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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치료란 무엇인가?

조회 수 2715 추천 수 0 2009.06.23 10:21:21
마음치료란 무엇인가 - 마가 스님 마곡사 포교국장

------ 마음치료가 가능한 이유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문제에 머물거나 미래를 걱정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지금 현재에 쓰여질 에너지와 힘이 문제에 집착되고 걱정에 보내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지금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현재에 머무를 때 문제가 해결되고, 문제에 머무를 경우 그 문제는 더 고착되고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왜냐 하면, 우리가 깨어 있는 순간은 지금 이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명상의 원리이고, 곧 마음치료의 원리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지금 여기로 마음을 가져와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 마음이 치유된다.
다음은 우리 절에서 실시한 템플 스테이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 사례 1
A는 집이나 직장에서 생활할 때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심지어 친구를 만날 때도 술을 마시거나 상사에 대한 넋두리나 가족에 대한 부담감 등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보내지 못한다. 가족들과 함께 뭔가를 할 기회도 없다. 그래서 A는 요즘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우며, 인생이 허무하고 ‘사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 사례 2
B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겪는 작은 실수 뒤에는 항상 ‘멍청하긴... 역시... 내가 뭘 잘하는 게 있어야지’라며 자신을 구박하는 데 힘을 쏟는다.

◎ 사례 3
C는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하거나 108배, 염불을 하면서 사찰에 나가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사찰에서의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은 일상생활까지 잘 이어지지 못한다. 가족들이나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거친 말을 할 때가 많다(불교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날카로움이 아니다).

마음치료의 시작
위에서 예를 든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가 아닌, 삶에 대한 회의, 우울함 등을 겪는 세 명은 내 이야기거나 주변에서 우리가 흔히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A는 생계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해 돈을 번 가장이다.
그런 그가 왜 지금은 웃음이 별로 없고, 사는 게 허무하다고 느끼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족, 직장, 회사를 위해서 노력과 시간을 모두 투자한 까닭에 자신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론 일을 하느라 가족을 팽개쳤을 수도 있다.

이런 A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굳이 치료라는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A에게 필요한 것은, 일을 떠난 휴식이나 여행, 일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살펴보는 등 일을 떠난 자신만의 시간이다.

‘내가 잘하는 것을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생각이 잘 나지 않고, 못하는 건 우후죽순으로 떠오른다’라고 말하는 B는, 자신감은 겸손의 미덕이 아니라고 보는 우리 문화와 점수로 비교되는 학교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자신을 비하하거나 꾸짖는 말을 중얼거리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한 말과 행동이 계속 삶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려서 활력과 희망이 사라지고, 심한 경우 무기력과 우울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것에 대한 답은 부처님의 말씀에서 쉽게 찾아진다.
부처님은 자신에 대한 자비와 사랑이 최우선이라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장점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보지 않고, ‘멍청한, 내가 항상 그렇지 뭐...’ 같은 습관적인 자기 비하나 자책의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작은 것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습관을 들여 나가야 한다.

B가 앞에서 제시한 것을 실천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한 마음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활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나는 하나뿐인 존재이다.
그것을 1등으로 지각할지, 꼴등으로 지각할지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말이다.

불교 수행이나 기도를 하면서 C와 비슷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속이 상하고 답답하거나 막막했던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가끔은 기도나 절을 하는데도 못된 마음이 더 올라오니 그것이 나에게 맞지 않나 보다는 생각을 하면서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을 것이다.

C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왜 일어났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C 역시 자신이 아닌 가족을 위한 기도를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에 가서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절을 하지만, 정작 집에서는 정반대로 가족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C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절이나 수행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위에서 예로 든 세 명 아니 우리 모두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본인의 마음을 돌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웃음을 잃어 가면서 표정이 굳어지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며, 화나 서운함의 수레바퀴를 굴리게 된다.

