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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있어요

조회 수 4035 추천 수 0 2011.08.26 04:00:15

전 이십대 중반 나이의 여자구요 . 미혼이에요.

작년초에 조금 큰 규모의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다가 그만두었는데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

 

전 어렸을적부터 부모님과 한살 차이나는 오빠와 같이 살았는데요.  부모님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으셨구요.  한살차이 나는 오빠는 오빠가 어렸을 때 몸집이 작은편이고,  또 저랑 년년생이다 보니까 제가 좀 누나같은?마음으로 오빠를 봤던거 같아요.

 

그러다가 오빠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싸울때 심하게 절 때리기 시작했고, 그 전까지 어렸을적엔 그냥 장난으로 치는 정도였다면 그때부턴 정말 심하게, 피도 나고,  갈비뼈도 붓고, 고막도 터진적도 있고, 하여튼 좀 심하게 맞았어요. 제가 고3때까지 맞았던거 같아요. 

 

전 너무 분하고 억울한데 아빠랑 엄마는 똑같이 혼내려는 식이었고, 친척들에게 저희 남매의 이미지는 오빠는 좀 착하고 전 좀 발랄한? 그런 이미지니까

제가 보기엔 오빠가 가식같아 보이고 더 싫고 좀 그런 식이었어요.

 

저의 정말 고민은 지금 1년동안 거의 집에만 있어요 ..

작년 전까지 저는 한번도 깊게 나자신을 생각하거나 고민해 본적없고, 친구를 만나고 거의 1:1 로 만나는 친구가 대부분이었어요 . 또 대학도 남들 하니까 들어간거고 회사도 규모 작은 회사에 들어갔다가  3개월 이하로 일하고 관두는 식이었고요 , 대학교도 학교를 안나가서 자동으로 자퇴가 됐죠.

그때도 별 생각이 없었어요.

 

전 외모 치장하고 멋부리고 꾸미는 거나 노는것에만 관심이 있었고, 그렇다고 친구가 많거나 인맥이 좋지 않았어요 . 그냥 어정쩡한 정도였고요 .

그냥 술먹고 노는 것이 좋았고, 진로 같은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고, 그냥 막연히 난 잘살거야 라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사람이나 옷이 싼티 나는건 싫어했어요.

 

그리고 전 같이 다니는 친구들에겐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어떨때 말다툼할 때 자신도 나에게 맞춰주고 있다고 말했을때  전 하나도 이해가 안됐어요.

나한테 뭘 맞춰줬다는건지.

 

근데 어느 순간부터 술만 먹으면 필름이 끊기고, 맨날 지갑 핸드폰도 아주 자주 잃어버리고, 기억도 안나는데 친구를 때렸다고도 하고.. 그렇게 심하게 가다가..

작년에 그 좀 큰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서 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사람들이 다 가식인거 같고, 특히 좀 매력있거나 너무 밝은 사람들, 또는 당당? 한듯한 사람들에겐 다가가기 힘들었어요 . 아니면 전 속에서 공격심? 같은것이 생겨서 아예 멀리 쌓거나.....

 

그래서 느낀게 제가 저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거라는 걸 알았어요 .

겉은 맨날 꾸미고 멋내서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내면이 하나도 없어서.....

학창시절 친구들은 나를 그냥 맞춰주고 받아? 주는 거였다고.

전 너무 즉흥적이고 즉각적이어서 생각이 이어지지 못하고, 너무 겉모습만 보고,

항상 남탓만 하고, 난 괜찮다고 생각하고, 제자신을 한 번 도 보지 못했어요 .

 

그리고 그것을 안 순간 제가 좀 달라지려고 해봐도 그게 쉽지 않았고, 그럴때 마다 다른 내가 본 사람들의 인격을 흉내? 내면서 어른스럽게 하려고 해봐도 그게 안됬어요 . 집중력도 너무 없고, ..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괜찮은., 매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노력해도 점점 힘들어지고, 그러다가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부터는 음식에 집착 하게 되고, 그러면서 살찌는 제 모습이 싫어서 밖에 나가기는 점점 더 싫어지고 더 음식에 집착되고,, 계속 악순환의 반복인거에요 .

 

그래서 계속 생각하다가 가족에 까지 오게 된거에요 .

엄마가 내면이 별로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자꾸 밖에서 뭘 꾸미고 내면이 있는 척해도 무너지는 것이, 엄마가 어렸을 때 부터 내 내면을 쌓아주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들었어요.

