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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가 아닌 나는 무엇인가? - 공유님

조회 수 531 추천 수 0 2017.03.11 08:44:32

1.쉬는 게 어려운 나..


나는 어렸을때부터 줄곧 행위자였다. 상황에 따라서, 그리고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존재자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집이나 학교에서는 '착한 아이, 모범생'이미지가 있었다. 나는 쉬는 것이 잘 안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쉬면 뭘 해야되는지 잘 모르겠다싶다. 이런 내가 2015년도에 3년 반정도 다녔던 회사를 퇴사를 하고 돌연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 행위들 속에서 '진짜의 나'는 없었기 때문이다. 월급은 통장에 찍히는 금액에 불과했으며, 나의 시간은 회사에서 대부분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퇴근하고나서도 나는 '어떤 무언가'를 항상 해왔다. 나는 나의 내면아이를 돌보지 못했다, 그런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우리집의 자랑(?)이었던 나.. 하지만 나의 내면은 공허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몰랐으며, 꾸준히 무언가를 배우고 해내는 것으로 공허함을 잊어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 공허함은 계속되었다. 내면을 돌보지않은채 외부의 기준에 맞춘 삶을 사는 것은 더이상 못하겠어.. 나를 찾고싶어..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싶어!'.. 퇴사, 그리고 나홀로 떠난 해외여행.. 그 곳에서의 나는 행복했다.. 물론 희한한(?) 사람도 만나고, 경험하고.. 나는 이런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 이런 세계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2. 적게 가져도 행복할 수 있다..?


두어 달 살았던 발리에서는 사람들이 정말 적게 가지고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신기하고 새로웠다.. 그 사람들의 웃음, 작은 것도 나누는 모습, 소탈함.. '아,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할 수 있구나!!' 그 나라는 발전된 우리나라에 비해 후진국이지만, 행복지수는 우리나라보다 높을 것 같았다. 자신이 살고싶은 나라에서 살아도 좋겠구나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곳에서는 굳이 애쓰지않아도 명상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현재의 나는 하고싶은 것도, 살 것도 많다. 스스로는 '나는 옷도 별로 안사고, 씀씀이가 검소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왠지 갈 길이 먼 것만 같다. 나는 알뜰폰이 아니고, 스마트폰 써야되고.. 또 가끔은 나를 위한 맛있고 고급스러운 디저트도 먹어야겠다.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인데.. 먹으면 다 똥이 된다, 먹을때의 그 잠깐의 맛! 쾌락만이 있을 뿐이라고 하셨지만.. 나는 그래도 그것을 맛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리고 사부님께서는 '월급 100만원만 벌어도 충분히 사는데 지장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사부님 강의를 들을때는 '진짜 그러네!'하면서 수긍을 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그것이 부족할 것 같다고 느꼈다. 저축을 안하면야.. 가능하겠지만.. 보통적으로 봤을때.. 남자나 여자나 (사회적 기준으로) 결혼자금을 어느정도 모아야하고, 집을 장만하는 등 목돈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있는 곳이 한국이 아니라, 차라리 외국이면 모르겠는데.. 한국에서는 정말 그 정해진 틀이 아니면, '다 아니다, 틀렸다, 멀었다, 모자라다'라고 다들 말할 것 같아서 상상만해도 조바심이 난다. 남들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세요!! 라고 소리치고 싶다. 어이없게도 대학, 대학교는 수도없이 늘어나고.. 등록금은 또 어찌나 비싸며.. 그 등록금 낸 만큼 제대로 질높은 강의나 하는지? 의심된다. 모두가 다 대학을 나와야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누구나 다 대학을 나오지만 취업은 되지 않는 현실.. 월급을 적게 줘도 서로 취업하려고 나서는 사람들.. 서로서로 경쟁하며, 토익에.. 공모전에.. 스스로 스펙을 쌓아 날 좀 뽑아달라는 사람들..

 

참 한국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기란 쉽지 않구나, 이런 현실에서 결혼할때 집을 사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가 가능할지.. 그 모든 허례의식을 다 차리기에는 우리 20대는 너무 부담이 된다. 미친 것들.. 정신안차리나..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아야할까? 이러한 각박한 현실속에 살아감이 속상하다.. (갑자기 왜 사회타령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떠오르는 내 느낌과 생각을 적어본다)

 



3.행위가 빠진 '나'는 무엇일까?


헉! 생각만해도 알수없음이다. 행위하지 않는 나는 누구일까? 무엇일까? 나는 항상 행위로 대변해온 사람이다. 나는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한 사람이고, 요리대회를 여러번 나간 사람이고, 총장상을 받아 본 사람이고.... 나는 행위하는 나, 어떤 것을 성취한 것으로 나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 참 잘했네, 하하하 참 잘했옹~~^^'하고 나를 인정해주는 구조가 있다.


그리고 잘 못했으면 그에 반대로 또 행한다. 아씨... 행위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에고가 내게 말한다. '아무것도 안하면 어쩌지? 그럼 나 멍때려야 돼? 그냥 숨만 쉬는 건가? 그냥 멍하니 아무것도 하지말고 시간만 보내리? 아무것도 안하면 내가 없는데..?'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행위하지 않는 나는 '나없음'이 되는 것일까? 어떻게 행위를 안할 수가 있지? 이 행위를 하면서도 저 행위를 해야겠다고, 동시다발적으로 생각하는 나인걸? 얼마나 더 행위를 해야 끝이날까? 그래.. 행위란 끝없는 것이지.. 행위는 더, 더, 더..만이 있을뿐이야.. 그러다간 영영 쉴 수도 없고.. 계속 더 잘해야만 되고, 되어야만 할 걸?

 


아.. 그런데 쉬는 것은 내게 너무 어려워... 이 하려고 하는 나의 마음을 내려놓는 게 잘 안돼.. 이건 꼭 하고싶단 말이야, 해야되는 것만 같은 걸?

 

이토록 나의 에고는 무언가 배우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무언가 소일거리를 할 수 있도록 뜬금없는 베이킹(나는 밀가루로 만드는 요리를 좋아하진 않는데 말이다)을 공부해볼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행위로 가고있음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았다. 왜 자꾸 하려고하는데? 그래.. 그게 재미있어서 하는 건데.. 그래도 잘못된 것일까? 다만 그것이 나를 편하게 해주지 못한다면.. 문제겠지.. 그렇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나를 위해 좀 해볼 수도 있으려나? 아~~ 이 정도를 모르겠다. 도대체 내가 어디까지 해야하고, 어디서부턴 쉬어줘야 할지를...........

 


무조건 푸쉬를 해 온 나는, 그 쉴 지점을 잘 모르겠다. 행위가 아닌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아씨.. 내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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