마음은 오묘하고 변화가 많으며 다루기가 힘들다는 『법구경』의 말씀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마음의 변덕에 대한 많은 경험을 한다.
그렇지만 그 마음을 돌보는 데는 인색하다.
A는 일과 회사를, B는 잘못된 방향의 마음을, C는 가족을 돌보느라 가장 중요한 자신의 현재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현재 마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일과 직장생활에 지친 마음의 외로움과 허전함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마음의 소중함과 생기를 찾아야 하며,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자신의 마음에도 돌봄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이렇게 현재 자신의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을 돌보는 방법이 스스로 하는 마음치료이며, 이것이 처음에는 어렵기 때문에 상담자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서 마곡사에서는 마음의 소리를 함께 찾고, 스스로 돌볼 수 있는 힘을 가지도록 자비명상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A는 과거 일이나 회사에서 삶의 방향을 찾아왔으나 현재 자신이 느끼는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고 발견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가족의 행복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어 허전함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자책과 열등감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B는 과거의 부정적인 평가로 인해 가지게 된 열등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장점을 찾고 타인에게 소중하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고귀하고 장점이 많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도 활발하게 맺을 수 있다.

또 죽음명상이나 과거의 삶을 반추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이름으로 소외된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게 된 C는, 내면의 목소리와 만나고 지금 현재 자신의 마음을 돌보게 된다.
그 결과 가족에게 보다 더 편안하고 충만한 사랑과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
과거나 일, 타인들에 중심을 두느라 제쳐 두거나 버려졌던 자신의 마음을 만나고,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이 마음치료의 시작이다.

마음치료의 궁극적 목표
마음에 대한 관심과 돌봄을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고 할지라도,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한 깊고 큰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그것이 몸의 아픔이나 고통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특별한 이상이 없지만 몸이 아픈 신체화 증상이나 암 등 우리가 주위에서 자주 만나는 신체적인 병의 뿌리는 심리적인 것인 경우가 많다.

◎ 사례 4
D는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뿐만 아니라 자궁 통증, 두통, 만성 피로 등 신체의 고통을 심하게 겪고 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해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한다.
D는 어릴 때 부모님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몸이 아프면 많은 관심과 사랑이 왔다.
그것이 시작이었고, 지금도 자신이 외롭거나 힘들 때 몸이 많이 아프다고 하였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과거를 새롭게 만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본인이 직접 지나온 삶 속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 당시 느꼈던 감정(특히 상처나 고통이 된)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쌓아 둔 기억의 무게나 아픔이 강해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경우에는 상담자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D의 경우에도 현재 정기적인 상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춤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낀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건강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또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회오리는 갈등이 일어난 상대방과 말을 통해서 푸는 것이 좋다.

관계 갈등은 당사자들간의 마음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오해가 풀리고, 자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상처나 고통이 되는 큰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을 억압하거나 쌓아 두지 않고 지금 해결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사건으로 인한 아픔으로 생활에 방해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 서로 맞지 않는 면을 발견할지라도 자신과 상대방의 특성과 문제를 이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어 건강하고 밝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마음치료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건강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불편을 없애고 몸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D는 다양한 명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을 오래하지는 못했는데, 명상 도중에 너무 강력하고 부정적인 신체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견뎌 내기가 너무 힘들어서 명상을 포기하고 상담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명상을 할 때 일어나는 통증이나 엄청난 고통을 견딜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명상 중에 일어나는 일반적인 통증과는 다르다).
그래서 상담과 춤으로 몸을 이완하면서부터 명상 시간이 덜 고통스러워졌다”고 D는 말하고 있다.

D처럼, 지금 드러나는 증상뿐만 아니라 과거의 감정의 무게가 너무 큰 경우에는 처음부터 명상을 시작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음의 고통이나 상처에서 벗어나는 상담이나 치료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명상은 주관적인 관점을 객관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무상, 무아, 일체개고(一切皆苦)를 봄으로 인하여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마가 스님 중앙승가대 복지학과 졸업했다. 법주사 복천암 선방을 시작으로 5안거를 성만했으며, 미얀마 마하시선원에서 수행했다. 중앙대 교양학부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마곡사 포교국장으로 있으면서 마곡사 템플 스테이를 비롯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불교수행 프로그램을 지도하며 나누는 기쁨 공동체 상임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상담학도와 함께 불교와 상담의 만남을 설명한 『내 안에서 찾는 붓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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