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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면서... - 우공

조회 수 640 추천 수 0 2018.08.25 11:33:55

졸업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주위에서 나의 졸업에 대해 축하해주고 선물도 주고 많이 챙겨주었다. 법사부님께서도 졸업을 갔을 때와 안갔을 때의 마음 차이가 있다고 하셨다. 또한 졸업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졸업식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른 이들도 오려고 하였지만 졸업식에 행사도 없었고 태풍도 온다는 말에 마음은 감사했지만 오라고 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와 단둘이 졸업식에 갔다. 가을 학기 졸업식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고 학과 사무실에 가니 졸업장을 받았고 학사모와 졸업복을 빌려주었다.학과 건물에서도 사진을 찍고 중앙에 마리아상 앞에서도 찍었다.


다른이들도 친구와 부모님과 함께 와서 사진을 찍었다. 나는 어머니와 같이 찍기도 하고 나혼자 찍기도 하고 법사부님 말씀대로 어머니에게 학사모와 졸업복을 입혀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식사는 간단하게 학교 근처에 있는 한식뷔페집에 가서 먹었다. 어머니는 집으로 가고 나는 센터로 바로갔다. 센터에 가서도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며 선물을 주고 찜닭과 치킨을 시켜주었다. 나는 고맙기도 하였지만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그래도 기쁘기도 하였고 졸업식을 이렇게 거창하게 치러주니 감사하였다. 며칠전 조리원에 가서도 누나와 자형에게 구찌 지갑을 받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으니 또 부담감이 올라왔으나 고맙게 받았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축하와 선물을 받으면서 느낀 점은 나는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위축시키고 낮게 생각하고 평가 절하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우월감을 경계해야겠지만 나는 받을 자격이 없다고 이때까지 생각했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어릴때부터 받고 싶어 했지만 부모님의 돈이 없다는 말에 어머니가 고생한다는 생각에 나의 욕구를 잘 표현하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가격이 싼 것. 돈을 달라고 하기보다는 참는 것. 과거의 그런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듯 하다. 과거의 상처란 더 이상 없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나의 행동패턴은 과거의 모습대로 행동하고 있었고 이번에 축하와 선물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받으면서 어느정도는 나의 상처에 대해서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고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돌아보고 조금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상처란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나는 나의 상처를 채우기 위해 더 잘하려고 하고 안전을 확보하려하고 현재를 잘 누리지 못했는 것 같다. 졸업을 하면서 나의 10대와 20대를 돌아본다. 솔직히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잘 몰랐다. 10대 때와 20대 초반 때는 돈이 없다는 한 생각 때문에 긴장 불안에 갇혀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고립되어 있었고 군대를 갔다와서는 또 열심히 해보려고 했지만 올라오는 긴장과 불안을 어쩔수가 없었다.



센터에 와서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다르다는 느낌에 조금 방황했었다. 대학이라는 것이 나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나의 10대와 20대를 돌아봤을 때 대학이 내인생에 미친 영향이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다. 싫든 좋든 잘했든 못했든 어쨌든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느낀점은 내 주위에는 항상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구나이다.


그동안 나는 사실과는 다르게 내안에 너무 갇혀있어서 힘들었던 거였구나 하는 것이 인식된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도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배우고 센터 도반들을 보면서도 배우고 이때까지 내가 살아왔던 삶이 망상이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허무하게도 느껴진다. 지금도 과거의 업식대로 행동하는 습이 남아있다. 그래서 나는 모르는 마음으로 새롭게 겸손하게 배우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아는 것도 가진 것도 없다.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노력해왔던 것들 경험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은 영양분이 되고 쓸데없는 것은 다시 버리면 된다. 졸업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제는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이다. 과거의 것들은 모두 내려놓고 다시 모르는 마음으로 새롭게 겸손하게 배우고 행하는 것밖에 없다. 법사부님께서 강조하듯이 나의 마음가짐이 올바르다면 어떤 일을 해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좀더 겸손하게 배우는 마음으로...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앞을 향해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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