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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슴이 아픔니다.

조회 수 3608 추천 수 99 2007.01.18 00:15:50
너무 가슴이 아파옵니다.  
저는 올해 나이 마흔의 가장입니다.

딸하나 아들하나를 두고 있는데 둘째가 40개월된 아들로 악성뇌종양(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5월말에 발견해서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계속항암을 받고 있는데, 2006년 12월 21일 재발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받고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들과 관련된 첫번째 눈물은 뇌종양 사실을 알았을때 였습니다.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누워있는 아들의 팔이 간혹 경련을 일으키며 허공을 가르고 있는것을 보고있자니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지금은 의식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저는 받아들일수가 없습니다.
왜 제 아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만약 아들을 떠나 보내야만 한다면 전 받아들일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저의 업장으로 인한 결과인지, 하늘의 뜻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한바다님의 넓으신 혜량을 듣고싶습니다.


**기운내시고 삶을 믿어보세요. - 부현주 

큰 고통중에 계신 분이라 글을 쓰기가 두렵습니다.
저의 아이는 중증자폐아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낳기 오래전에 호스피스 의사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말기암환자를 진료하던 때 저에게 가장 큰 화두는 죽음이었습니다.

그런 죽음앞에서 우연하게,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삶의 게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절망스러워 미칠 것 같았습니다.

성경의 욥기를 혹시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욥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어떤 곳에서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삶의 불공정함, 우연한 죽음과 같은 불행함에 대한 대답을 기다렸지만 어떤 곳에서도 그 답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삶에 완전히 절망해 제 마음이 너무나 불행했을 때 제 아이가 자폐아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진단도 충격적이었지만 자폐아와 함께하는 삶은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매일 마음 속으로 자살과 살해를 반복했습니다.

그 때는 죽을 수 있는 말기암환자가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만약 소원이 있다면 말기암으로 진단받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3년이 지나고 지금 우리아이가 여여섯 살니다.
이제 저는 욥기에 대한 답을 얻었습니다.
그 답은 제가 욥이 되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삶을 믿게 되었습니다.
불공정함속에 훨씬 큰 공정함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타고르의 시 중 이 상황에서 꼭 필요하리라고 생각되는 것을 적습니다.

나로 하여금 위험을 벗어나 피하고자 축원을 올리게 마옵시고,
위험을 당하여도 두려움 없기를 축원케 하옵소서.
나로 하여금 고통을 억제하기를 비는 것이 아니라 용기로써 고통을 이기도록 빌게 하옵소서.


최 승호님께 - 한바다님 답변

너무 오랫동안 제 답변을 기다리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엄중한 삶의 부름 앞에 서계신 최승호님께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부현주님께서 따듯한 마음 남기셨군요. 인생에서 터득한 지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삶이란 어쩌면 모순 덩어리요 미스테리인줄 모르겠습니다.

우리 생각이나 선악의 관념이나 도덕의 판단으로 삶의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없고 삶의 본질을 알수도 없습니다.

삶은 우리머리보다 훨씬 큰 존재인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은 삶의 종말이 아닌 삶의 또다른 형태이자 완성의 문입니다.

꽃의 끝이 열매이며 열매의 끝은 떨어짐이며 떨어져서 다시 흙속에 뭍혀 죽고 새로나는 것처럼 우리의 삶과 죽음도 그렇게 순환하며 영원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삶과 죽음을 통한 영혼의 여정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삶과 죽음을 통해서 영혼은 진리를 배우는 것입니다.

진리를 배우고 이를 실천할 때 영혼의 힘과 빛은 성장하는 것이며이러한 배움과 성장이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본질인 것입니다.

최승호님과 님쎄서 너무나 사랑하시는 님의 아드님은 삶의 제자들입니다.
그러한 가르침이 지금은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할지라도기꺼이 그 어려움을 받아들이십시요....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십시요...지금 이 단계에서 님과 님의 아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십시요.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저항하는 것이 본인과 아들의삶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지금 상황은 님과 님의 아들의 과거의 수많은 인과의 결과이겠지만그리고 그것은 변경시킬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것을 대하는 님의 마음 자세 그것은 님이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의 자세를 선택함으로서 즉 상황을 받아들임에 의해서님의 영혼은 평안하게 안식할 수 있습니다.

님의 가슴이 평안해졌을 때 님은 좀더 아들을 더 잘 간호할 수 있을 것이며 어쩌면 아드님의 삶에 주어진 영적인 본질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은 각자의 가슴속에 살아흐르고 있는 섭리이며 마음이 맑아져 있다면 고통속에서 섭리를 더 강하게 직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더 큰 삶의 이치를 배우며 그것을 통해서 영혼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십시요.그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당신 아드님이 겪고 있는 그 삶의 고통속에도 신의 섭리는 살아있고 하느님은 그 고통속에 같이 고통을 겪고 계심을 기억하십시시오

최승호님과 아드님에게 진리의 가호가 늘 함께 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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