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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여님과의 대화에서...

조회 수 453 추천 수 0 2017.03.24 14:45:42

진여 : 첫째는 현재 마음공부에 조금 소원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왜 그럴까 하는 것이고요, 둘째는 학교 다닐 때 껍데기는 가라는 말에 깊게 공감을 가졌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까, 뭔가 더 내가 껍데기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딸아이의 반 친구 엄마를 만났는데 어떤 엄마가 다른 엄마들을 왕따 시키고,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관여해 왔다는 얘기를 딱 들으니까, 좀 부러운 마음이 올라왔어요. 그렇게 아이의 일에 관여한다는 것이 저는 시간적으로 계속 매여 있어야 되니까 그런 마음에서 더욱 들었던 것 같아요.



원장 ; 마음공부에서 멀어진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그 물음 또한 마음공부이며, 소원해졌다고 느끼는 그 마음 또한 마음공부이기 때문입니다.그리고 껩데기가 아닌 진실은 무엇일까요?


진여님이 생활에서 자신을 위한 헌신명상을 할 때, 우리는 진여(眞如)의 자리에서 헌신명상을 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진여의 자리에서는 좋은 것도 그냥 일어나는 현상이고, 싫은 것도 그냥 일어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자신 안에서 부러운 마음이 일어나던, ‘내가 뭔가 좀 잘 못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일어나든, 그것은 모두 마음의 작용이자 환영과도 같습니다. 사실 진여의 자리에서는 아무 것도 붙을 것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 당시 진여님은 스스로가 진여의 자리에서 명상을 한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어떤 관념이나 기준을 붙들고 잘하느냐 못하느냐, 속물적인가 영성적인가하는 상에 붙들린 명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진여의 자리에서는 시시비비가 없고, 모든 상이 다 비워져 있는 자리입니다.



진여 : 그래서 원장님의 말씀을 떠 올려보았습니다. 진실은 영화가 아닌 영화를 보이게 하는 텅 빈 스크린이다 하고요... 그리고 내안에 있는 무의식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은 했지만 아직 깊은 곳까지는 접속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원장 : 스스로 진여에 대한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하면 어느 순간 그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자신이 그 자리에 탁 들어가게 됩니다. 현재 진여님의 상태는 언뜻 창문으로 그곳을 한번 들여다봤다가 다시 세상()으로 눈을 돌리는 형국이 아닌가합니다. 이제는 방 밖에서 안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안으로 안착하면, 외부는 아무 문제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창문 밖에서 그것을 보다가 눈을 돌리는 패턴은 분별과 이원성을 다시금 살아나게 합니다.



진여 : 전에는 원장님의 말씀이 이해가 잘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이해가 안 되고 좀 더 어려워진 느낌이 듭니다.



원장 : 어려워진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냥 모르는 마음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합니다. 그것은 이거냐 저거냐하는 분별의 이원성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받아들이면 돼하는 믿음으로 왔다면 지금은 무언가를 받아들인다고 하는 것도 개념이거나 형상임을 알아야합니다. 누군가의 말을 믿는다는 또한 자기만의 상이지요.


모두가 다 상입니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자신이 어떤 하나의 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안 받아들인다고 규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진여의 자리는 그냥 그것입니다.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 할 것이 없습니다.



진여 : 치유의 연금술 카페에서 시간이 없다라는 글을 보면서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밤에 누워서 생각을 해보니 어렸을 때 학교들어가기 전에 좀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영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장 : 컨텍트라는 영화가 있는데, 우주선이 지구에 12개가 내려옵니다. 각 대륙마다 하나씩 우주선이 내려와서 우주인들이 지구인하고 대화를 하려고합니다. 그런데 언어체계가 다르고, 인식체계하고 완전히 다르다보니 대화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한 언어학자가 우주인과 대화를 하려고 과정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서 우주인과 접촉하는 언어학자는 나중에 접촉하는 과정에서 시간의 관념이 깨어져버리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원래 그냥 없습니다. 인간은 어쩌면 실제가 아닌 개념 속에서 살아갑니다. 개념 중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개념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이 아닌가 합니다. 시간은 어떤 면에서 보면, 과거도 사실은 없고, 미래도 없으며, 현재도 없습니다. 것들은 모두 개념들입니다.



단지 모든 것은 지금 여기에서 한순간에 일어나고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생각으로 지어진 환영의 세계에 살기 때문에,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고, 이것이 이렇게 이렇게 되어서 미래에는 이렇게 이렇게 될 거다.’ 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과거와 미래와 연결시켜 놓고, 그런 연결성 속에 자신이 존재한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우주인 영화라던가, 또 얼마 전에 끝난 인터스텔라라는 영화에서처럼 의식에 의해서 모든 시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차원이 완전 달라져 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삶과 우리가 실제 살고 있는 삶은 많이 다릅니다. 또한 자기만의 생각에서 깨어난 삶은 개념의 삶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진실로 내적으로 자꾸 관심을 가지며, ‘원장님이 진여의 자리에서 명상하라고 하시는데 진여라는 것이 뭐지라고 의문을 가지고 살다보면 어릴 적, 껍데기가 아닌 진짜가 드러나는 것을 꿈꾸었듯이 그런 삶이 나타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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