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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소외감에서......

조회 수 3149 추천 수 9 2009.03.08 09:25:04
안녕하세요?
오늘 새로 가입한 한 학생입니다.
이렇게 글을 올린 것은....
제가 제 자신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감당할 수 없다고 느낀 시기는 지났고
그냥 제 감정이 흘러가는대로 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이 상태를 누군가 고쳐주기를 바라기보다는
그냥 제 이야기를 누군가 한 번 봐줄 수 있다는 사실,
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만족하며
글을 올립니다.
.
.
.... 어렸을 때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때부터 느껴온 감정만큼은 기억납니다.
'외로움'
이 감정은 19살이 된 지금도 제게 풀 수 없는 실타래와 같습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이모 집에 잠시 맡겨질 때가
아마 그 감정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가장 심했던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였던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전학을 왔죠.
3학년 때 부터 따돌림을 당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따돌림은 절정을 달했습니다.
착하고 어리숙다는 이유로 가정시간에 비싼 재료란 재료는
다 가져왔던 일이 기억나는 군요.
그 때 저희 어머니는 애써 울음을 참으시며 챙겨주셨죠.

저는.....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친한 친구가 제가 교무실에서 칭찬받는 걸
보기 싫다며 같이 가길 거절하면서 절교 당했고,
(물론 싫은 이유는 더 있었겠지만요ㅎㅎ)
중학교 2학년 때는 7명의 아이들의 리더 격이 되면서
짝이 맞지 않아 누군가가 혼자 다니는 게 보기 싫어서
저 혼자 다니던게 기억나는 군요.
중학교 3학년 때는 나름 행복하고 평온한 일상이었던게 기억납니다. 그때는 한 여자아이에게 집착했었는데(아, 참고로 전 여학생입니다^^), 그 아이가 조금 아니 많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부반장이었었는데 친구들과 맞지 않아 겉돌았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3월 말에 사귄 친구 둘에게 실수를 하는 바람에 왕따 아닌 왕따가 되어버렸죠. 물론 그 친구 둘 빼고는 잘 지내기는 했지만 다른 아이들이 불편해 할까봐 누군가와 같이 다니지는 못했습니다.

솔직히 마음고생이 많았습니다.
정말 부끄럽게도 행복해 할만한 기억은 아예 생각나지 않아요.

저는 제 감정에 매우 충실합니다.
우울해 질 때면 한 달도 가고 3,4일은 기본이죠.
행복해 할 때면 그 날 5시간 정도는 무얼 하든 행복합니다.

우울해 질 때면 제 자신을 비관하고
행복해 할 때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이런 상태가 매우 심하게 반복되다 보니(물론 전자의 경우지만요)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말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습니다.
고치려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네요.

이 상담을 하기 전에 심리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게시판에 있는 것을 다 해보았는데
결과가 참.. 멋지게 나오더군요ㅎㅎ

누군가의 시선이라는 건 얼마나 고맙고도 잔인한 일인가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그냥 스쳐가는 이야기라고 그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비난이든 동정이든 받을만큼 받아와서 이제는 누군가의
애정어린 답변마져도 의심하고 비웃게 되고 말거든요.
달려있다는 사실조차도 무서워지니까요.

지금 이순간도 무언가를 애타게 기대하는 저이기에
실망스럽고 지쳐가지만, 더욱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올려봅니다.

제발 부탁이니 네 의지로 어찌 해봐라 라는 답변은 말아주십시오
차라리 달지 않는게 감사하거든요
건방졌다면 죄송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힙노자

2009.03.08 09:26:00
*.108.209.55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작으면 작고 많으면 수많은 그지나간 시간을 외로움이라는 단어와 철저히 싸우며 살아온 님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표현대로 어줍잖은 비난이나 동정의 이야기는 그만 두렵니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있으며 또한 극복해보고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발버둥치며 살아왔을까를 생각하니 그 작은 가슴안에 들어있을 고통과 실망의 힘든 시선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그냥 나의 얘기를 해보렵니다.
어린시절 힘들고 가난했던 나는 학교에서 언제나 눈에 띄지도 못하고 없는 아이였지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 지금 나에겐 그 흔하디 흔한 동창한명 남아있지 않지요.

어릴때 언제나 외톨이였고 혼자여서 항상 남을 의식하고 쑥기없다고 주위에서 핀잔도 많이 들었지요.
어울리지 못하는 나는 눈치보는 아이였고 초라하고 외로움은 언제나 친구였지요.

언젠가 부터 나는 외로운 나를 인정하고 남에게 주목박거나 인정받으려는 마음을 포기하기 시작했지요.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은 나에겐 항상 기대가 허물어지는 지옥이었지요.

나는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였기에 마음은 외부로 바깥으로 나가서 형식은 외로움 이었지만 진실은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나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자신감없음을 보았지요.

나는 외로웠지만 진심으로 한번도 외로움을 몰랐듬을 알았고 그때이후 진정 나에게 외로움은 '참나'가되는 하늘이 주신 기회임을 알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자 수많은 성인과 철학자, 작가와 종교가가 외로움의 길을 통해서 진정한 자신이 되어갔음이 보이기 시작하였지요.

외로움이 철저히 자신에게 있음이라면 과거의 나는 외롭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나의 삶이 아니라 남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한 나없는 외로움이였기에 내면은 언제나 공허하였는가 봅니다.

님은 외로움과 고통이라는 이름으로 어쩌면 진정한 삶의 모습과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중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힘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자신에게 정직하고 솔직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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