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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책읽고 찾아왔습니다.

조회 수 3169 추천 수 0 2013.03.08 16:38:50

'나를 꽃피유는 치유심리학' , 그리고 다는 못봤지만 '마음아 행복하니' 책을 보았습니다.

보고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를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일에요..


저는 요즘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 말하기로 은둔형 외톨이 라고 하죠?

사람을 아예 안만나는건 아니고 취업준비하는 집근처 친구와는 자주 얼굴보고, 저혼자 서점이나 이런데도 많이 다니고 하는데, 문제는 진짜 사회생활에는 뛰어들지 못하고 있어요. 겁이나기도 하고, 지금 사회생활을 하기가 싫습니다. 못하겠어요. 작년에 졸업을 하고 구직을 처음에 하고선 회사에 잠깐 들어가 인턴생활도 하고 했는데, 일의 업무를 제가 싫어했어요..

 

 

전 디자인과를 졸업했는데요. 전과를 해서 디자인과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전과를 하자마자  생각과는 많이 달라서 당황하고 바로 휴학을 하기도 했는데, 잘못된 선택을 내가 했다는 생각때문에 자괴감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자책하고, 우울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한 선택인데 책임을 져야하고 자퇴를 할 수도 없어서 그냥 꾸욱 참고 졸업까지 했어요. 그런데 내내 경미한 우울증 이랄까요... 그냥 저랑 안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자신감이 없고 저에 대한 자존감까지 낮아지더라고요. 그런데 그래도 괜찮은 회사를 들어가려면 전공을 살려야 겠더군요. 그래서 막 면접보는데 이 일에 열정이 있고, 잘할 자신있고 막 이렇게 뻥을 치면서 목표로 한 회사 면접을 뚫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자꾸만 내가 내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고 난 가치없는 인간이야. .. 막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저를 속이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겉으로 유지하려고 하니까 사람들 하고 어울리는게 점점 부담스럽고, 얼굴은 굳고, 경직되는것 같고, 속으로 우울하고... 원하던 높은 회사에 들어왔지만 속으론 끊임 없이 불안하고,,, 내가 이 회사에 맞는 사람인가... 계속 우울했습니다. 주어지는 과제도 불안감에 제대로 수행을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저는 제가 .. 다른사람 보다 뭔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아왔거든요. 속으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중학교때  시험공부,, 이런걸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다보니까 우울해지고 한번 공황? 비슷하게 시험전날 온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날 공부하는것도 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울면서 잤는데 한번 그러고 나니까 저는 그냥 내가 미쳤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날도 울고 그 다음날도 울고...

 

그때이후로 저는 제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늘 좀 위축되고... 특히 누군가와 가까이 지낼수가 없었어요. 저만의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디자인과까지 오게된 배경에도 제가 저때 저런 상황을 겪고 나서 공부가 무서워졌어요. 공부하는게 두려워졌어요. 등수에 집착하는 저 자신이 저한테 자꾸 불안감을 주고 그런 불안을 겪는게 두렵고 그래서 그림을 배우러 다녔습니다.  미술학원에 다니는 동안에는 공부에서 좀 해방되는 느낌이었어요. 원래 예체능 하는 애들은 공부좀 못해도 되는거 아시죠? 그런 부담이 없으니까 공부도 편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뭔가 회피하러 시작한 일이란걸 아니까 다시 공부하겠다고 했었는데 그러고 나면 변함없이 불안감에 시달렸고 ,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계속 심리학책 보는 강박증상?이랄까요? 공부하는것 보다 내가 미쳤으니까 정상으로 돌아가야 된다. 이런 생각에 심리학책만 죽자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공부는 잘 하지를 못했어요. 지금도 '공부'는 아니지만 어쨋든 제가 해야되는 주요 일에 대해서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할수록 저는 더 우울해 지는데 그런 우울함을 억지로 무시하려고 하니까 막 불안해지고...

 

사실 요즘도 집에서 심리학책 보면서 지내요. 저를 들여다 본지 6개월쯤 됐네요.. 근데 요즘엔 보는게 좀 실질적으로 도움으로 이어지는것 같긴합니다. 감정표현하는 연습하려고 감정일기 같은것도 쓰고, 집에서 걷기 명상같은 것도 하고, 속으로만 증오하던 아버지한테 감정표출도 좀 하게됐어요.

 

 

근데 이것도 걱정이에요. 예전에는 제 머릿속에 있던 도덕관념 때문에 화가나도 화가 없는것 처럼 살다가 요즘에 조금씩 억눌렀던 감정을 드러내려고 하니 쌓인게 너무 많았나봐요. 이성이 날아가요. 아버지한테 화를 낼때는, 진짜 눈이 뒤집히는것 같고 그냥 내가 죽던지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같이죽던지요..

