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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로 돌아가는 일... - 화공

조회 수 474 추천 수 0 2019.03.04 09:09:33

약속이 있어 시내 거리를 걸어갔다. 그러면서 다시 떠오른 생각이다.

 

난 늘 내 주변 누군가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설정해 두며 살아왔다. 그 누군가에게는 양가감정을 가졌다. 좋아하여 닮고 싶은 마음, 내 열등감을 확인하게 되어 부담스럽고 위축되는 마음이 그것이다. 늘 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했고 검열했다. 참 우습고 슬픈 모습이지만 일관되게 이런 구조 속에서 살아왔다. 나를 소외시키고 비난한다는 것은 그 때 그 때 달라질 수 있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인 대상을 두고 비교하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를 정말 고통스럽게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계속해서 이렇게 움직여 온 줄도 몰랐다.


내 중심은 없었다. 나는 주인의 자리를 그 누군가에게 스스로 헌납했다. 끊임없이 흔들렸다.

나에게 가혹했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다. 스스로를 노예로 만들었는데 이게 가혹한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센터에서도 어느 도반을 바라보며 그런 마음이 들었었다. 2년 전에 그 도반이 나에게 했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 가시처럼 박혀 있는데도(내가 그 말을 정확하게 들었는지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은 문득 문득 들었다.), 센터의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해 가지는 긍정적인 평가에 나 스스로 권위를 부여하며 내가 행동하고 느낄 범위를 맞춰 두었다. 그 범위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면 안 돼 하는 것 속에서 괴로웠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만든 족쇄다. 다른 사람이 이걸 들으면 경악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아왔는지, 다른 사람의 눈치 속에 살아왔는지...사람들이 정해 준 좋은 것을 가지고 싶어 나를 철저히 외면하고 짓밟았는지...나도 내가 무섭다.

 


길을 걷는데 자꾸만 눈물이 난다. 화가 난다. 좋은 사람, 그까짓 것 개에게나 주어 버려! 내가 나를 평가하기 위해 동원했던 그 수많은 선량했던 사람들에게 말한다. 난 이제 내가 만든당신들의 환영에서 벗어나겠다고. 욕먹어야 할 때 욕먹으며 그냥 내 말, 행동 내가 책임지면서 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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