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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999 추천 수 0 2019.10.12 08:38:58

어제는 오전수업에 우울에 관한 강의를 들었는데 법사부님께서 우울에 있으면 자기 멋대로 할 수 있다고 하셨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우울을 핑계삼아 '나는 이렇게 힘든데 당신들은 왜 이해를 못 해주나'라는 식으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대구로 오기전 심리적으로 불안하던 친구에게 '나는 어떻게든 내 문제 다 극복해 오겠다' 호언장담했었는데 그 친구는 딱 한 마디 '완치는 없다'란 말을 해주었다.

 


그 당시는 그 친구도 심리적으로 노력해보았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않은 것 같아 차라리 내가 극복해서 티안나게 도와줘야지란 마음을 가졌었다. 근데 지나고 보니 그 친구가 한참은 한수위였던 것 같다. 틈틈이 전화 와서 요새는 어떠냐고 물어주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돌 땐 일을 하며 몸을 많이 쓰라고 조언해주었다. 돌이켜보니 친구는 나를 진심으로 대해줬는데 나는 우울을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 망상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아진 모습이 되었을 때 관계든 모든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망상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탐구하고 과거로 돌아가 상처를 찾아내려하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다. 또 행위로써 불안과 두려움을 해결해보려고 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해결하려하면 할수록 남은 건 나를 문제시하는 것이고 지금 당장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진다 해도 '이렇게 갑자기 행복이 찾아온다고?'하고 행복을 쳐내버리는 내 습관만을 볼 뿐이었다. 

 


한 도반님이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맞는것 같다, 나의 망상을 친구들에게 고백했을 때 그런 헛소리를 듣고도 친구들 대다수가 장문의 진심어린 조언들을 해주었다. 누가나가 다 그렇다, 너무 애써 극복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두며 지내다보면 지나갈거다, 그런 마음을 용기있게 말할 수 있는 니가 멋진 놈이다. 너무 힘들 땐 산에 올라가 욕을하며 소리를 질러봐라, 약은 꼭꼭 챙겨먹어라, 힘든 티가 하나도 안나서 전혀 몰랐는데 그렇게 힘들었다니 마음이 아프다 등등..

 


세상을 나만이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 보고 있었다. 주변을 나만 분별로 보고 있었던 게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하냐'는 법사부님 말씀에 그렇게 씁쓸해졌나 보다. 내가 나밖에 몰랐음을 인정한다. 사부님들과 센터 도반님들께선 항상 해주시는 좋은 말씀들 이제는 정말 내 중심성의 벽을 내리고 감사히 받아야겠다.



오늘도 알바를 하며 여느 때와 같이 일을 하며 우울이 닥쳐와 힘이 없고..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 같고 왜 이렇게 나는 힘든가 또 한숨을 연거푸 쉬며 절망했다. 그런데 이모가 나보고 일을 잘한다고 하셨다. '일을 잘한다고? 그냥 열심히는 하니까 그렇게 보시는거 아닌가? 진짜 일잘하는 사람은 날라다니지 않나?' 이것이 나의 익숙한 업식이다. 주변의 말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기준과 높은 욕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이 그렇게나 못마땅한지 이제는 피하지 않고 들여다 볼 것이다. 

 


부정적인 망상 때문에 힘들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을 때면 참 속상하고 절망스러웠다. '우울은 욕심 많은 사람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걸리는 것, 무지해서 그런 것' 등 진실로 비춰져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때면 참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 죽고 싶었다. 우울이든 망상이든 좀 제발 좀 나아지고 싶은데 도저히 그 길이 보이지 않았는데. 진실은, 언제나 그 길은 열려있었으나 내가 보지 않았을 뿐이었던 것 같다. 그런 나조차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나는 이제 진심으로 열린 길로 나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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