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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끝내면서... - 화공님

조회 수 590 추천 수 0 2017.08.08 12:39:43

어제 단식을 4일로 끝냈다. 원래는 5일을 하려고 했는데 하루 줄인 것이다. 처음 단식을 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센터의 흐름을 하나라도 따라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상생활이 바쁘다는 것으로 센터의 흐름에서 멀어진 느낌이었다. 함께 단식을 하면서 센터식구들과 교류하고, 또 내 안의 그 무엇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나흘 동안 힘이 좀 빠지고 음식에 대한 욕구가 올라오는 것 이외에 그렇게 힘든 일은 없었다. 힘이 빠지는 것은 몸을 움직여 주면 또 새로운 에너지를 타고 힘이 돌기도 했다. 그리고 힘이 빠진다는 것도 생각이 만들어 내는 것임을 보았다. 어떤 것에 빠져 몰두할 때나 단식하고 있다는 것을 잠시 잊을 때는 평상시와 똑같은 상태였다. 생각을 빼면 단식으로 힘이 빠진다도 사실이 아니었다.



3년 전 처음으로 일주일 단식을 했다. 그때도 힘들지 않게 했다. 나에게 단식이 힘들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 봤다. 이것도 의지를 쓰는 것이 아닌가. ‘이 기간 동안은 절대 먹을 것을 허용할 수 없어.’ 라고 나에게 강한 메시지를 입력하는 것 말이다. 나를 통제하는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무엇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



그럼 왜 단식기간을 하루 줄인 것인가. 단식을 하면서 새로운 욕구가 자꾸 고개를 들었다. 운동을 좀 더 맘껏 하고 싶다,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개학 준비도 하고 다른 일들도 하고 싶다 등. 단식을 하면 아무래도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정해진 기한 동안 단식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이런 욕구 사이에서 난 갈등했다.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눈치 보이는 마음도 일어났다.



그러다가 이렇게 마음을 정리한다. 단식은 나를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이다. 단식 그 자체에는 아무것도 없다. 4일이든 5일이든 그게 뭐 중요한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은 더욱더 의미가 없다. 나흘 동안 열심히 한 나 자신을 격려해 주고, 이번에는 나의 욕구를 존중하는 선택을 한 번 해 보는 거다.



어제 저녁부터 보식을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는 함지산 중턱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볍고도 탄탄하다. 내일은 정상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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