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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쉬운게 없네요

조회 수 3287 추천 수 0 2011.03.04 03:53:41

지금 저는 영등포역 앞 pc방에 앉아 있습니다.

저번에 말씀 드린대로 대학편입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오늘 첫 수업이 있었던 날이지요

 

원주라는 곳이 생각보다 많이 멀더군요

서울까지 기차로와서 다시 지하철로 잠실까지 가서 

또 잠실에서 스쿨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여를 가야 학교에 도착을 합니다.

구미에서 12시30분에 기차를 탔으니 학교 가는데만 6시간이 넘게 걸렸네요

 

그래도 오늘 들은 수업은 정말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제 공부를 하니 기분도 좋고

다행이 제가 공부한 내용들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니 11시

또 스쿨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1시30분이네요

(공부방을 해야해서 야간 수업을 듣기로 했거든요)

같은 수업을 듣고 서울까지 같이 왔던 사람이

집으로 가고 저혼자 영등포 역 앞에 덩그라니 남았습니다.

처음엔 찜질방이라도 가서 몸을 좀 뉘였다가

첫차를 타고 구미에 가려고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찜질방이 거리가 멀어 갈 곳이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갈 만한 곳을 찾겠다고 길거리를 걷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아침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한게 생각이나서

24시간 설렁탕집에 들어가서 음식을 시키고 앉아있는데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올려고 하는겁니다.

정말 눈물이 막 치밀어 오르고 갑자기 불안하고 답답하고 숨쉬기도 불편하고

몸에 열도 오르고...

음식이 나왔는데도 삼킬수가 없어서 먹지도 못했습니다.

 

식당에서 엉엉 울어버릴수도 없고

아무래도 외로워서 그런가보다 싶어 신랑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터져버려 멈추지 않고 흐르는겁니다.

누군가 당장 옆에 와줬으면 좋겠고

저도 모르게 신랑보고 내일 하루 학원을 쉬고 지금 오면 안돼냐고 말하고 있더라구요

울지 않으려고 참으려고 해봐도 안돼고

이런제가 바보같고 창피한데 마음이 진정이 안돼서

그냥 그 음식점을 나와 근처에 pc방으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이런 감정이 드는게 정말 오랜만이라 당혹스럽네요

제가 어렸을 때 이모네 집에 놀러 가겠다고 먼저 나서놓구선

저녁이 되면 집에가겠다고 울고불고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어요

그리고 제가 서울에서 직장을 알아보고 있을때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구미로 내려온거 였는데

딱 그때 느꼈던 기분이 오늘 다시 드는거예요..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감정인데..

계속 이렇게 된다면 학교를 다니는것부터 힘들것 같아요..

뭐가 문제인건지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원장

2011.03.04 18:06:37
*.54.179.13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막상 앞날을 생각하고 미래의 꿈을 향해 도전은 하였는데 현실에 주어진 여건들이 만만찮은가봅니다.

 

오랜만에 공부하니 기분도 좋고 수업도 좋았는데 막상 멀리 떨어진 곳에 있으니 님의 무의식에 습관처럼 붙어있던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감정적으로 혼자라는 느낌에 외로움을 두려워하면서 피하려던 습관적인 감정에 휩싸인 것은 아닌가합니다.

 

님이 느꼈던 그 감정은 어릴때의 경험과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때 느꼈던 익숙하면서도 싫었던 감정이었을것입니다.

님의 내면에는 아이수때와 같이 어두운 방구석에서 다리를 모으고 고개숙인체 앉아있는 불쌍하고 외로워하는 한아이가 있습니다. 

 

님안의 아이는 혹시나 외톨이가 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였으며, 혼자되지는 않을까 불안해하였지요.

그러기에 님은 인정과 칭찬에 목말랐으며 모두에게 잘하려는 마음에 스스로에게는 스트레스와 자기부정을 심어왔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경험은 현재의 님의 느낌이 아니라 님안의 버림받음의 블랙독이 느끼는 무의식의 어둠인지도 모릅니다.

 

님의 현재의식은 자신의 미래와 꿈을 향해서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선택하였습니다.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누구나 내면의 어려움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님은 이제 무의식에 오랫동안 간직된 어둠을 직면하였습니다.

 

님스스로 자기내면의 어둠에 깨어있지 못하면 또다시 후퇴와 회피의 길을 걸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새로운 도전에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찌 들판의 꽃들이 비바람의 고난없이 필 수있겠습니까?

 

단지 힘든 마음에 내면의 습관이 올라왔을 뿐입니다.

그냥 아! 그렇구나. 그랬구나.하고 인식하고 놓아주셔요.

너무 많은 해석은 두려움을 낳게하고 힘을 잃게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얀털목도리

2011.03.04 21:14:42
*.159.210.29

원장님의 글을 읽고나니 이제야 알겠어요..

상담받으면서 알게된 것들인데도 자꾸만 하나씩 잊어버리네요

 

오늘 아침 8시에 집에 도착을 하고나니 그제서야 마음이 편안해 지더라구요

낯선곳에서 저 혼자 있다는 사실이

그냥 이대로 계속 혼자 있게 될 것같은 생각이 무의식중에 일어나서 그랬던거 같아요

다른것에는 제 나름대로 적응을 해 나가고 있는데

혼자라는 생각이나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면 그 감정을 바라보는것 자체도 너무나 힘이드네요

그냥 그 순간 모든게 정지하는것 같은 느낌이고

그 상황이 되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우는것밖에 없구요...

어제도 결국 계속 울면서 신랑이랑 통화를 하고

저희 친 오빠와도 긴 통화를 한 끝에야 진정을 할 수 있었어요

이런 일들도 자주 접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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