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생활속의 알아차림..... - 화공

조회 수 482 추천 수 0 2018.04.08 08:51:18

길을 걷다가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난 왜 쉽게 자기비난에 빠질까? 뭔가 달콤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빠져드는 것 같다. 언뜻 보면 자기비난은 자기성찰 또는 겸손함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알겠다. 자기비난을 통해 내가 얻으려는 것은 문제를 직면하고 책임지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진짜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못하게 된 데에 또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철저하게 자신을 속이기도 한다.

 

인정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말로는 인정한다고 해 놓고 마음 깊은 곳은 쓰릴 때가 많다. 인정하기 싫어서다.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아니, 아닌 구석도 있으니 잘 찾아보라고 나와 다른 이에게 소리치는 나가 있다. 지난주에 쓴 일지, 소외감에 대해 덧붙여 생각해 본다. ‘나는 일반적인 관계에 서툴다. 사람들에게 느끼는 친밀감이 비교적 적은 듯하다. 사람들에게 애착도 관심도 별로 없다. 관계를 이어가고 부드럽게 만드는 노력을 별로 안 한다.’ 앞으로 변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내 모습이다.

 

인정한다. 물론 마음이 완전히 편안하지는 않다. 이런 나를 인정할진대, ‘소외감이란 당치 않은 것일지 모른다. 나는 관계에서 별로 주지 않았는데 상대는 나를 배려하고 주목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소외감이 아닐까 싶다. 평상시 공정하지 않은 거래에 분노하면서 나만은 예외이기를 또는 나만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착각한 것이다. 첫째, 내 모습 잘 알지 못했다. 둘째, 알아도 인정하기 싫었고 요행히 아니라고 말해 주길 바랐다. 셋째, 인정하고도 나만은 법칙을 피해가고 싶었다.

 

그럼 위에 쓴 나의 모습은 잘못된 것일까. 지금까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에 감추고 싶었고 마음이 쓰렸다. 하지만 지금은 잘됐다, 잘못됐다는 판단을 유보하고 싶다. 그냥 현재 내 성향이라고 꼬리표를 붙여두고 싶다. 다른 이에게 준 것보다 더 받고 싶은 마음만 없다면 그다지 괴롭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잘못됐다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만으로 벌써 고통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제 자기비난을 멈춘다. 그러면 인정이 들어선다. 이것은 첫머리에 쓴 것처럼 문제를 직면하고 책임지는 거다. 난 지금 무엇을 책임지고 있는가. 친밀감 없는 내 태도에 돌아오는 반응을 소외감이란 왜곡된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온전히 당연히 받아들임으로써 책임지는 것이다. 책임진다고 다른 이처럼 친밀한 사람이 될 필요도 없다. 아무것도 할 바가 없고 단지 나를 얽어매고 있는 생각 하나 빼낸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 어느 날에, 나를 지키려는 마음이 많이 내려질 때, 긴장과 두려움의 갑옷을 벗을 때 난 좀 더 친밀한 사람이 되려나. 지금은 내 꼴이 이렇구나, 알아차릴 때인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저희 홈피를 찾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5] 관리자 2008-03-24 77451
공지 <나를 꽃피우는 치유 심리학>이 출간되었습니다. imagefile [5] 성원 2009-12-21 84711
1303 싸이코패스의 정의와 자기테스트 원장 2011-07-14 3636
1302 알바 [4] 낭만자객 2010-09-26 3630
1301 새해 건강하고 싶다면 --3s(step ,sweat, smile)를 ... 힙노자 2007-01-04 3629
1300 신생아기 의 필요욕구 충족 테스트 힙노자 2007-01-17 3627
1299 아침 태양예배 명상 [1] 성원 2010-04-02 3624
1298 상담분야 [2] 낭만자객 2011-03-12 3619
1297 여름이다~~~ [4] 성원 2010-07-23 3611
1296 너무 가슴이 아픔니다. 힙노자 2007-01-18 3609
1295 너무힘이들어서 이렇게 글올러봄니다 [2] 서창교 2006-12-20 3602
1294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한해를 기쁨으로 .... 힙노자 2006-12-24 3599
1293 "나를 꽃피우는 치유심리학"을 읽고 난 후..... 푸른정원 2011-01-20 3592
1292 심심함에 진정한 '나'를 봅니다.. 힙노자 2007-06-18 3584
1291 저희 상담센터가 커졌어요^^* [2] 성원 2010-10-12 3581
1290 4월11일 봄맞이 산행 image 관리자 2012-04-07 3571
1289 기쁨 성원 2007-02-06 3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