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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다가 여쭈어 봅니다....

조회 수 5097 추천 수 0 2016.04.11 00:16:38

알콜중독에 관한 상담입니다. 남편은 59세 전 54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동정심만으로 선택했던 결혼이 평생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결혼당시 돈 한푼 없던 남편을 마음 좋다는 이유로 친정식구의 반대를 무릎 쓰고 결혼했어요.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아기가 생겨 지울 수 없었고 아이를 지우고 내가 나중 어떤 생활이 행복하겠냐고 남편을 성공시키고 나만 잘하면 변할 수 있을거란 어리석은 생각... ㅠ


결혼 후 잠시는 좋았지만 남편의 무책임과 배려심 없는 행동이 하나씩 나왔어요. 참고로 시댁은 남편이 장남, 그 아래로 여동생5명, 시골살았던 사람인데 고등학교 입학을 부산에서 하고 혼자 생활했더군요. 귀하게 자란 외동이 아니고 뭐랄까 모든 건 자기생각밖에 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어요.


타인에겐 무한 좋은사람, 책임감이 없어 일도하다말다, 항상 친정과 시댁 식구들에게 돈을 빌려 생활하고 갚고, 전 시댁만가면 죄인이었어요. 돈을 빌리러 갈 때도 저가죄인처럼 가서 빌려오고, 남편 혼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죠. 시댁도 내가 가야 가고.. 살면서 사업실패로 술을 먹나 생각했던 게 저의 착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술에 의존했던 사람이예요.


항상 남 탓이고 일 안 가는 것도 우리 탓... 말씀 드릴려니 너무 많아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런저런 끝에 2년전부터 증상이 심해졌어요. 불면증이 심해 불면증을 이유로 술을 계속 먹더니 어느 날부터 자기 돈 갚는 신용카드 갚을 때, 집세 낼 때 빼곤 집에서 술만 마셨죠. 하던 일들이 망해 전세로 갔어요.


시댁이 조금 부자인데 살면서 많은 돈도 갔다 썼는데 그래도 시댁원망하고 내가 왜 단칸방에서 살아야하냐고 남 탓만 하면서 술만 먹었죠. 혹시나 사람될려나 지켜보고 일반 병원가서 치료받자고 아무리 달래도 자기 몸에 암이 몇개나 된다고 집에서 그냥 모르고 죽겠다고, 밤마다 일하고온 저를 잠 못 자게 밤새 괴롭히고, 급기야 밥도 안 먹고 술만 보름씩.. 안주는 소금 과자 ㅠ.


어느날 아들이 와서 아빠도 밉지만 엄마가 더 밉다고 아빠를 방치한다는 말에 충격 받아 강제 알콜병원 입원시켰어요. 9개월 있다 나왔는데 이젠 병원보냈다는 이유로 저와 아들 담당의사 욕하면서 자기를 무시했다고 그 정신병원을 욕하면서 단지 술만 목먹게 했지 인권을 유린했다고 나온지 한달 다 되어 가는데 또 계속 술입니다. 지금 보니 어릴 때 자라면서 부모님께 받은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또 병원을 보내야하지 합니다.


원장

2016.04.11 00:20:50
*.151.87.27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남편이 59세이고 현재 알콜중독 상태에 있는데 이런 남편과 그동안 살면서 마음고생과 금전적인 문제, 아이들 양육의 문제 등으로 그동안 너무나 힘들었나 봅니다.


한 가족 안에 누군가가 알콜중독자가 있다는 것은 그 집안에 폭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과도 같습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인연이었지만 님은 어쩌면 진실을 보지 않으려는 내적인 두려움과 현실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어리석음으로 평생을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남편은 자기식의 생각에 빠져서 자만심만 커고, 현실의 실질적인 책임이나 자기문제를 외면하려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은 가까운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기보다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어 현실의 진실을 외면하려는 마음 때문에 술을 중독적으로 마시게 됩니다. 왜냐하면 현실을 잊고 싶고 스스로의 망상속에서 잠깐의 만족감에 빠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알콜중독은 정신병의 일종입니다.
절대 스스로의 의지로는 끊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남편의 성격으로는 더욱 끊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도 많은 상처를 남깁니다.
남편이 어릴 때 상처가 있었더라도 술 중독을 합리화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힘들고 괴로우면 그때서여 비로소 변화하려고 합니다.  남편은 그동안 자기뜻대로 되지 않아서 스스로 힘든 것이었지 실질적으로 스스로를 바꾸려고 노력 한 적은 없습니다. 남편의 변화를 바라신다면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켜서 술을 끊기 전에는 절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으며, 둘째는 님의 남은 삶이나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님이 지금이라도 이혼의 결심을 남편에게 알리는 방법입니다.


만약 남편이 진심으로 변화의 노력을 보인다면 님과 남은 삶을 부부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편에게는 강한 자극이 필요하지 않을까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남편은 버림받음과 상처로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남편의 삶은 남편의 것이기 때문에 님이 아무리 남편을 바꾸려고 노력해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남들이 절대 바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리자면 사람은 스스로 가장 고통스러울 때 스스로 일어나던지 아니면 포기하던지 스스로 선택합니다. 그동안 님은 남편이 변화하기를 결혼 초반부터 지금까지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아닌 것은 결국 나중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지금이라도 남편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님의 현명한 결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힘내시길... 감사합니다.


갈매기

2016.04.14 22:25:51
*.226.207.70

많이 힘드시죠~원장님 말씀처럼 님 스스로가 중요합니다~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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