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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안녕하세요.

군대 전역 이후로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전역 후에도 많은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일부러 원장님을 뵈러 가지 않았습니다. 원장님을 뵙고 상담을 나눠보면 그때 당시는 괜찮지만 시간이 지나면 슬금슬금 다시 나오는 불안증세 때문에 불신이 생긴 것 같습니다. 상담에 중독될 거 같고 영원히 그렇게 살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처음에 저는 제 문제가 아빠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 아빠는 항상 밖에 나가 있었고, 저는 자유롭게 친구들과 놀고 공부란 걸 학원 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때부턴가 아빠는 집에 저를 거의 감금하듯 공부를 시켰습니다. 아빠가 회사가 가지 않는 날이면 아침에 제 방에 와서 영어를 가르쳐 주셨는데 거의 매일 맞으면서 공부를 했고 공포심에 아빠가 가르쳐 준 영어는 하나도 기억을 못했습니다.


영어 단어 발음을 하는데 발음이 이상하다고 때리고, 단어를 쓰는게 단어를 이상하게 쓴다고 때리고, 컴퓨터를 조금 했다는 이유로 때리고, 하여튼 별의별 이유로 다 맞았습니다. 거의 친구들과 만나지도 못하고 단절된 생활을 하였고 제 자신도 뭔가 우울하게 바뀌게 된 같습니다.


성인이 되서 안 얘기지만 아빠도 할아버지에게 많이 맞았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빠 때만해도 집안이 아주 못살아서 할아버지가 아빠를 많이 때렸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아빠도 잘 되서 지금은 물질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 제가 걱정되서 저에게도 그런 걸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혀 아빠가 밉지도 않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근데 왜 제 고통은 계속 되는걸까요? 저는 군대 제대 후에 돈이 많아지면 자신감이 생길까 해서 동영상을 제작해서 올려 광고수입으로 알바 수익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 돈으로 또 주식을 해서 더 많이 벌었고, 현재는 집 도움없이 혼자서 대학을 다녀도 될 정도로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돈을 많이 벌어 친구와 여행도 가고, 비싼 음식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했습니다. 그러면 제가 뭔가 있어 보이고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습니다. 제가 뭔가 우월한 사람이 된거 같고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지겨워지고 처음에는 고마워하던 친구들도 저만 보면 '너가 돈 많으니 사' '난 아직 학생이고 돈이 없다' 이런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후회는 없습니다. 단지 자신감을 가지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요. 머리로는 다 이해하는데 왜 마음은 안그럴까요? 머리로는 '불안해도 되', '널 불편하게 하는 건 없다', '그냥 받아들이자','자신감 없어도 되' 다 아는데 왜 그럴까요?  신기한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참 평온하고 집중하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요즘은 뭘 하든 불안하고 집중을 못했는데 지금 순간은 집중에서 다른건 느껴지지 않네요.


내 안의 상처 받은 아이가 있는걸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냥 다 이해가 되서 그런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짜증이 올라옵니다. 아니면 제 사람 자체의 '기'가 약한걸까요. 제가 지금 공시생이어서 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공부를 하러 독서실에 갈때면 이상한 사람이 자꾸 말을 겁니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 왜 꼭 저한테 말을 걸까요?


온지 두달 밖에 안됬는데 이상한 종교 사람들이 꼭 저한테만 말을 겁니다. 벌써 5번째입니다. 제 기운이 약해서 그런걸까요?  친구도 1명있는데 온지 3달이나 됬는데 그런 적이 2번 밖에 없는데 저만 유독 노릴까요? 특히 한번은 무슨 여자형제가 있냐길래 누나 있다니까  저에게 원래 여자의 몸으로 태어 났어야했는데 둘이 바뀌었다고 이상한 소리를 하였습니다.


겉으로는 강한 척 하는데 속으로는 많이 약할거라고 그리고 위장과 허리가 안좋을꺼 같다고 자기 집안이 옛날부터 관상을 본다고 그런 얘기를 하였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싶어서 독서실에 갔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얘긴거 같아서 짜증이 났습니다.


왜 그 사람은 그런 얘기를 해서 사람을 또 이상한데 신경을 쓰이게 하나 정말 다시 본다면 욕이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공부를 해야 되는데 또 이상한데 집중하게 되네요. 이제는 지긋지긋해서 이 상태를 종결짓고 싶습니다. 마음은 항상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원장

2016.12.19 10:59:29
*.182.186.119

원장입니다...

군대가기 전에 아마 3회정도 상담하고 군에서 몇번 메일과 상담 글을 올린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사랑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 까 합니다. 자신을 조건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심리학에서 자존감 또는 자신감이라고 합니다. 이는 외부적인 조건이나 잘 하고 못하고와 관계없이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마음이지요. 


아빠가 어릴 때 공부나 생활에서 자신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아이를 혼내거나 때린다면 그것은 아빠의 의도에서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겠지만 아이에게는 두려움과 공포의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그런 아빠의 태도가 싫고 힘들었는데 어쩌면 이제 성인이 되어서 아무도 님에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님 스스로 자신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님은 자신감을 기르기 위해 외적으로는 돈을 벌고 친구들에게 돈을 쓰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어쩌면 과거나 지금이나 똑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이것은 머리로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실제 행동이나 자신을 보는 태도에서는 더 나은 자신이 되어야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렇지 못한 자신을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가 약한 것은 아닐까? 하고 님은 묻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의 문제이기보다 님스스로 자신에게 일어난 어떤 일을 문제시 하는 습관적인 태도가 님의 마음을 약하고 부정적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자신을 믿지 못하면 우리는 쉽게 외부의 부정적인 얘기에 낚이기 쉽게 됩니다.


세상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엮거나, 낚으려고 애를 씁니다. 광고가 그러하고, 종교가 그러하고, 사주나 다양한 장사들이 그러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가진 정보를 가지고 누구에게나 이렇게도 저렇게도 얘기 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붙잡는 사람과 그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의 차이겠지요.


이글을 쓰면서 편안했다면 그것은 오로시 님자신에게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불안은 님의 내면에 있는 중요한 감정의 원형입니다.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조건을 강화하기 보다는 불안이 님에게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잘 듣고 받아들인다면 님의 삶은 자연스럽게 행복으로 갈 것입니다. 하지만 님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보다 머리로 해결하려는 마음에서 방법이나 새로운 조건을 강화한다면 님의 삶은 언제나 쫓기게 되겠지요. 


님은 많이 불안할 때 상담으로 조금 불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마음의 편안한 지점이 있었지만 삶의 익숙한 습관적 패턴은 불안을 다시금 만들게 하지요. 어쩌면 상담에 중독될까 두려워하는 마음은 상담의 문제이기보다 불안자체에 중독되어 벗어나지 않으려는 님의 습관적 패턴인지도 모릅니다..


진실로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불안의 패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외부적인 해결책이 아닌 님의 내면에서 자신의 불안해 하는 감정을 만나고 이해할 필요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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