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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고 나면 바로 설거지를 하는 습관이 있다. 보통 다른 일은 느릿하게 움직이는 편인데 설거지는 바로 하지 않으면 불편한 마음이 올라온다. 지난주 며칠은 바빠서 아침 점심 저녁 설거지를 몰아 하게 되었다. 남편의 일정에 맞춰야 하니 그릇만 개수대에 담궈 놓고 뛰어나갔다.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어 아침 설거지를 하는데 빨리 해놓고 나가려니 부담이 되었다. 그런 나를 지켜보는데 어릴때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어릴때 아버지 엄마가 같이 일을 하셨는데 일하시는 곳 내에 우리 집이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설거지를 하다가도 아버지가 일때문에 부르시면 하던일을 놓고 나가셔야했다. 이웃아주머니나 작은 어머니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엄마가 게으르고 지저분하다고 얘길 나누시는걸 들었다. 그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걸 나도 모르게 잡고 있었나보다.이제는 이런 습관을 놓아보려한다. 그렇게 그 기억은 흘러갔다.
저녁식사를 하러 집에 잠깐 올라와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하다 아침 설거지를 할때 뭔가 생각한바가 있었던것 같아 그때를 떠올려 봤다.
뭔가 생각나는바가 없다.
뭐였지? 뭐였더라?
떠올리려 애를 썼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또 잡고 있었네...
흘러가고 없는 것을...
흘러가버리고 없다.
아무것도 없다.
잡고 있는 내 마음만 있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