 

생각해보니 엄마와 어렸을 때부터 별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적이 없어요 .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내면에 갈등을 겪으면서  달라져야지 하고, 엄마와도 이제 어른스럽게 대화해야지 해보니, 엄마와의 대화는 거의 제가 물어보는 식이었다는걸 알았어요.

 

제가 그 의문형 말을 하지 않으면 할 말이 없는거에요. 제가 뭔가 쪼르고 해달라고 하고, 아니면 엄마에게 모 사사로운것을 묻지 않으면 아무 말도 없는 식이라는걸 24년만에 처음 알았어요 .

엄마는 항상 어떤 일이나 자신의 일에 대해서나 무엇이든 저에게 설명해 주거나 얘기해 주거나 저에게 뭔가를 묻거나 그러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렇다고 저희 엄마의 성격이 워낙 차분하거나 조용조용한 사람이 아니라 밖에서는 우스운 얘기 좀 잘하고, 딴 사람이랑 어울리거나 친구도 좀 많으시고, 노는것(?)도 잘 노시고, 외모적으로도 잘 꾸미는 그런 스타일이시거든요. 근데 제가 지금 느낀건 엄마는 자기 내면은 많이 차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엄마가 못났다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을 유지하고 살아온 것은 밖으로 많이 시선이 가 있다고 생각이 되요.

 

전 어렸을 때도 엄마는 엄마니까. 좋았지만 엄마가 밖에서 친구들이랑 놀때의 모습을 보면 좀 싫었어요 .

막 어울려서 좀 휘둘리며 깔깔 거리고 웃고 노는 모습이 전 싫었거든요 .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가 좀 성격이 중심이 없는 성격이라고 생각되요.

이성적이지도 않고 엄청 감성적이지도 않은..

 

어쨋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제가 엄마 때문?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나도 팔,다리,얼굴 멀쩡하고 사람인데 엄마가 나를 이렇게 바보로 키웠구나.

먹고 입혀서 겉만 성장시켜 놓았지 내면은 하나도 물려주거나 성장시켜주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에 나아가서 친구들과의 대화도 제가 자주 묻는 식이었어요. 무엇이든... 이렇게 말하면 뭘 묻는다는 건지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전 말 문맥이나 제가 속으로 생각하는것 없이 그냥 상대방만 보고 계속 말을 이어나가고 중간의 텀이나 쉼을 거의 싫어하는 사람이었던거죠.)

 

그래서 엄마에게 좀 도와달라는 식으로 막 하고 , 제가 너무 음식에 단 음식에 집착하게 되니까 차라리 정신병원이라도 보내 달라고 해도 엄마는 거의 반 포기? 무시하고..

엄마는 직장에 다니시는데, 전 거의 집에만 있거든요.

근데 지금 전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면서도 너무 원망스러운 것이 그래도 딸인데 24년동안 멋부리고 밖으로만 싸다녔던 딸이 내면으로 힘들다고 정신 상담소도 다니고, 엄마한테 속이 힘들다고도 얘기한 상태에서 이렇게 집에만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고 나 몰라라 하나.

 

오빠는 개인주의고 자기밖에 모르거든요. 근데 저는 항상 엄마를 엄청 좋아했고(이런 생각들을 하기전) 엄마가 죽으면 나도 죽을거라는 생각도 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24살때까지 유아기의 마음으로 살았던거 같아요 .책들을 읽고 티비에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그런 프로를 봐도 저희 엄마는 정말 방치하면서 키웠던거 같아요..

 

전 매일매일 죽고 싶고, 먹는것에만 집착이 되고 이제 외로운건지 뭔지 모르게 그냥 멍하게 연명하고 있는거 같아요. 죽고 싶다고 수백번 계속하면서 또 할 수 있다라는 생각도 하지만 계속 반복이에요. 정말 막막해요. 전처럼 겉모습이라도 원상복귀 되면 나가서 뭐라도 할텐데 이 상태로는 혼자서 뭘해보겠다고 밖에 나가는것 조차 너무 싫고, 또 엄마에게 이제 뭘 바라기도 싫고....

 

전처럼 내가 바보인 것도 모르고 남만 바라보고 개념없이 사는 내가  아니라 나 스스로 진로도 정하고 공부도 해서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상만 컸지 현실은 너무 지옥이에요 .

어떤 한 언덕만 넘으면 될거같은데 저 혼자서 뭘 해보는건 너무 힘듭니다.

 

사실 엄마에게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 암담하다는 생각도 되요.

