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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조회 수 3220 추천 수 0 2013.04.09 01:14:35

결혼을 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 남편따라 갔다가 임신을 하고 일도 그만 두고 인터넷에서 임산부 모임도 가입해서 산모교실도 같이 다니기도  하였고, 또 나를 이용하는구나 싶어서 피하게 되었고, 마주치게 되면 어쩌지 하고 집에만 있게 되고, 카페서 그 언니가 글을 남긴 걸 유독스럽게 보게 되고, 피해의식으로 인해 잘 안됐으면좋겠다 싶기도했습니다.

 

나는 잘 해줬는데 왜 이렇게 이용 당하기만 하는걸까 하며, 난 어쩔 수 없는 바보인가 싶어 자책하고, 혹여나 마주치게될까 두려웠고, 아이를 낳으로 친정에 오는게 오히려 맘이 편했습니다.

 

진통이 와서 아이 낳으러 병원에 왔는데 아이 사진을 붙여 넣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잊혀졌던 이름이 보여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예전에 20대 중반때 다니던 회사 여직원이랑 이름이 같았고, 흔한 이름이 아니라서 설마설마 했어요.

 

여기 사는 사람이니 몇번 마트같은데서 마주치긴 했죠.  아이 낳는거 보다도 이 사람을 여기서 마주치는게 더 싫은거에요.  날 괴롭히고 억울했던 일도 많았고, 오해들 속에서 나는 여직원들 사이에서 파렴치한 사람으로 찍히고 왕따의 아픔이 있었어요.

 

센터를 다니며 어느정도 정리는 되었다 싶었는데 아니엿어요.  나는 이제 엄마니깐 강해져야 한다. 그건 단지 옛날일이고 난 그때의 내가 아니다라고 속으로 되뇌이면서도 혹시나 수유실에서 마주칠까봐 누가 들어올때 마다 불안해하고 같은 산후 조리원을 쓰게 되는게 너무 신경쓰여요.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속 앓이만 하네요. 낼 되면 퇴원해서 조리원가게 되는데 나도 모르게 아니였으면.. 하고 그이름 붙은 방부터 찾게될꺼 같아요. 

 

난 언제까지 이렇게 과거에 사로 잡혀서 현실에 살지 못할까요? 이제는 나는 가정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내가 자존감이 없으면 아이도 그걸 배우게 될텐데 하는 걱정까지 미리하게 됩니다 .

 

아무렇지 않게 무리속에서 조용히 뭍혀서 살고 싶어도 늘 튀는 거 같구, 편이 갈리는 거 같고, 결국엔 나 혼자 남게 되고, 그래 난 원래 혼자가 편해 하지만 늘 외롭고 누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데 믿지는 못하고 계속 반복되는게 지치네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 혼자라는건 편하기도 하지만 외롭거든요 ..

내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면 된다셨는데 여전히 안되네요.


원장

2013.04.09 10:39:45
*.81.10.216

원장입니다.....

아들을 낳으셨다고 성원님께 소식전해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아직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름 잘 지내다가 한순간 힘들어져서 불편해 하고, 더군다나 과거의 힘들었던 사람에 대해 혹시 산후조리원에서 마주치게 될 것 같은 불안때문에 마음이 혼란한가 봅니다.

 

나를 인정하고 사랑한다고 함은 자신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니다. 햇살님의 문제는 외부의 다른 사람과 관계의 문제이기 보다는 님안의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그로인해 관계에서 항상 느끼는 피해의식이 문제의 초점이 아니었나 합니다.

 

님의 불안은 남들과 다르게 느끼는 깊은 예민함과 그리고 그 예민함으로 인해 내뜻과 다르게 상대에게 맞추어 주다가 나중에 내 뜻대로 되지 않을때 느껴지는 최소한의 기대감에 대한 실망과 피해의식을 반복해 왔지요.

 

이제 아이를 낳은 엄마니까 강해져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의 강해진다는 의미는 어쩌면 내것을 더 지키고, 나의 안전을 위해서 기준의 벽을 쌓는다는 의미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강함은 스스로를 관계에서 더욱 고립시키고 혼자된 외로움에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외부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단지 불안과 두려운 마음때문에 스스로 일으키는 생각의 망상들이 님을 혼란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임산부 모임에서의 그 사람과의 불편함과 20대 중반때 회사 여직원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도 모두 생각이 만든 걱정이고 기우인지도 모릅니다.

 

님은 지금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낳았고, 아이와의 가슴으로의 연결은 님의 가슴에 사랑의 진실을 꽃피우게 할 것입니다. 남편은 님의 편이며 이제 아들을 낳은 님에게 누구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불안이 만든 생각은 망상에 꼬리를 물게하고, 실제가 아닌 노끈을 뱀이라고 착각하게 하며, 님이 지금 누려야 할 행복을 모두 빼앗아가기도 합니다.

 

사랑은 불안해 하는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언제나 우리의 내면에 있기에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내안의 불안을 허용하지 못하면 외부에 더 많은 기준과 벽을 쌓고 고립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은 열린 마음과 허용과 수용에서 생겨납니다. 불안을 붙잡고 해결하는 마음보다는 사랑을 믿고 신뢰하면 사랑과 행복이 자신의 삶에 나타납니다. 이제 누구를 만나더라도 내안의 불안을 허용하는 사랑의 마음으로  만난다면 어떤 사람을 만난다하더라도 자신을 편안하게 쓸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다시한번 아들의 득남을 축하합니다.^^

항상 빛과 사랑이 그대의 가슴에 자라나길 기원합니다.~ ~

몸조리 잘하시고 아들을 보고 싶네요. 기회되시면 센터로 나중에 놀러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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