 

저는 자꾸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할것 같고, 잘해야 될것 같고, 이런 부담감이 큽니다. 그냥 부모님이 평소엔 저한테 늘 무관심하고 무뚝뚝하고 그러시다가 성적 잘 받아오면 너무 좋아하시고 이러니까 저는 그냥 나는 저런걸로 사랑받는구나 생각했던것 같고, 그래서 인정받으려고 엄청 노력했던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하면 할수록 저는 힘들고, 우울해 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안좋은거야 라고 무시하려고 하면서 불안증세가 심해졌구요.

 

어렸을때 감정이나 습관이 그대로 이어져서 그냥 아직도 몸만 어른이지 애에서 머무르고 있는것 같아요. 속은 정말 만신창이에 엉망진창이라 피해의식 굉장히 많고, 겉으론 멀쩡한척 하고 다녔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 사고방식도 진짜 썩은것 같아요. 다른사람들 속으로 무시하고, 하나도 친밀하게 생각도 안하고, 속에 있는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 놓고 다른사람 얘기 들으면서 수정해 본적이 없으니까 그냥 머릿속에 이상한 생각만 가득하게 인생을 살아가는것 같아요. 오해의 연속인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요.. 


 

정말 꽉 닫혀있던 마음이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그래도 요즘 '아 내가 마음이 많이 닫혀있구나..' 라고 인지하게 되면서  아주 조금씩은 열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작년에 인턴 끝나고 서울에서 상담센터에 한 4회갔는데 그때 가서는 저 토론만 하다 왔거든요.

 

 

그냥 머리로만 이해하는 법 밖에 모르고 마음을 드러내는 걸 몰라서, 그리고 그냥 제 진짜 얘기가 너무너무 창피한거에요 말하기가. 절 진짜 이상하게 볼것 같고..쪽 팔릴 것 같고, 두렵고, 그래서 상담 포기했는데, 지금은 다시 해보려는 마음을 먹고 있어요. 지금은 진짜 제 마음을 좀 얘기할수 있을것 같아서요.. 

 

 

사실 선생님 책 보고 이곳에 상담을 다녀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집이 분당이라서 좀 멀긴한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혼자서도 조금씩 저에 대해 알아 나가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도움을 받으면 더 빨리 진행이 될것 같기도 하고, 제가 저혼자 가지고 있던 이상한 가치관들도 하나둘씩 피드백을 통해 수정해야 할것 같기도 해서요...

 

저 사실 좀 심각합니다. 치유심리학에 나오는 블랙독이 거의 7개 정도 해당되더라구요. 너무 문제가 많아서 이것저것 다 얘기하려다 보니까 글도 정신없어졌네요; 얼른 새로운 제 모습으로 사회생활도 시작하고 싶고, 이제는 죽지못해 사는게 아니라 좀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저혼자 하는것보다 상담을 받는게 도움이 많이 될까요. 아 대구가 머네요 ㅠㅠ





원장

2013.04.01 11:47:56
*.81.10.216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저의 책 " 나를 꽃 피우는 치유심리학"이랑 "마음아 행복하니?"를 읽어보시고 이렇게 힘든 마음에 대해 질문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님은 그동안 '자신의 생각' '실제 현실의 자신' 사이에 일어나는 괴리감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님은 생각으로는 어릴적부터 사랑받고 인정받으려면 공부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잘해야 하고, 남들이 보기에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였지만 현실의 실제적인 님의 마음은 엄청난 열등감과 불안감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런 머리와 가슴의 분리감은 머리로는 불안감에 뭔가를 해야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이지만 가슴은 무력감과 의욕이 말라버린 터빈 공간이 되어버린 느낌에 빠져버리고, 언제나 겉과 속이 다른 가면을 쓴 자신의 모습이 느껴지면서 스스로 뭔가 아니라는 자기부정의 감정을 가지고 계속 살아 온 것이 아닌지요?

 

님은 그동안 자신의 문제를 심각하게 탐구하며 많은 심리서적과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어릴적 받았던 부모님의 영향이나 상처들 그리고 님의 내적인 성향과 억눌린 감정의 이해등 문자기제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니에게 치유의 길은 이런 님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여 새로운 자신으로 변화하는 길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웠던 님에 대해 원하는 어떤 욕망의 기준이 아닌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님은 어쩌면 완벽하고 잘해야 인정받고, 사랑받는다는 사회의 잘못된 신념과 관념에 최면되어 진실한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보지 않은채, 사회가 원하는 길을 따르려했지만 내면에서는 그런 자신이 힘들고 부담스러워 막상 닥친 현실들을 회피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상담과 치유의 길은 문제자체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자기사랑의 길입니다. 쪽 팔릴것 같은 수치심과 자기내면의 두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려는 결심을 가진다면 님은 진실로 자기인생의 주인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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