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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고 싶어요...

조회 수 6767 추천 수 0 2017.09.14 17:22:02

안녕하세요. 원장님 저는 20대 여자입니다.

치유심리학을 읽다 이곳을 알게 되어서 왔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 이혼 후 엄마는 집을 나갓고, 아빠의 알콜중독으로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어렷을 때 술취한 아빠는 늘 저를 때리곤 했습니다. 늘 무서웠고 떨었습니다. 하루는 자다가 깼는데 아빠가 제 얼굴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무서웠는데 그 때린 이유가 아빠가 술 취해서 저를 불렀는데 제가 자고 있었거든요. 자기가 불렀는데도 안 왔다고 때렸다는 것입니다.


저를 구해주는 사람은 없었고 그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사람을 잘 안믿는 거 같아요. 아빠의 폭행으로 유치원,학교를 못간 적도 있었고, 항상 아빠가 술먹은 날은 숨을 졸이며 살았습니다.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술이 떡이 되도록 먹은 날은 아빠가 술이 깰 때까지 밤에 집에 들어가곤 했구요.


아빠는 항상 술 먹을 때마다 성질내면서 위협하듯이 저를 불렀고, 제게 자기 푸념을 다 털어놓고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많은 듯했습니다. 술만 먹으면 눈이 뒤집어지고 그런 아빠를 감당하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학교가서도 말 수는 없고 성격도 내성적이었습니다.


제발 술좀 먹지마라고 좋게 말하고 부탁을 해도 제 말을 듣지 않았고, 계속 그런 말하면 다 때려부셔버린다고 욕도 하고 위협했습니다. 그런 아빠가 무서워서 아빠한테 대들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아빠가 칼을 들고 가족을 죽일거다 다 죽여서 끝낼거다라고 난리치고 해서 경찰도 집에 온 적있고 그때 할머니께서 정신병원 3년을 입원하기로 했습니다.


면회를 갈 때마다 너희들은 나를 가뒀다고 가족들을 원망했습니다. 항상 갈때마다 언제 퇴원시켜주냐면서 화를냈고 이대로 오래도록 퇴원을 안시켜주면 자기도 가만있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너무 무서웠고 할머니께 이런 얘기를 했고, 가족들도 꺼내 주자고 해서 아빠를 퇴원시켰습니다. 3년동안 술을 안먹어서 조금 나았겠지만 기대는 있었지만 아빠의 금주는 며칠을 못가고 일용직을 하면서 술을 마셨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가출하는게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제가 환경적으로 억압받고 학대받으면서 커서 소심해서 먼저 다가가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어렸을때 좋은 선생님을 만나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형편이 어려웠는데 선생님이 오후까지 남아서 저를 가르쳐주셨고 문제집들도 많이 주셨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저는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집에만 오면 우울하고 눈치보고 감정표현을 못했습니다.



12살때 아빠가 입원을 하게 되었고 그때 몇년전에 결혼을 했던 고모가 이혼을 하게 되어 집으로 와서 같이 살게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다른 집에 사셨고 집에 어른이 아무도 없어서 고모가 와서 초반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고모는 갈수록 자주 폭발을 했습니다. 우울증과 강박증이 심했었는데 저에게 숫자 세기등을 시키며 물건을 반듯하게 놓아라. 선을 밟지말고 걸어라는 등의 행동을 자주시켰습니다.


12살 때부터는 계속 해주다가 제가 중학생이 되고 그때도 계속 5번이상 같은 행동을 시키니까 저도 짜증이 나서 이제 그만시키라고 했더니 "이게 어디서 어른한테 예의 없게 소리쳐??? 너 학교 가서도 그러니??? 진짜 버릇없는 애네!!!"라면서 폭발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감정표현도 못했습니다.. 화를 삭히며 살아야 했어요.


그리고 고모는 자신이 아는 얘기를 모른 척하며 저에게 항상 물었습니다. 계속 대답해 주다가도 저도 지쳐서 아는 걸 왜 묻냐고 하니까 미친듯이 폭발을 하였습니다. 물건을 반듯하게 놓으라고 항상 시켰는데 계속 반듯하게 놓다가 지쳐서 그냥 아무데나 놓으면 저를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때리고 꼬집기도 했구요. 웃긴게 자기가 때려놓고 나중에는 등 빨개졌나 확인해보자며 등을 보고요. 저는 고모의 로봇,스트레스 풀이 취급을 당한 거 같습니다.



