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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애정결핍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회 수 3178 추천 수 3 2009.02.14 20:41:39
저는 제가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더군요. 사는 게 시원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그래서 제 성격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를 알기위해 제가 살아온 환경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15세 때 부모님이 싸우고 결국 이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무덤덤하게 지낼 수 있었던 점이 지금 생각하면 의구심이 듭니다. 그 당시 왜 감정의 동요가 없었으며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을까.....

한편으론 무의식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 소극적인 성격이 만들어 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만약 무의식중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 스트레스들은 무관심일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바라보면 이 무관심이 저도 모르는 새에 애정결핍 상태를 이끌어 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몰론 애정결핍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런 것이라면 제 안에 있는 성욕도 다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누가 그러기를 성욕이 없는 자는 살인을 안 한다는 군요. 통계가 나왔다나. 물론 초자아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살인은 생각도 할 수 없지만, 이성에 대한 환상이나 희망, 욕구는 아직도 제 안에서 주인노릇 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가 초연하게 가족의 불화를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자아가 자기를 보호한답시고 망각이라는 기술을 쓴 것일까요? 사실 그 사건이후로 할머니 손에 자라면서 부모님이랑은 가끔씩 만났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떠올리면 그리움도 없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거든요. 군 생활할 때도 별로 생각도 안 나고. 제가 생각해도 정말 무정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사랑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저 정으로 대하는 것 같이 느껴졌고, 저 또한 부모님을 그렇게 대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인의 모든 정신병리 현상의 원인이 애정결핍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육체의 욕구 의식주가 충족되면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데, 의식주가 해결 됐는데도 어딘가 불편합니다. 이 정신의 불안전은 저희 부모님 사이의 불화가 제게도 이어진 것 때문일까요? 의식에선 드러나지 않지만 무의식 저 깊은 곳에서는 정말 문제가 있을까요? 저는 이리도 무덤덤한데, 그 때 문제를 직면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회피하여 굳어졌기에 지금 심정이 착잡할까요? 밑 빠진 독 같습니다. 뭘 해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가 않아요.

이렇게 제가 뭘 해야 하는지 확실하기 알지 못하는 것은 자기 성찰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겠지요. 책을 읽어도 골수를 쪼개고 들어오는 깨달음은 찾을 수도 없고, 소화한다는 느낌은 커녕 그저 읽는다 싶으며, 참 나를 아는 것도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명상을 좀처럼 해보려 해도 잡생각이 여기저기 나타나 신출귀몰 합니다. 저 자체도 감정에 의해 사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인관계를 잘하고 싶습니다. 대화할 시 상대방이 말을 건네면 바로 소화하고 재빨리 자기 것을 던져줄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저한테는 그만한 순발력이 없거든요. 예수가 몸소실천 했던 자기 비움을 하면 대인관계를 포함하여 모든 문제가 말끔히 사라질 것이라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관심만으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저는 제 육체가 잠을 자든, 밥을 먹든, 일을 하든, 놀든 간에 모든 행위가 자기 비움에 맞춰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욕구가 제 동력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그 자체에 몰입을 하고 싶습니다. 의식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에서 솟구쳐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내가 남을 의식하지 않도록, 타성에 젖지 않도록 말이죠.


넋두리 늘어놓고 갑니다.
친절하게 답변해 주신 점 감사합니다.

힙노자

2009.02.14 21:47:49
*.182.87.203

안녕하세요. 희준님.....
희준님의 삶 또한 지난날 부모님으로 인한 내면에 상처가 무의식에 쌓여 있는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15세에 이혼하시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지만 그 당시 감정이 무덤덤하고 멀뚱할수 밖에 없었던 어린시절의 희준님은 단지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서, 스스로 고통과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감정의 문을 닫아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성격이 소극적이라면 아마도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은 어린시절 부모님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기보다 버림받은 상처에 대한 무의식적 자기방어가 무관심으로 표현되었고 성욕은 사랑받고자 하는 또다른 표현이지요.
감정은 닫혀있지만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육체로 느끼는 마음이 성욕의 형태가 아닌가 합니다.

문제를 직면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느낌과 생각을 이해하고 보는것을 말합니다.
진실한 자신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지 못하고 외부의 수행에 대한 방법이나 겉도는 지식으로는 진정한 성찰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참나를 알려면 먼저 자기내면의 어둠과 무의식의 아픔과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를 먼저 푸는 것이 님에게는 순서가 아닌가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의식의 정리되지 못한 에너지가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으면 고요해질수록 마음은 시끄러워 질수 밖에 없습니다.

님에게는 수행에서 비움을 먼저가지기 보다 자기이해와 자기사랑의 채움이 먼저가 아닐까합니다.
삶에서 한번도 채워보지 못한자가 어떻게 비울수 있으며 가지지 못한자가 버릴수 있겠습니까?

감정이 님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님 스스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자기암시와 습관이 님을 스스로 묶고 있지요.
대인관계에 우선하기전에 자기와의 관계가 되지않기에 당연히 남을 의식할수 밖에 없을것 입니다.

하지만 님의 애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꽃피고 있음을 글에서 봅니다.
자신을 향한 고민과 진리에 대한 간절함이 님의 이모든 고난과 역경을 충분히 이겨내리라 봅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상담을 1회정도 신청하셔서 자신의 마음과 무의식의 마음을 검점해 보는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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