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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1231 추천 수 0 2019.06.24 05:43:24

최근에 틀을 깨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았다. 주변 도반님들에게 우갸갸 울라라 같은 뜬금없는 말을 해보거나, 좀비나 엽기표정을 지어보기도 했고, 그동안의 익숙한 형식적인 대화가 아닌 내 것을 드러내보는 대화를 하거나, 불편함이나 당황함을 표현해보기도 했다. 혹은  길을 다니며 말연습한답시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나는 찌질이에요, 우울증환자에요.라고 말을 해본다던가 '야 재밌냐'라고까지 시비도 걸어보았다.

 

 

그것에 대해 응원하는 사람도 있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고, 째려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정말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웬 이상한 놈이야?'하고 끝날정도로 사소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시도하는 내 안의 세계에선 지옥일만큼 부끄럽고, 쪽팔리고, 두렵고, 정말정말 하기 싫었다. 그럼에도 한 이유는 그동안의 내 삶이 착한 사람으로 한정지어진 삶을 살았음을 인식이 되면서 지긋지긋한 경직과 불안에서 편해지고 싶었고, 더이상은 두려움을 회피해선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도덕적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여 나빠보일만한 행동들은 다 통제하여 내 것이라곤 존중받지도 못한 삶이 불쌍해보이기도 하고, 마음 하나 잘 느껴보지 못한 내가 내 욕구와 마음들을 느껴보고 싶었다.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행동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도 사람 앞에서 할까말까 할까말까를 반복하다 그냥 질렀을 땐, 우습게도 웃음이 나왔다. 째려보는 상대에게 뭐, 한판 해볼까? 하는 욱하기도 하고, 실제 행했을 땐  내 안에 다양한 것들이 올라왔었다.



아이처럼 칭찬받고 싶은 마음, 자랑하고 싶은마음, 투정이나 어리광 피우고 싶은 마음, 관심받고 싶은 마음, 장난치거나 욕하고 싶은 마음 등등.. 참으로 다양한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주변 도반님들이나 사부님께 '칭찬해주세요'라던가 '나 잘났어요', '관심받고 싶어요'라며 아이처럼 표현해보기도 했다. 분명 그동안의 나라면 다 큰 성인이 이 무슨.. 하며 간과하고 넘길 것들이었는데 그 어린 마음들을 그대로 드러냈을 때, 아이처럼 미숙하게 나가는 표현에 민망하기도 했지만 내 스스로 잘했다는 뿌듯함이 저절로 러나왔다.

 

  

'이야.. 나 괜찮은 놈이네' '졸라 멋진데?' 용기를 갖고 틀깨는 행위를 해서 뿌듯한게 아니었다. 그냥 그동안의 찌질하거나 보기 싫었던 것들을 그대로 봐줄 줄 아는 그런 것에 대한 뿌듯함이었다. 이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용기가 올라와 그것이 주는 느낌에 있다가도 이내 익숙한 불안과 경직이나 두려움이 나를 옥죄여오듯이 다시 밀려와 좌절감이 들었다. 그렇게 했건만 업식은 왜 더 강해진단 말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가 이것이 정말 두려움과 불안들을 느껴주고 만나주고 있다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와닿지 않던 사부님들의 '감정들을 피하지 말고 느끼고 만나주면 흘러간다'란 말씀이 이해가 되었다.

 

 

조금씩 가벼워져 가는 것 같다. 물론 아직도 지금의 상태가 걱정되고 두려운 건 사실이다. 착해야할 것 같은 두려움도 여전히 일어난다. 허나 그것이 진실이 아님 또한 알기에 자존심이란 이름으로 진실을 왜곡시키는 머리가 아닌 가슴의 결심을 또 품어본다. 그렇기에 내 안의 것을 만나가기 위해 업식들을 비춰주고 받아주시는 도반님들이 참으로 감사하다. 그 분들의 진실들을 만나는 순간 나 또한 아무런 걸림없이 순수하게 웃는다. 



요새들어 웃음이 자주 나고 서로를 도와 함께 빛 나는 도반님들과 함께 하는 이 순간들이 참 좋다 . 두려움을 무릅쓰고 불편함을 표현해봤을 때 상대에게 느끼는 불편함은 실은 내 안에 상대를 만나고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성원사부님의 말씀을 청신호 삼아, 앞으론 이러한 내 안의 진실된 마음들을 만나가고 드러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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