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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후 오감의 변화 - 목우

조회 수 1199 추천 수 0 2017.12.09 21:04:53

-눈


원사부님께도 말씀드렸지만 시야가 매우 맑고 밝고 넓어졌다. 눈이 뒤통수나 옆통수에도 달린듯 모든 곳에 의식이 된다. 그리고 특별히 의식을 두지 않고 눈뜨고 명상에 들어가면 사물 자체보다는 사물을 이루는 에너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사람을 보고 있어도 그렇다. 모든 사람한테는 아니고 강의를 듣던 중 종종 원장님과 나 자신의 몸만 그렇게 느꼈다.


사물의 에너지가 비교적 잘 보인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 세계에서 네오가 초록의 숫자 로직을 보았듯이. 나에게는 숫자로직으로 보이진 않고 푸르뎅뎅한 기운의 잔상으로 보인다. 밝은 그림자나 오오라처럼. 잔상이 보이다가 서서히 흐려지고... 페이드인, 페이드아웃 왔다갔다 한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수정체가 운동을 하며 시야가 균형잡히게 맑아지는가보다.

 

'보여지는 것 혹은 보이는 것'에 집중하며 한참을 무언가와 마주하고있으면 이게 현실인지, 가짜인지, 실제가 무엇이고 사실이 무언지.... 혼란이랄까 의문이랄까.... 여튼 붕-뜨는 기분이 든다. 아까도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데 내가 그토록 애정을 쏟는 지금 이 우리 강아지의 존재가 무언지, 저 햇살과 구름과, 강변을 운동하는 사람들은 다 무언지.....


철썩같이 알고있다고 여겼던 신념에서 분리감이 들었다. "이게 뭐지?" 띵-하고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종종 사부님들께서 너무 당연한 사실을 질문하실때처럼. 가령 꽃을 가리키면서 "이게 뭐지 목우야?" 하실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 귀


작은 소리에도 집중을 하게 된다. 운전을 할 때에는 음악이 100퍼센트 필수였는데 이제는 음악을 듣지 않을 때도 있다. 듣더라도 작은 소리로 듣는다. 명상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음악없이 하는 명상이 더 깔끔하다. 그간 일상에서 스쳐지나간 소리가 많았고 소음이라고 여기며 듣지 않았던 소리들이 많았다. 그것들이 이제는 흡수되어 들린다.


싫은 소리, 거슬리는 소리가 예전보다 별로 없다. 나의 호흡소리는 물론이며, 심지어 몸에서 미세하게 떨리고 움직이는 진동마저 들린다. 소리나 말 자체보다는 거기에 붙는 나의 판단이 좋고 나쁨을 가르는걸 알기에 이런 작용이 되나보다. 사실 이쯤되니 귀가 듣는건지 에너지로 감지하는건지 헷갈린다. 원장님은 후자라고 늘 말씀하셨는데... 진짜 그런거 같다. 좋은 소리, 나쁜 소리로 구분짓지 않고 받아들이며 김천에서 경산으로 운전하여 오는 길에 심경에 변화가 있음을 감지했다.


 


-코


감기로 인해 콧물이 나고 맹맹하다. 집안내력으로 내려오는 비염이 이번 코감기를 계기로 조금은 나아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사실 '모두가 사랑이다.' 음성을 듣고 펑펑 울고 난 후부터 코의 호흡이 아주 쌩쌩하고 막힘이 없어지는 걸 느꼈다. 마찬가지로 이번 감기가 떨어지면 코의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냄새에 대한 구분은... 좋은 냄새에 대한 집착이 없어진거? 그게 달라졌다. 그래서 향수나 화장품이나 굳이 인공향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 자체에 대한, 나만의 향이나 체취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입


감기로 코로 호흡을 잘 하지 못하니 입으로 호흡을 자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입으로 느껴지는 공기가 새삼 새롭고 신기하다. 특히 어린시절부터 소화기관이 약해서그런지 혀에 백태가 끼고 혀의 혈색이 좋지 않았는데 며칠전 이를 닦고 거울을 보며 깜짝 놀랐다. 혀가 아주 윤기가 나고 촉촉하며 건강한 붉은빛을 띄었기때문이다.

 

차크라가 제대로 돌기 시작하면서 턱의 통증이 사라지고, 침이 저절로 많이 생겨났는데 요즘도 이 침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보통은 달짝지끈한 맛을 띄지만 소화가 안되거나 내장에 문제가 있거나 여튼 몸이 아프면 침의 맛이 오묘하다. 떫다고 해야하나 쓰다고 해야하나... 그런 형용하기 어려운 맛의 침이 입에서 감돌면 잠시 머금다가 적당한 흐름이 되면 소중하게 삼킨다. 이처럼 몸이 저절로 자가치유의 약을 만들어내니 놀랍다.


침이 입 속에서 제 역할을 잘 하니 더이상 입냄새에 대한 집착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양치를 벅벅벅 생각없이 하지도 않고 치아 사이사이를 느끼고 집중한다. 그러고나면 치약을 잔뜩 쓰지 않아도 엄청 시원하고 말끔하다.

 

 


- 피부


물샤워를 하고 가장 큰 소득을 얻었다. 두피는 아직 각질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 외의 곳에는 각질이 일지 않는다. 겨울이면 허옇게 일어나는 피부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고 로션으로 덮어버리기 급급했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 얼굴도 그렇고 몸도 딱 만지는 순간 쫀득쫀득하고 탄력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몸을 속속들이 하나씩 알아가는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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