청소년기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멀쩡하게 대화하다가 고모는 갑자기 화를 내는게 일상이었습니다. 얘기를 잘 하다가 갑자기 자기 혼자 폭발을 해버리는데 미친듯이 화를 냈습니다. 술먹는 아빠가 있어도 힘들지만 고모는 아빠를 겁내기 때문에 아빠가 있었다면 저를 저렇게 대하지는 못했을거에요.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린나이였고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고모의 반복된 강박증세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습니다. 이상하게 저도 모르게 숫자를 세고 있고 물건을 반듯하게 놓는 습관이 생긴 것 같습니다. 하루는 고모의 그런 지시를 그대로 받아 행동하는 제가 너무 싫어서 물건을 놓다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며 혼자 방에서 던진 적도 있습니다. 저도 하기싫은데 요새들어 숫자를 세고 있고 확인하려는 제 모습이 싫어지기 까지했습니다.


12살때부터~20살이 될때까지 고모한테 시달리면서 살았고 (15살경에 아빠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아빠는 일용직에 가거나 술먹으러 나간다고 집에 자주 없었고 아빠가 퇴원을 해도 고모는 저를 많이 괴롭혔습니다) 아빠 일로도 힘든데 고모까지 저러니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꾹꾹 화를 누르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감정표현하는게 너무 힘들고 화날 일이나 억울한 일이 있으면 남들 앞에서 화낸 거를 표현을 못합니다. 저도 많이 답답합니다. 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습니다.



20살이 되면서 대학다니면서 집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지금은 같이 살지 않지만 할머니집(이제 할머니는 고모와 같이 살고 계심)에 가면 고모를 계속 봐야 하는데 이제는 제가 커서 그런지 저한테 노이로제를 시키지는 않지만 아무렇지 않은듯이 얘기하고.. 할머니가 부모님 대신해서 저를 키워주셨습니다. 남의 집에서 일하시면서 그 집에서 살아서 할머니는 같이 못살았는데)


아... 아빠는 저를 그렇게 애먹이더니 작년에 암 말기로 돌아가셨어요. 갑자기 이렇게 돌아가셨고 지금 와서 보면 불쌍하기도 하지만 원망스럽습니다. 날 그렇게 때리고 술먹으면서 고생시켜 놓고 왜 그렇게 밖에 살지 못했는지 따지고 싶어도 없네요.


할머니를 찾아뵈면 고모를 계속 봐야 하는데 마음같아선 정말 지금 사과라도 받고싶습니다. 그때 왜 그랫냐구요... 하지만 고모는 지금 나이가 40대 중반이고 그동안 집밖에 나가지도 않고 우울증이 아직도 있는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고모한테 지금 와서 퍼부으면 뒷감당이 힘들거같아 그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할머니가 부모님 대신해서 저를 위해 고생해서 할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은 있지만 할머니가 밉습니다. 할머니는 저보고 고모가 너희 부모 한가지라며 할머니 돌아가시면 책임지고 돌보라면서 합니다. 고모라도 없었으면 너무 불쌍했을거라면서요. 그런 말 하는 할머니 보면 참 답답해요. 연세도 80이신데 할머니한테 대들 수도 없는데.....

계속 그 얘기를 하시면 아닌건 아닌거라도 말을 하는게 나은건가요..................


그리고 할머니 집에 할머니를 뵈러가면 고모도 계속 봐야하는데 그냥 고모는 우울증이 심하고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서 예전 얘기 꺼내지 않고 그냥 인사하고 아무 일 없었듯이 지내야 하는게 답일까요.. 고모때문에 정말 힘들고 괴로웠거든요... 지금 와서 보면 저는 아빠와 고모한테 시달리다가 제 인생을 보낸거같습니다.. 그래서 성격도 많이 내성적이고 항상 참으며 지내다 보니 화병이 난거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참고 참고 참을수밖에 없구나 나는 견뎌야하구나.. 하면서 제 감정을 무시했던 거 같아요. 한마디라도 하면 고모는 버릇없다고 어른한테 달려든다고 억압했기도 했구요.. 차라리 어렸을 때부터 혼자 살았으면 좋았을 걸 싶기도 하구요. 혼자 이렇게 살고 있는데 가족이 없으니 외로움도 있고 힘들면 기댈곳이 없어서 참 막막했습니다.



