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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조회 수 3141 추천 수 0 2011.04.08 23:23:07

원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2학년생입니다.

고등학교때 불현듯 찾아온 우울증을 치료해 보려고 정신병원약도 먹고, 알바도 해보고 있지만 이번엔 정말 힘드네요.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이런 말하면 안돼는건 알고 있지만.. 요즘은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습니다.

하루 하루 시간이 소중한지도 모르겠고..  살아간다고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제가 우울증이 온 것은 학업에 대한 압박감과 살에 대한 스트레스인것 같습니다.

정신병원에서 원인을 찾기 위해 의사와 상담했을 때에는 어머니께서 어렸을때부터 성공해라, 돈 돈돈 했던 것이 문제라고 하지만, 지금은 원인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후에 폭식증이 와서 비정상적으로 먹고 살이 찌는 자신에게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작년에 제가 정신과치료를 받을 때의 상태입니다.

 

현재는 작년과 비슷하지만, 먼저 취업과 진로에 대한 정체감이 흔들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저는 사범대학에 재학중인데, 임용고사에 대한 압박감이 벌써부터 밀려오고 있습니다.

노력도 안 해보고 무슨 생떼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왜 공부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 강의는 교수의 헛소리가 반이고 얻어가는 지식도 없이 시간만 흘러갑니다.

하지만 대학을 포기하면 고졸이라는 딱지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든것을 잘 압니다.

실상 저는 4년 전면 장학생이고 평점을 어느 정도만 유지하면 매달 용돈도 나오는 신세입니다.

배부른 소리이지요..

 

사실 저도 왜 고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공부가 싫은건지, 전공이 맘에 안드는건지, 다만 현재는 그런 고민조차 귀찮아 졌습니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아무런 고민할 처지도 아니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만, 현재 저는 제가 살아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살아가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무엇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인지를 모르겠습니다.

폭식증이 있지만, 먹는다고 쾌감을 느끼기는 커녕 먹고나면 기분이 나빠져서 죽고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먹습니다.

 

중학교때 까지는 정말로 완벽한 인간이었습니다. 공부도 전교 1등만 했고, 뚱뚱한것이 싫어서 다이어트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부터 폭식증과 공부가 잘 안돼어 자신감은 떨어져만 갔습니다.

대학교에 와서는 먹고, 집에만 박혀있고, 공부도 흥미가 떨어져서 하고 싶지도않고 해서 정말.. 자신이 패인이라고 느껴집니다.

 

다이어트를 하자고 결심하면 중도에 이런 느낌이 듭니다. 연예인도 아닌데 날씬해져서 머하게? 먹지않으면 공부를 할 수가 없어..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 보면 날씬한 사람들의 뒷태가 저를 열등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래서 조금 뚱뚱하더라도 나에게는 잘하는 것이 있겠지.. 라고 생각해서 공부를 하면, 원래 공부를 좋아하지 않기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줄 몰라서 먹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먹으면 또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말입니다.

 

말이 두서 없는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면 다시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내가 잘하는게 머야? 내가 좋아하는건 머야? 내가 하고싶은건 머야?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해답을 찾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재미없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여쭤 봅니다. 저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부모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세상사람들이 딱히 잘하는 것이 있느냐고... 부모님도 잘하는게 없이 그냥 산다고 말씀하십니다.

 

아.. 지금은 이런 생각하는 것도 귀찮습니다. 맘속으론 죽여주세요 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죽지못하는 겁쟁이의 외침이겠지요..

벌써 일주일 동안 무단 결석하고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이런 저를 무시합니다.

우울증은 자기가 이겨내는 것이라고,.. 자기의 맘에 달려있다고 말입니다.

지금은 학교를 자퇴하고 싶습니다. 자퇴하면 저는 대한민국의 하위 종이 돼는데도 말입니다.

 

이제는 모든게 지칩니다. 그래서 죽고싶습니다.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다시는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글을 제 3자가 읽으면 저를 미쳤다고 표현하겠지요...

하지만 원장님 이런 저도 다시 살 수 있을까요?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제게 사는 의미를 가르쳐 주세요.. 부탁입니다..

 


원장

2011.04.09 02:23:07
*.228.194.141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지난날 저를 보는듯하여 마음이 많이 아리고 현재의 안타까운 님의 힘든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저의 지난 젊음 시절 또한 님과 같은 삶을 살았었지요.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 잘하고 부모말 잘듣던 나는 대학을 성적에 맞추어 법학과를 진학하였습니다.

남들은 장학생으로 법학대학을 다니는 나를 부러워하였지만 나의 삶은 고시공부를 하면서 심한 압박감과 벗어날 수없는 수렁에서 나의 삶이 도대체 어디를 가고 있는지 수없이 해답을 찾으려 하였지만 좌절과 절망 뿐이었지요.

 

군대 갔다온 후에는 더욱 공부에 대한 의미를 잃어가고 점점 대학졸업은 다가오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는 나의 삶은 하루하루가 지옥이었고 차라리 밤에 잠을 자면서 아침이 오지않기를 수없이 기도 하였습니다.

인생의 해답을 찾고자 수많은 철학책과 종교서적과 이념서적을 읽었지만 어떤것도 나에게 의미를 주지 못하였습니다. 나의 젊음은 방황과 고뇌의 연속이 아니었을까합니다.

 

님의 문제는 우울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생과 삶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님영혼의 깨어남에 대한 외침이며, 남들이 만들어 놓은 껍데기의 삶이 아니라 진실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젊음만이 가지는 변화와 도전이 아닌가합니다.  어쩌면 님이 느끼는 우울은 우울이라기 보다는 님의 인생에 진짜 자신은 없어서 느끼는 가슴의 공허감은 아닌지요?

 

폭식은 님내면의 공허감을 채우려는 허전함은 아닌지요?

공부는 우리가 자신을 알기 위한 것이 되어야지 직업의 수단이나 잘먹고 잘살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다면 배움이란 고역이며 스트레스일 뿐입니다.

현재 님의 머리는 사회의 푸쉬와 주변의 압박에 달려가려하지만 진실한 님의 가슴과 영혼은 쉬고싶고 님자신이 되고자 하는것은 아닌지요?  현재의 우울은 어쩌면 머리와 가슴 사이에 끼어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님자신의 모습이 아닌가합니다.

 

님은 미치지도 않았고 잘못가고 있는것도 아닙니다.

님은 이제 공부에서 벗어나 아니 사회가 님에게 요구하는 무게에서 벗어나 님자신이 되는 길을 시작하면 됩니다.  진실한 공부는 님이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언제던지 도움이 필요하시면 상담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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