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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추기... - 현경님

조회 수 736 추천 수 0 2017.08.08 16:00:48

올라와서 있을때면, 10여년도 넘게 만들고 쌓아놓았던 나의 습관이.. 여유가 많거나 할일이 없을 때 그대로 그것으로 움직이려는 것을 본다. 사람들 속에서의 나 자신과 대상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하다. 계속 그것을 보면서, 이것이 이제는 필요 없는 헌옷임을 느끼면서도 새 옷을 어떻게 입는지 어떤 새 옷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이 헌옷에 길들여짐에 아직 쏠려가는 나를 본다.



분명한 것은 그 와중에도.. 새 옷을 입고 싶고, 지금의 내 헌옷이 불편하고, 때때로는 나를 갉아먹기기에.. 꼭 새로움으로 거듭나고 싶다라는 마음이다. 헌옷은 모든 것에 있다.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사고와 내가 바라는 것과 전혀 다른 익숙한 선택들.. 나의 행동과 생각의 프로세스 과정을 방해하고 무디게 하는 기존의 프로세스..



그것을 새로이 닦아 내기위해선 나만의 노력이 꼭 필요하다. 그 노력은 거창한 것이 아닌 사사롭고 느리고 별것 아닌 누가 보면 고리타분하게까지 느껴질 정도에 진정성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그리고 또 그 노력과 더불어 내 헌옷의 힘에 멈추고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가는 알아차림과, 멈춤, 절제가 필수적이다.



흔들린다는 말이 있다. 타인과 삶에 계속해서 노출시키며 나 자신이 계속 흔들리고 두렵고, 불안하고, 기쁘기도 하고.. 하지만 그와 더불어 혼자로 돌아올 때면.. 여전히 나는 무언가에 흔들리고 있었고, 나는 내 자신의 주인됨의 자리를 아직 찾지 못함을 느낀다. 그것은 타인과 세상, 외부세상의 존재 유무 이전에....



평상시에 내 자신 안에 존재하고 있는 내가 만들어 놓은, 내 것들로부터 이미 흔들리고 있는 것이었다. 무수히 떠다니고 있는 개념, 생각들. 몸과 안전, 욕망들. 외로움. 지루함. 등등.. 그러한 것들로부터 편해지기 위해 헌옷을 입지만.. 결국 이러한 것들을 스스로 만나내지 못한 것들은 세상과 사람을 만날 때, 나 자신을 흔들리게 하는 것을 느낀다.



내 자신에게 이미 이것들이 존재하기에, 대상 속에서도 마찬가지 인 것이다. 얼마나 내 자신에게 절제하고 노력해보았는지.. 그러한 감정과 생각과.. 개념들.. 몸 적인 것들로부터.. 내가 얼마나 주인된 자리에 있어보았을까.. 결국은 올곳이 견뎌내기 힘든 것에, 헌옷이 아닌 새 옷이라는 것을 선택하려할 때마다 일어나는 진짜 나만의 그것에, 붙잡지도 방관하지도 않는 대면이라는 그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20대를 돌아보며 반성을 많이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어떤 것이든 차근차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쌓아나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대학시절에도 그러했고, 일본유학에서도 그러했다. 기존의 나의 헌옷은 나를 산만하게 하였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무의미하게 느끼게 하고, 저 머나먼 것만을 바라보게 하여 지금의 것과 할일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명상을 공부하면 할수록 가장 빛나고 소중한 것은.. 늘 지금 여기 이순간이라는 것을 느낀다. 지금 여기만이 가장 가치롭고 아름답기에, 그리고 그 지금들이 이어져 또 지금을 만들어낸다는 걸 조금이나마 깨달은 현재.. 사소한 것들, 내 몸과, 마음과 할일들과 사람과의 만남.. 지금 이제부터라도 그것을 잊지 않고.. 가장 빠른 것은 지금 여기에서부터 작더라도 조금씩 쌓아나가는 것임을.... 해나가고 내 헌옷을 닦았으면 한다.



생각과 개념은 세상에 대해 이래저래 이야기하며 마치 내 자신이 삶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낀다. 어떠한 것이 주어지고, 어떠한 것을 하게 될지는 나도 알 수가 없으니까. 단지 삶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믿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내 자신에 대한 컨트롤이 아닐까 한다. 나의 업식과 습관으로부터 노력해가는 것. 또 새로움으로 스스로 노력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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