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웃기네. 그렇게 상상을 하면서 불안을 돌리고 있는데, 사실은 아무일이 없다니.

내가 뭘하고 있는 걸까? 불안을 돌리다가 딱 깼는데 지금 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서 할 일을 하고 있다.

대체 뭘하고 있는 거였지? 참 어이가 없고 웃기다.

지금 아무 것도 안 일어났는데 나는 뭘하고 있었던 걸까?

강의에서 들은 대로 한 번 이 부분을 나를 돌려서 생각해 봤다. 난 생각에 붙잡혀 있었다. 

근데 그 생각이 내가 (현실적으로)해야 할 일이 아니라,

내가 (내 기준대로)해야 할 일을 할까, 말까 주구장창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확신할 수 있다. 이건 내 업식이다.

이 패턴으로 인해서 내가 현재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공부, 자기관리 등등의 일을 처리하지 않고

생각으로 가서, 생각에 생각으로 해결하며,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하곤 했다.

결론은 생각에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었고 내 뜻대로 되는 일은 사실 없었다.

이건 명백하게 내 업식이다.

그리고 두려움을 깨나간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도전해도,

두려움은 그대로 있었으며 다시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했다.

내가 한 두려움이 실체가 아님을 저 밖의 상황으로 확인해도, 여전히 두려움은 올라왔고

나는 그걸 또 실체로 보고 치고 나가고, 치고 나가고, 치고 나가기를 반복하면서 괴로워했다.

그리고 정말로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나는 사람들이 옆에 있고, 친해졌으면 좋겠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밖은 정말 내 뜻대로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항상 나를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바꿔야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항상 잘못된 나를 들킬까봐 전전긍긍했었는데...

행동해서 확인하지 않고도 그냥 비슷한 상황에서 내 마음이 똑같이 작동하는 것을 알았다.

내 뜻대로 되지않으면 내가 잘못했다, 저 사람이 날 무시한다, 싫어한다로 생각이 돌아간다.

정말 바깥은 내가 어찌할 수 없다. 그냥 내 마음이 있다.

저 사람과 친해져도, 내가 뭔가를 바깥에서 가져도 나는 달라지는 게 없었구나..

뭔가를 밖에서 얻기 위해 저 바깥으로 나가봤자 똑같은 일만 반복될 것이다.

계속 나를 보면서, 비추고, 알아차리고, 비추고, 알아차리고 계속 훈련할 것이다.

오늘 내 생각을 보면서, 내가 이때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보였다.

나 정말..욕망에 빠져서 내 앞의 놓인 필요한 부분들을 등한시하고 소홀하게 여겼구나.

생각에 생각을 돌리고, 두려움과 불안을 실체로 보고 해결하려고 들었구나.

항상 옛날에 하던 생각이 있다. '도전해야해' 이다.

도전한다는 게 뭔지 생각해보고 싶다.

인간관계에서 도전하고, 뭔가 바깥에서 얻기위해 도전해야 정말 도전일까?

나는 이때까지 그렇게 생각해왔다.

인간간계에서 성과를 이루려고 해야 도전이다. 두려움을 깨나가야 도전이다. 

지금 나에게 도전은 내 업식을 낱낱이 바라보려는 시도가 도전이고 용기가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려움과 불안을 직면해서 그냥 바라보는 것도 도전 아닐까?

그리고 이때까지 소홀히 했던 자기관리,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들(학교 공부)도 나에겐 하나의 도전 아닐까?

그리고 지금 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도전아닐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을 가보는 거니까.

지금 절을 하고, 풍욕을 하고, 기도를 하고 내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것도 일종의 도전이 아닐까?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