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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조회 수 3954 추천 수 0 2010.07.24 14:15:50

안녕하세요, 23살의 여대생입니다.

책을 읽고 찾아왔습니다.

뭘써야할지 모르겠네요, 하도 문제가 많아서..

 

일단 책을 읽으면서 정서적박탈의 블랙독, 의존적인 블랙독, 버림받은 블랙독이 제게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정서적 박탈의 블랙독은 사례 자체가 저와 거의 똑같았어요.

 

예전 이야기부터 하자면,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우울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어느순간부터 매일을 내가 왜살까, 사는게 무슨 의미지? 하는 물음들로 가득차고 우울해졌습니다.

그것과 비슷한 시기에 누군가를 의존하려는 마음도 커졌습니다.

그때부터 남자친구를 끊임없이 사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실 고1 전부터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무언가 부적절하다고 느껴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한 친구만 독차지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서

그 친구가 다른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것을 보면 친했던 그 친구를 은근슬쩍 멀리하게 됐습니다.

아마, 제가 남자친구를 사귄 이유는 제가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계속해서 저는 우울한 마음을 가지고 매일 삶이 허망하고 죽고싶다는 생각을 가진채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저는 공부를 하면서 제가 완벽주의적인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것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완벽히 공부하지 않으면 너무 불안했습니다.

아니, 사실 정말로 완벽히 공부할 수 없기때문에 시험에 들어가기 전까지 너무나도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속도도 굉장히 느렸고, 제 스스로도 많이 답답했습니다..

고3때 담임선생님은 시험 직전에 초조해하면서 어떡하냐고 난리를 치고있는 저를 보고는

화를 내면서 왜그렇게 징징대냐고 야단을 치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와서도 상황은 똑같았습니다. 매일매일이 살기 싫고 괴로운 나날이었습니다.

어릴때부터 교회를 다녔던 저는 종교에 매달려서 울어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완벽주의 성향때문에 공부를 다 하지 못하면 아예 시험을 보러가지 않아서 학점도 엉망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와 헤어질때마다 매번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제 남자친구는 사랑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인색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사귀고 있는 동안에도 지옥이었습니다.

하지만 외롭고 불안한 저에게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느낌만으로 모든것을 다 끌어안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건 헤어짐이었고 너무나도 힘든 매일을 보내야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남자친구는 참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제가 우울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남자친구의 인식이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8년동안 우울하게 지내면서 제 정체성을 우울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울하지 않으면 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정도입니다.

이런 저와는 달리 남자친구는 뭐든지 좋지 않은 것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제가 볼때 그 사람은 진정한 자기자신은 모르는채 자신의 외적인 것만 바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관점의 차이로 인해 제가 우울한 자신을 일으켜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이 사람에게는 너무 마음에 안드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1년 반동안 한 연애도 끝이 났습니다.

 

사실, 1년을 사귀는 동안은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가 약간 우울해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은 남자친구도 겪어봤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로 고민을 하면서 제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가장 큰 절망의 늪에 빠져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서 변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남자친구는 저의 상담자가 되었고, 저는 매일매일 푸념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한번 감정이 절망에 빠지고 나니 계속해서 감정이 불안정했습니다.

한번은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서 싸우고는 이제 떠날거라는 느낌에 너무 괴로워 손목을 긋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죽을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약한 저를 보고 저를 안타까워하고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주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남자친구가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6개월을 겨우 버티다가 나가떨어진 것 같습니다.

 

이 계기로 인해 저는 정말로 넉다운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소주를 마시고 정말로 동맥까지 긋고 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러가지 요인으로 그만두게 되었지만요...

 

저는 그동안 제 나름대로 밝아지고자 노력도 하였고, 긍정적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에너지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떠난 것때문에 울었는데, 이제는 제가 왜 우는지 모를만큼 하루종일 울고있습니다..

도대체 제가 저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번해에 졸업하는데, 사실 취업할 자신도 없습니다.

이런 상태로라면 우울증이 더 심해지기만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저를 있는그대로 사랑해야한다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해야 저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 스스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그냥 사랑할 수 있나요...?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나요...

