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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조회 수 3060 추천 수 0 2011.04.08 17:39:09

오랫만에 찾아뵙습니다.

먼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 제가 작성했던 글들을 (한 가지만 빼놓고) 얼마전에 모두 삭제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원장님과 이 사이트를 소개해주었는데, 글을 읽어보면 저인걸 알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결정하게 됐습니다. 글 자체는 형편없겠지만, 제 상황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게 되어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이해 바랄게요 원장님.

 

상담하고 싶은 중요한 문제가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얼마전에 난소에 기형종이 생겨서 복강경 수술을 했는데요, 수술하기 전부터 몸 전체가 안 좋아서 거의 모든 검진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대장암은 아닌지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두려움은 너무나도 컸습니다.

그러면서 죽음에 대해서 제가 그동안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걸 알았어요.

죽음이 너무 현실적인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대장쪽이 잘못된게 아니라 난소에 기형종이 생겼다는 걸 알고도, 제 몸에 왜 이런게 생겼는지 화가 나고 두려웠습니다.

 

수술을 하고 회복기간도 남들보다 길었고, 퇴원하고 나서도 '재발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이 자꾸만 생각나 하루에도 몇 번씩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댑니다.

얼마나 두려운지 몰라요... 

물혹처럼 작아질 수도 있는 게 아니랍니다.

무조건 수술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하고,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또 수술할까봐 너무 두려운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아무리 생각을 해도 자꾸만 두렵습니다.

제가 무슨 잘못들을 했는지 되짚어 보기도 하고, 벌을 받는건가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매일 이렇게 두려운건 아니지만 자주 그래요.

 

삶은 삶 답게 살아야 하잖아요.. 근데 두려움이 삶에 대한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죽음이란 게 너무 두렵습니다.

제가 죽을 거란 생각, 제 몸이 병들고 쇠약해질 거란 생각은 왜 한번도 안 해봤을까요..

이렇게 두려우면서 '자살'이란 걸 어찌 그리 쉽게 생각했을까요..

 

원장님,

신이 있다고 해도, 제 안에 큰 빛이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제게 지금 도움이 되는건 살아있는 한 사람의 조언입니다. 원장님은 죽음과 병에 대한 공포를 느껴보신 적이 있으세요?

제가 지금 겪고 있는, 재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아무리 신께 기도를 드리고, 자신에게 수없이 물어봐도 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삶답게 살 수 있나요..?

 

너무너무.. 두렵습니다.

두려움을 바라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죠. 저한텐 너무 어려운 말입니다. 

원인이라도 알면 주의하면 되는데, 기형종은 원인도 모른답니다. 치료법도 수술밖에 없답니다... 

두려움이라도 치료하고 싶습니다..

삶답게 살고 싶습니다.  간절히 도움 기다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원장

2011.04.09 01:39:59
*.228.194.141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먼저 지난 글들을 삭제한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님에게 애로와 입장이 있었을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님의 글에 대한 내용이 님과 비슷한 상황과 고민을 가진분들에게 의미와 도움이 되었을텐데 아쉽네요. 그리고 질문에 대해서 답글을 쓰는 저의 입장은 많은 고민과 정성을 가지고 님의 글에 임하기 때문에 만일 질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직 자신만을 위한다면 제가 답글을 다는 의미가 많이 퇴색하게 될 것입니다.

 

님은 최근에 난소에 기형종이 생겨 복강경 수술을 하였고, 이로 인해서 죽음과 병에 대한 두려움에 마음이 많이 힘들고 불편하신가봅니다.

병이란 때로는 우리에게 삶을 진실되게 살게 만든는 스승의 역할을 하는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담하러 오면 대부분 자신이 가진 현재의 것에 대해 감사와 고마움을 느끼기 보다는 삶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현재의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되지 못한 자신의 인생을 비난하고 저항하기도 합니다.

 

병이란 어쩌면 자신과 삶을 진실로 있는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 만든 영혼의 저항이 아닌가합니다. 님의 삶 또한 어쩌면 자신과 주변의 환경과 여건을 수용하기 보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님의 삶을 싫어하고  자신을 미워하였지요.

 

자궁은 생명이 자라는 중심자리이며 난소는 생명을 만드는 시작이며 사랑의 근본이지요.

하지만 님은 어쩌면 스스로 자신의 결혼생활과 새생명의 탄생을 억압하고, 순수한 사랑에 대해 저항한 마음들이 난소에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닌가합니다.

