성격이란게 있지 않나요? 저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오빠는 전혀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무리 여자와 남자의 차이라 해도..
어릴 때부터 저는 좀 별난 애였다고 엄마가 그러셨고.. 열도 심하게 나고 뒤로 넘어가고 그랬다네요.
한의원갔을때 홧병이 좀 있다고 했거든요.
위장도 안좋고 잘 체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이런 타고난 성질이란게 스스로를 직시함으로 인해 다 변화될수 있는 것일까요?

원장

2010.07.24 09:16:52
*.200.88.173

원장입니다. 

힘든 말들을 많이 적어서 마음이 상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마음으로 잘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른 사람마다 타고난 자신의 혈액형이 남과 다르듯이 자신만의 고유한 성격이 있지요.

혈액형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듯이 사람의 성격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을것입니다.

그러기에 성격자체에는 좋은성격도 나쁜성격도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단점이 아닌 장점을 살리면서 살면 즐겁고 행복하지만

스스로의 단점과 부정적인 부분을 붙잡고 자신을 본다면 그사람의 삶은 무겁고 힘이 들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님의 성격에도 장단점은 있을것입니다.

님 스스로 자신을 잘이해하여 장점을 키워나간다면 님의 삶은 꽃필 수 있을것입니다.

이런 부분은 제가 쓴 책인 "나를 꽃피우는 치유심리학"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님의 신체적 증상인 홧병과 위장의 문제, 과민성 대장증후군등은 성격에서 오는 문제라기 보다는 삶이 님의 뜻대로 되지않는데서 오는 심리적 불편이 신체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있습니다. 

먼저 홧병은 심장의 화기가 몸의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가슴에서 뭉치거나 머리로 상기하는 증상이지요.  이는 삶의 모든 문제를 행동하기 보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장의 체함은 스스로 주변 상황과 관계를 소화하고 있지 못함을 위장이 보여주고 있는것이지요.

과민성의 문제는 소장에서 일어나는 신체적증상으로 이는 님의 불안을 스스로 해소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몸은 마음의 불편과 힘듬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님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마음으로 움직이면 몸은 자연스럽게 변하고 좋아질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우리는 눈가리고 안볼려고 하거나, 없는척 할 수는 있어도, 문제는 언제나 님의  마음안에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변하려는 결심으로 움직일때만 님의 삶은 달라질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합리화하며 정당화시키는 마음은 결국 자신의 몸과 님의 인생을 망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772 마인드 컨트롤 문제때문이요 - 온리태여님 [1] 원장 2011-01-10 7238
» 사는게 힘드네요...... [3] 원장 2010-07-24 7221
770 무의식인 불안과 손떨림. [1] 회의 2012-05-11 7218
769 음식에 대한 편식.... [1] drop 2013-01-17 7190
768 요즘 많이 힘이 드네요..... - 하얀털 목도리님 [1] 원장 2014-06-03 7178
767 제발좀도와주세요 너무힘들어요ㅠㅠ [1] 이장미 2007-07-30 7130
766 애정결핍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1] 무화과 2015-05-13 7102
765 상담 받고 싶습니다. [2] 정똘츄 2011-01-20 7101
764 비밀보장 [1] 김경선 2007-02-03 7042
763 치료하고 싶어요 [1] 조이 2007-06-26 7022
762 자신감 상실 의욕상실 끈기상실 - 3종 상실세트.... [1] 화이팅 2010-04-23 7011
761 대인관계 [1] ajdcnddl 2010-11-09 7006
760 이런 경우도 최면요법으로 치료 가능한지요? [3] Ekf 2007-09-27 6972
759 서울인데... [1] 곰탱 2010-12-24 6857
758 신혼인데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어요.. [2] 찬드라문 2017-08-25 6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