 

+)

저는 제가 우울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를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고, 부정하는 면이 강하니까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는 제가 왠지 저를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저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제가 이곳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모르겠고, 무섭다는 생각만 듭니다.

주위사람들은 저에게 그럽니다. 너는 명문대를 나왔으니 이세상은 아무것도 아니겠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구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 대신 모든것을 선택해주고, 저를 보호해주면 좋겠습니다.

제가 선택했을 때 실패할 경우에 제 자신을 탓하게되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고 싫습니다..

 


원장

2010.07.24 23:12:27
*.228.194.141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책을 읽어주셔서 먼저 감사드립니다.

 

정서적박탈의 블랙독, 의존적인 블랙독, 버림받은 블랙독이 제게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정서적 박탈의 블랙독은 사례 자체가 저와 거의 똑같았어요.

책을 읽고 님은 아마도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블랙독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중에서 특히 정서적 박탈감의 블랙독이 님의 무의식에서 크게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것을 은연중에 느낀것 같습니다.

 

어쩌면 님의 마음은 어린시절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영혼과 마음의 성장이 멈추어 버린것은 아닐까요?

나이와 몸은 어른이 되었는데 마음은 과거의 어느곳에서 닫혀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우울은 어쩌면 님의 내면에서 외로움과 공허감으로 소리치는 영혼의 외침은 아닐런지요?

님은 스스로의 외로움과 공허감를 회피하려고, 외부로 사람을 사귀거나, 신에게 의지했으며, 완벽함으로 포장하려고도 하였습니다.

 

우울이란 하나의 이름이자 단어일 뿐 무엇을 우울이라 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단지 님에게는 님스스로 자신을 부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의 모습이 우울이 아닐까요?

 

저를 있는그대로 사랑해야 한다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저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 스스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그냥 사랑할 수 있나요...?

사랑은 조건이 아닙니다. 하지만 님의 무의식에는 사랑하고 사랑받으려면 세상이나 상대나 신이 원하는 조건에 충족이 되어야한다는 마음을 신념처럼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이런 조건의 사랑이 님으로 하여금 완벽해야 한다는 관념을 만들고, 현재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보다는 님의 생각과 환상이 원하는 자신을 진실한 자신이라고 착각하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그러기에 원하는 '나'를 기준으로 현재 있는그대로의 자신을 끊임없이 부정하고 못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요?

 

하지만 원하는 '나'는 생각이 만든 환상이지 실제의 '나'가 아닙니다.

님은 환상을 붙들고 현실을 부정하고있지는 않은지요?

사랑은 조건의 충족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이해입니다.

자신을 이해한다함은 자신에 대한 감정과 생각, 과거의 고통과 상처등 내면의 진실을 알아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님의 마음은 사랑이 아닌 두려움으로 자신을 외부로 부터 지키려고만 하였지, 자신안의 영혼이 얼마나 외롭고 공허한지를 보지않으려고 회피해왔습니다.

완벽의 추구와 의존의 마음은 님자신의 내면 상처와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도피였을것입니다.

도피는 문제를 잠깐 눈감을 뿐이었기에,  상대와의 이별과 헤어짐은 님의 내면에 있는 보지않으려 했던 어둠들을 한꺼번에 드러나게 한것은 아니었을까요?

 

님은 두려움에 빠져있었으며 그 두려움을 보지 않으려 회피해 왔습니다.

님은 빛을 잃었고, 사랑을 잃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한번도 사랑을 몰랐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제 나름대로 밝아지고자 노력도 하였고, 긍정적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에너지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님의 노력은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님의 생각속에서 만든 환상의 자신이 되려는 노력이었을것입니다.

그것은 원래 힘이 없습니다. 왜야하면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님은 문제가 많은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알지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마음이 혼란되고 분열되어 있을뿐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상담을 신청하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치

2010.07.25 10:25:52
*.32.181.28

아...정말 감사합니다.. 어느정도 실마리가 보입니다..

저는 서울에 사는데, 너무 절박해서 대구에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 고민중이었습니다.

더 노력해보다가 안되면 찾아뵙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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