요새는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게 됩니다. 부모사랑 가득 받고 자라서 밝게 사는 사람들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저랑 다른거같구요. 나는 이 집안에 분풀이 상대가 되려고 태어났나 싶을 때가 많아요. 행복하지 않을거 왜 태어났나 생각할 때도 많습니다. 20대가 될때까지 아빠,고모에 시달리고만 살아온 느낌이고, 제 또래들은 해외여행도 가고 가족들이랑 행복하게 잘 사는거같은데 저는 왜 이런 일을 겪여야 했으며, 외톨이가 된 기분입니다.


어렸을때도 부모사랑도 못 받고 자라서 그런지 애정결핍은 있는거 같은데 겉으로 티는 안내는 거같아요. 제가 자존심도 있어서 남들 앞에 힘든 티도 못내는 성격인데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오는 것이 정말 힘들었나봅니다. 화를 참는 것도 바뀌고 싶고 이제는 감정을 누르고 힘들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화를 푸는방법도 모르고 그냥 삭히며 지내온것같아요 지금은 이렇게 억압된감정 못참을거같아요


할머니가 항상 바르게 커야 된다고 해서 그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이런 환경속에서도 정말 잘 자랐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억압받고 화마저 표현 못하고 살아온게 속이 뜨겁고 답답합니다. 저도 남들처럼 밝고 좋은 성격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근데 자꾸만 저는 그런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만 듭니다... 제가 남들이랑 있으면 불편하고 친구들과도 많이 어울리지 못했고 말주변도 없었는데 이게 타 환경 탓인거같은 생각이 들어요..



행복한 가정이 있는 또래들을 보면 정말 너무 부럽고 부러워서 미칠것 같습니다. 이제는 아빠도 없고 고모와 같이 살지는 않지만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를 때면 너무 괴롭습니다.. 화도 항상 혼자 울면서 삭혔습니다. 다 잊고 지내고 싶습니다.. 최면으로 이런 기억들을 지울수있을까요...? 요즘에는 너무도 답답해서 저녁에는 바람을 맞으며 꼭 산책을 하고 있어요..


중간에 휴학을 해서 아직 학생이구요.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집중도 잘 안되고 잡생각이 많이 떠오릅니다.늘 무기력한거같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낮구요 겉으로는 진짜 멀쩡해도 남들은 제가 정말 괜찮은줄 알아요 제가 잘 극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사연이긴데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책은 오늘도 읽고 있어요. 좋은 책도 감사합니다.

 



















원장

2017.09.14 18:58:42
*.182.186.6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글을 읽으며 님이 살아왔을 지옥같은 환경과 그 속에서 받았던 아픔들이 느껴져서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알콜중독이 있는 가장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어린 아이에게는 불안과 긴장 그리고 외로움과 상처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혼으로 엄마까지 가출하고 거기다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고모의 이상행동까지 겪어야만 했던 님의 어린시절은 따뜻한 햇살이 모두 차단된 감옥과도 같은 어둠의 장소였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님과 아빠, 그리고 할머니와 고모... 모두 참 불쌍하고 힘든 인생이구나라고 느껴져 더욱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님이 자라면서 겪은 힘들고 고통스런 환경에서는 님의 진장한 원함이나 욕구가 억압되었기에 님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며, 매사에 두려움이 많고, 관계에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입니다. 아마 다른 사람었으면 진즉에 가출하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사회생활에 문제를 많이 일으켰을 것입니다.


하지만 님은 누구보다도 잘 참아내고,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지만 잘 커왔습니다. 이런 님의 현재 모습만으로도 저는 님이 자기 삶에 나름 성공적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님은 한사람은 성인으로서 님의 삶을 아빠나 고모와는 다르게 보다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자기책임임의 길에 서 있습니다. 아빠는 자기인생을 포기하고 술에 의지하여 스스로를 불행한 인생을 살았고 고모 또한 자기내면의 불안과 위축감으로 보이지 않는 벽에 갇혀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런 아들과 딸의 불행을 지켜보며 평생을 고통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님안에 억압된 감정들과 상처받은 마음은 정신적으로 자신을 책임지지도 못하는 고모에게 표현해 봤자 아무 의미가 없으며, 고모를 잘 돌봐 달라는 할머니의 말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할머니의 불안이자 걱정과 염려이지 님의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시절의 지옥같은 고통에서 약간 떨어져 나온 님은 이제 자기 삶을 스스로 치유하고 삶의 주체로서 바로 서야하는 시기에 와 있습니다. 님 나름대로 심리책도 읽고 노력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책을 읽어보시고 팟빵의 강의나 동영상 강의도 있으니 보시고 도움이 필요하시면 상담을 오셔도 좋습니다.


힘들게 살아온 지난 날들을 용기를 가지고 솔직하게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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