이런 식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를 꽃피우는 치유심리학 책을  보는 중에 폭력에 대한 글을 보고 폭력은 계속되면 나중에는 스스로 자신을 세울 수 있는 힘까지 잃게 되고, 내면에 억눌린 분노를 생산한다 이런 글을 읽고는 어렸을때 부터 저를 너무 때린 오빠도 너무 싫고, 이렇게 바보같이 키운 엄마도 너무 싫고..

 

이 고개를 어떻게 넘어야하는지 너무 힘이 듭니다.

정신과 가서 상담을 받아봐도 더 답답하고 비싼 검사하고 뻔한 소리만 듣고 올 때 마다 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암담합니다.

 

너무 스스로에 대해 아무것도 쌓지 못하고 살아온 것에 대해 가족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보일 수도 잇겠지만 저 스스로는 그래도 가족들에게 남에게 많이 희생하고 맞췄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게 지금의 저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요 .

저도 어른이 되고 스스로를 책임지고 싶은데 뭐가 잘못 된 걸까요..

 

내면도 비었고,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 사람으로서 매력도 없고,

가족의 힘도 얻지 못하는 저는 너무 막막합니다.

   


원장

2011.08.26 10:07:39
*.228.254.218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님의 사연을 읽으니 젊은시절 방황하며 힘들어 하던 저의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우리가 삶을 살면서 언젠가는 진실로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이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스스로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을 향해가야 하는지...등과 같은 의문과 대답없는 답답한 질문이 일어날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이런 고민없이 다 잘 살아가는데 스스로는 홀로 된것 같고, 내면은 그동안의 가치들이 무녀지면서 텅빈것 같고,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허전한 마음은 공허감을 채우려 먹는 것에 집착하고, 그동안 남들에게 밝은 척, 괜찮은 척하며, 호들갑 떨거나 맞추어 온 자신이 이제는 싫고 짜증나서 누구도 만나기 싫고.........

 

"너무 스스로에 대해 아무것도 쌓지 못하고 살아온 것에 대해 가족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보일 수도 잇겠지만 저 스스로는 그래도 가족들에게 남에게 많이 희생하고 맞췄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게 지금의 저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요 . 저도 어른이 되고 스스로를 책임지고 싶은데 뭐가 잘못 된 걸까요.." 라고 님은 묻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수 있는 마음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제 님은 지난날 외부에 보여주려던 거짓된 모습이 아닌 자기만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으며, 그 길은 현재와 같이 지난날들을 순수한 님의 입장에서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와 그동안 배워온 가치체계는 님이 자신이 되려는 마음에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심어줄 수도 있으며, 홀로 서려는 님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격려하기 보다는 과거에 아무 문제 없었던(?) 패턴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면서 님을 유별나다고 낙인찍을 수도 있겠지요.

 

딸은 많은 부분에서 엄마의 모습과 행동패턴들을 은연중에 물려받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는 어쩌면 님의 표현대로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가져보지 못하고,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친밀감을 쌓아왔기에 아빠와 관계가 편치않았을 것이고, 님의 힘듬과 고통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힘든지도 모릅니다.

 

님의 내면은 외로움에 가득차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른체 단지 술을 먹으면 표출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님의 외로움은 어쩌면 사랑하는 엄마와 진실로 이해받고 나누고 싶었지만 무감각한 벽앞에서 소통의 부재와 공허감만을 확인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단것과 음식은 사랑의 대용품이겠지요.

님이 이런 감정과 느낌이 들때면 단것과 음식으로 공허감을 채우려하였지만 잠깐의 만족을 줄수는 있어도 자기혐오와 자기부정은 더 커져갔는지도 모릅니다. 가족에게 너무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진실이 무엇이였는지 알려고 하는 것입니다.

 

님의 내면은 과거에는 비어있었는지 몰라도 이제는 스스로를 채워가려 하고 있으며, 님의 매력은 과거에는 님자신이 아니라 남들에게 맞춘 외형적인 것의 추구였다면 이제는 자신의 것이 진실로 무엇인지 알아서 그것을 꽃피우려는 시작에 서 있으며, 가족의 지지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스스로 가족의 울타리와 최면에 얽혀들기 보다는 홀로 외로움 안에서 가족의 짐들을 벗어나야만 하는 지점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과정에서 엄마에 대한 진실과 오빠에 대한 진실과 님이 지난날 살아온 패턴들과 관계들을 보려는 마음이 지금의 과정이 아닌가합니다. 님은 어쩌면 비로소 자신으로서의 길을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길은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절망감이 들수도 있지만 이제 한발작만 더 나아가시면 될것입니다.

 

님의 상황과 현재의 마음을 좀더 이해하고 싶다면 상담을 받아보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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