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 생각을 한게, 반야심경 첫 줄에 오온이 공이다 라고 나오잖아요? 몸, 느낌, 생각, 의지, 의식이 다 공인데, 저는 ‘나’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전부 다 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내 몸, 내 생각, 내 느낌. 이것들이 다 나지 하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게 좀 떨어지게 보이면서. 몸도 내가 아니고, 생각도 느낌도 의지도 다 왔다 가니까. 내가 아니고. 하나 남는게 ‘의식’이었는데. 몸을 보고, 생각과 느낌의 일어났다 사라짐을 보는 것도 ‘의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는 이 보는 ‘의식’ = ‘나’인데. 어째서 다 공일까... 왜 내가 없다고 할까? 그걸 계속 고민했어요. 내가 ‘나’라고 하는 이 의식이 좁은 개체의식이라고 한다면 하나된 의식이란건 뭘까? 이거랑 저거는 다른가?
월요일 차명상때 다른사람 얘기 들으면서 차마시면서 그냥 평소처럼 있었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들었어요. 의식이 나 라고 하면 선생님 말씀따라 잠잘때는 의식이 없는데, 죽어있다는게 맞네? 그러면 이 의식이 나가 아니라고 하면 더 이상 ‘나’라고 할게 없네? 어라? 싶었어요.
더 이상 내가 ‘이것이 나다’라고 할게 없는데, 이거를 ‘무아’라고 하는건가? ‘나다’하고 고집부리고 동일시 할게 없는 것. 몸이랑 동일시 하지 않으니까 못생기든 잘생기든 팔하나 있든없든 문제가 없고. 생각이랑 느낌이랑 동일시하지 않으니까 어떤 생각이 일어나든 어떤 느낌이 일어나든 문제가 없고. 근데 반대로 그것들과 달라붙어서 동일시하면 그만큼 고통이고. 그래서 오온개공 도일체고액인가?
그런데 나라고 할게 없는데, 그게 왜 또 다시 ‘공불이색’이 되는지를 모르겠어요. 그래서 마치고 바로 금강한테가서 물어봤는데. 솔직히 다른말들은 명확하게 와닿지가 않는데, 그거는 좀 와닿아요. 지금 존재하는 나라는 몸뚱아리와 공기와 옆에 있는 휴대폰, 바닥 그 모든 것들이 아주 작은 미세한 알갱이로 서로 이어져있다고. 저는 그 알갱이를 진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잠고 나거나, 운동하고 나서, 혹은 그냥 일상생활하다가도 진동이 느껴져요. 주로 몸 안에서 흐르는 진동인데, 예전에 원자 분자 쪼개고 쪼개면 진동이다라는 얘기를 해주신적 있거든요. 물질의 최소단위? 그 진동이 서로 이어져있고, 형성되어 보여지는 모습만이 다르다고 하면 그러수있지 싶어요.
지금 새삼 예전에 들었던 것들 다시 생각하면요, 예전에는 도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있나? 싶었거든요. 말도 안되는데 굉장히 거창하게 느껴지는... ‘무아’ 나라고 할게 없다. 엄청 대단한거 같고. 좀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얘기 해주지 싶었는데, 그냥 말그대로 인거같애요. 탐구에 탐구를 해서 ‘나라고 붙잡을게 없구나’하고 알았는데, 여러 가지 ‘나’랑 동일시 되어 있는 사람들한테는 말도 안되는 소리인거고.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말이고.
깨달음이 뭡니까 했는데, 손가락 가리키고, 달 가리키고. 모든 것이 이어져있는 하나라면 손가락도 나고, 달도 나고. 길가의 돌맹이도 나고. 모든 것이 다 나고 그것이 곧 깨달음이다하고 얘기하는데, 사람들은 손가락보면서 저게 왜 깨달음이야? 하는거고.
그런데 이게 맞는건가? 모르겠어요. 어떤 사람들은 깨달은 다음에 자살까지하고, 허무하다 그러고, 뭔가 체험이 온다는데... 저는 뭔가... 암것도 없는데... 물론 본질의 ‘나’가 뭔지는 모르겠어요. 모든 것이 하나다 하는 것도 잘은 모르겠고... 그냥 지금 정확하게 알겠는건, ‘내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라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