 

모든 병은 내마음과 내영혼이 만듭니다.

어쩌면 지금의 병은 님에게 삶의 진실을 묻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제 책(나를꽃피우는 치유심리학)에 "인생에는 두개의 선택이 항상 우리앞에 놓여있는데 하나는 두려움이고 다른하나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삶의 선택에서 두개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면, 님의 삶은 어쩌면 사랑보다는 언제나 두려움을 선택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두려움은 과거의 기억과 경험이 만든 생각으로 지어낸 환상이지만, 사랑은 언제나 모든곳에 있는 실재입니다. 하지만 님의 삶은 언제나 두려움이라는 생각이 만든 이미지안에서 살아아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실전과 상황이 일어나자 님안에 내재돤 두려움이 습관적으로 님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생각은 두려움에 집착합니다. 생각은 시간에 집착합니다.

님의 실제는 단지 난소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였고 님은 회복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님의 생각은 마치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것 같이 절망을 붙들고 자신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생각으로 소설을 쓰듯이 상황을 그렇게 만들려는것 같습니다. 

 

님의 삶은 어쩌면 단 한번도 두려움이 진실로 무엇인지조차 모른체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고 회피한인생인지도 모릅니다.

두려움이란 극복하는것이 아니라 두려움 그자체를 이해하면 저절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님은 신께 기도드리면서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려하며, '어떻게'라는 방법을 붙잡아서 두려움으로부터 회피하려고 합니다. 

 

두려움은 님스스로 얼마나 님의 인생이 사랑으로부터 멀어져 잇는지를 보여 주는것은 아닌지요?

지금의 상황과 병은 님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님스스로 과거와 같이 자신의 인생을 거부하고 저항하던 마음처럼 지금의 병을 비난하고 저항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있는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드려서 진실된 자기삶을 살기 바라는 님의 영혼이 주는 메세지는 아닌지요?

 

병은 벌도 아니며 잘못도 아니며 단지 님에게 새로운 변화의 요구는 아닌지요?

두려움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님이 두려워하는 것이 죽음에 대한 것인가요? 아니면 수술을 다시하는것에 대한 두려움인가요? 그것이 아니라면 님은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생각으로 지어내지 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날아가

2011.04.11 00:37:56
*.176.196.246

"비밀글 입니다."

:

원장

2011.04.11 09:55:08
*.105.98.40

원장입니다.

가장 평범한 것이 그리고 어쩌면 있는그대로의 꾸밈없는 삶, 그 자체가 완벽한 자기자신이 되는 행복은 아닐까합니다.

 

우리는 현재의 자신이 싫고, 받아들이기 힘들기에 뭔가 특별한 자신이 되고 싶어합니다.

현재의 '나'가 아닌 내안의 상상과 환상이 만든 이미지를 붙들고, 현재의 그렇게 되지 못한 자신을 채찍질하고 미워하고 부정하며 저항하면서 어떤 환상의 깨달음과  특별한 자신을 꿈꾸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이란 자연스러움이며, 진실한 진리란 어쩌면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모든 것들은 아닐까요.

우리는 내안의 수많은 욕망과 집착과 허영은 이해하지 못한체 '나'아닌 특별한 자신이 되고자 진실한 자신은 버리고 생각이 만든 환상의 최면 속에서 그얼마나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지요.

 

이제 병과 실재적인 고통을 통해서 님은 어쩌면 그동안 붙들고 있던 지식과 생각의 환영들이 무너져 내리고 삶을 생각이 아닌 있는그대로 그 자체로 보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달려가고 이루려는 마음 모두는 욕망이고 저항이며 집착이었기에 어쩌면 그동안 님의 삶은 버린다고 하면서 더많은 새로운 환영을 붙잡으려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님의 마음이 외부가 아닌 님 자신을 비로소 돌아보며, 평법이 평법이 아니며 특별해지려는 그 마음이 특별이 아님을 인식하셨다니 님은 순리와 자연스러움의 시작에 섰습니다.  

 

진실한 자기이해와 정직한 자기인식 만이 환영의 안경을 벗겨내고 삶자체의 아름다움을 보게합니다.

스스로 모름속에서 저항하며 달려왔던 그마음 또한 아름다움이기에 자신을 향해서 좀더 편안하고 따뜻함으로 님의 새로운 삶을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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