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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알아차림..... - 화공

조회 수 488 추천 수 0 2018.04.08 08:51:18

길을 걷다가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난 왜 쉽게 자기비난에 빠질까? 뭔가 달콤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빠져드는 것 같다. 언뜻 보면 자기비난은 자기성찰 또는 겸손함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알겠다. 자기비난을 통해 내가 얻으려는 것은 문제를 직면하고 책임지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진짜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못하게 된 데에 또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철저하게 자신을 속이기도 한다.

 

인정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말로는 인정한다고 해 놓고 마음 깊은 곳은 쓰릴 때가 많다. 인정하기 싫어서다.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아니, 아닌 구석도 있으니 잘 찾아보라고 나와 다른 이에게 소리치는 나가 있다. 지난주에 쓴 일지, 소외감에 대해 덧붙여 생각해 본다. ‘나는 일반적인 관계에 서툴다. 사람들에게 느끼는 친밀감이 비교적 적은 듯하다. 사람들에게 애착도 관심도 별로 없다. 관계를 이어가고 부드럽게 만드는 노력을 별로 안 한다.’ 앞으로 변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내 모습이다.

 

인정한다. 물론 마음이 완전히 편안하지는 않다. 이런 나를 인정할진대, ‘소외감이란 당치 않은 것일지 모른다. 나는 관계에서 별로 주지 않았는데 상대는 나를 배려하고 주목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소외감이 아닐까 싶다. 평상시 공정하지 않은 거래에 분노하면서 나만은 예외이기를 또는 나만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착각한 것이다. 첫째, 내 모습 잘 알지 못했다. 둘째, 알아도 인정하기 싫었고 요행히 아니라고 말해 주길 바랐다. 셋째, 인정하고도 나만은 법칙을 피해가고 싶었다.

 

그럼 위에 쓴 나의 모습은 잘못된 것일까. 지금까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에 감추고 싶었고 마음이 쓰렸다. 하지만 지금은 잘됐다, 잘못됐다는 판단을 유보하고 싶다. 그냥 현재 내 성향이라고 꼬리표를 붙여두고 싶다. 다른 이에게 준 것보다 더 받고 싶은 마음만 없다면 그다지 괴롭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잘못됐다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만으로 벌써 고통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제 자기비난을 멈춘다. 그러면 인정이 들어선다. 이것은 첫머리에 쓴 것처럼 문제를 직면하고 책임지는 거다. 난 지금 무엇을 책임지고 있는가. 친밀감 없는 내 태도에 돌아오는 반응을 소외감이란 왜곡된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온전히 당연히 받아들임으로써 책임지는 것이다. 책임진다고 다른 이처럼 친밀한 사람이 될 필요도 없다. 아무것도 할 바가 없고 단지 나를 얽어매고 있는 생각 하나 빼낸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 어느 날에, 나를 지키려는 마음이 많이 내려질 때, 긴장과 두려움의 갑옷을 벗을 때 난 좀 더 친밀한 사람이 되려나. 지금은 내 꼴이 이렇구나, 알아차릴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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