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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안녕하세요.

일전에 시댁과의 갈등으로 시작한 남편과의 부부갈등 문제에서 이혼에 기로에 서 있다고
글을 올렸던 아기엄마입니다.


그때 원장님께서 조언 해 주신 것들이 많은 위로가 되었고, 현실적인 조언들로
여러 복잡한 마음들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아직도 별거중이며, 저 나름대로는 개인 심리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남편은 저에게 자신이 하자는대로 시댁에 하지 않고 따르지 않을 것이면 이혼을 하자고 하고 있고
아이를 보러 이주에 한 번씩, 매달 양육비를 송금하는 것 외에는 저와 어떠한 연락도 대화도 하지 않습니다.


일전에 아기를 시댁에 보내는 제스쳐를 취해보라고 하셨지만, 저는 아기를 가지고
협상을 하거나 저울질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제가 돌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혼을 하더라도 아기는 제가 끝까지 책임지고 키울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지난번에 조언해 주신 것과 같이 결혼을 하면 독립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당연하고
무엇보다도 배우자가 서로를 사랑한다면 어떠한 힘든 일도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신 것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저희 남편은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떠난 것일수도 있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이란, 남편이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시도를 했을때도 옆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지켜봐 줬던 것 처럼 상대가 가장 힘들 때 함께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제가 가장 힘든 지금의 상황이나,, 앞으로 또 다른 시련이 닥쳤을때 제 편이 되어줄 것 같지
않습니다.


현재 상담을 통해서 밝혀낸 저의 문제는.. 어릴적부터 가족안에서 늘 '착한아이' 역할을 해야 했고
부모님께 조건부의 사랑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힘들때 먼저 위로받기 보다 공부를 잘하거나 상을 받을 때
더 인정받고 늘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던것)


제가 남편을 배우자로 선택 한 이유는 남편에게 무언가 따뜻한 위로를 받거나 의존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남편을 나만이 사랑하고 구원할 수 있다는 '구원자적 태도' 와 남자친구라는 '관계(relationship)' 자체에
중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저의 아버지로부터 온전한 저의 모습을 인정받지 못해
저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남편을 택해 그로 인해 위로를 받고 의지했던것 같습니다.


신혼집에 침대를 가져다 놓고 남편이나 저에게 간섭을 하던 시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저는 저만의 영역과 소유물을 확실하게 구분짓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이 침범을 받으면 견디지 못하는
성향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30년 넘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에피소드와 생각, 경험들이 축적되어 오늘의 저를 일구어 놓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일생 일대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지금 너무도 어렵고 힘이 듭니다.

머리로는 남편과 이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정리가 됩니다.


이성적으로 보았을 때, 앞으로 제가 모든걸 숙이고 들어가 남편과 산다고 해도
남편은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고서야 저에게 마음을 열고 저를 온전히 자신의 여자로 받아들여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것도 어느정도 예상이 됩니다.


또한 다시 남편과 산다면, 경제적으로는 윤택하게 어느정도 시댁의 도움을 받을 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나 가치관적으로는 그분들의 강압적인 생각에 굽혀야 하고 남편과 여러가지 문제에서
타협을 하지 못할것입니다. 그렇다면 저의 아기도 결국엔 남편과 같은 삶을 살겠죠..


그러나 맘이 문제입니다. 맘이 쉽게 이혼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남편이 곁에 없어도 사실상 여러가지 생활을 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막연하게 정서적으로 '남편'이라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하면 눈물부터 납니다.


아기가 아버지 없이 클것도 많이 걱정이 됩니다. 또한 제가 외롭고 힘들 때 가장 크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너무나 공허합니다. 남편이 제가 없으면 왠지 잘 못살 것 같은 주제넘은 생각도 듭니다. (사귀면서 항상 남편에게 힘든 일이 있을때 제가 해결을 해 주었고, 남편도 저에게 많이 기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구원자적 이슈가 이별을 결정 내리기에 힘들게 합니다.) 그럼에도 남편이니 내가 한번 더 손을 내밀고 싶지만.. 그동안 받은 상처들의 크기가 커서 다시한 번 실망하고 상처받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끌어봐야 남편이나 저 모두에게 힘들고 득이 될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하려면 제가 먼저 물꼬를 터야 하는데.. 남편은 성격상, 그리고 지금까지의 행동들을 보면
전혀 저나 아기를 위해 다시 재결합을 제안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이혼을 결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 머리는 아는데 마음은 이 미련을 놓지 못할까요..
제가 자존감이 많이 낮은 것일까요?


미련과 집착을 버리는 데에는 어떤 노력을 하면 되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우유부단하고 지지부진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원장

2016.02.23 00:05:48
*.151.87.27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누구나 결혼을 하기는 쉽지만 이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고, 지금의 상태가 아닌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과연 새로운 선택이 최선일까라는 두려움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인생의 선택에서는 감정적이거나 업식에 따른 선택을 하게 되면 고통을 반복하면서 윤회의 수레바퀴를 돌듯이 서로가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같은 고통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런 태도는 나중에 자식에게나 서로의 인생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 됩니다.


님은 이제 상담을 어느정도 진행하면서 자신의 업식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고, 감정을 빼고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어떤 선택이 아이나 님을 위해서 최선의 선택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위해 용기를 내지 않고 두려움에 갇힌 사람들은 이런 생각 저런 핑계, 이런 합리화 저런 가능성을 부풀려서 스스로의 진실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힘을 빼버리면서 익숙한 업식의 패턴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녀의 만남과 결혼이란 서로의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에 사랑이 아니라면 어떤 조건이 좋더라도 결국은 불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본인의 불행은 자식에게 또다른 불행을 세습하게 되지요. 익숙하지 않은 선택을 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는 님의 삶을 새롭게 세우는 기회를 줄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백세시대를 살아야합니다. 인생은 깁니다. '인생이 새옹지마'라는 속담이 있듯이 때로는 좋은 일이 나쁜 기회가 되기도하고, 때로는 나쁜 일이 새롭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앞에 무엇이 있을지라도 진정으로 옳음과 자신을 사랑하는 결정을 해주는 진실한 용기입니다.


두려움을 내리고 진실을 보면 모든 것은 명확하게 보입니다.

스스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자신의 마음을 글로 써보면

그것의 실체가 얼마나 허망한 생각의 망상일 뿐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힘내시길....

 

갈매기

2016.02.25 20:52:42
*.55.170.127

많이 힘드신 상황이지만 잘하고 계시네요~저도 변화가 두려웠지만 제 자신을 위해서 변화를 선택하였는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힘드시겠지만 님 자신이 제일 중요하므로 님을 위한 선택을 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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