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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님의 자기탐구일지....

조회 수 1342 추천 수 0 2019.06.27 05:48:06

오후 7시 외로움을 느낀다. 부정적인 의미의 외로움이 아니라 심심함에서 기인한 외로움이다. 방을 나가면 거실에 엄마도 있고 갑자기 뜬금없이 ㅇㅇ님한테서 지난 번에 같이 클럽에 갈 때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카톡이 왔다. 하지만 사람들과 연락이 닿아도 이 외로움에 전혀 접속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외로움이 무엇인지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처음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여자에게 장난치며 느끼는 쾌락 등등 이라고 생각했는데, 종합적으로 보니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것 인 것 같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그 중에 진심으로 본인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전부 받기만을 바라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본인 스스로의 마음은 이해받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 외로운 사람이다.



하지만 산 속에 들어가서 자연인이 되어도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알아준다면 그 사람은 외로워도 외로운 사람이 아니다. 전 여자 친구에게 연락이 와있을 때도 항상 나는 외로웠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내 마음을 이해해주기 보다는 항상 받고 싶어 했고, 나는 내 마음을 이해하기 보다는 항상 그 친구를 충족시켜주려고 외부로 쏠려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내가 내 스스로 마음을 알아주면 되잖아 그런데 내가 지금 내 마음을 모르나? 스스로가 내 마음에 대해서 소외시키고 있나? 뭔가 아차 싶다. 무의식적 혹은 반사적으로 대상을 통해 이 마음을 이해받기를 원했고 거기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갔지, 스스로 이 마음이 뭔지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직접 그 마음이 일어난 순간과 부딪혀서 생각해본 적이 잘 없다.



그래서 지금 나의 마음이 뭘까? 막상 생각하니깐 솔직하게 잘 모르겠고, 그것을 잘 모른다는 것 자체가 많이 당황스럽다. 나는 내 마음도 잘 모르는 채로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서 마음을 위로하려고 했던 것 이였네 싶다. 내 마음이 뭔지 모른 채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지금은 여유가 있으니 내 마음이 뭔지 알고 교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본질은 내가 내 마음을 아는 것이 본질이다.



그래서 나의 마음이 뭔지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려고 했다. 우울한가? 슬픈가? 행복한가? 어떤 마음 상태인지 보려고 했다. 조금 우울 한 건가 이게? 엄청 우울하고 그런 건 확실히 일단 아니긴 한데... 아주 약간 우울한건 인정한다. 약간 우울 할 때는 내가 우울한지 못 알아차리는 구나 그리고 반응 안 해주는 구나 그러다가 쌓여서 터져야 알아차리는 구나 수습하는 구나 이렇게 생각하던 찰나에 어 그러고 보니 약간 서럽네? 이건 진짜 몰랐는데... 라는 걸 알아차렸다.



아 내가 서러웠구나 하지만 솔직히 뭐 때문에 서러운가 싶기도 하고 그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서러움이라는 단어가 접속이 되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처음에는 내 마음이 오랜만에 친구와 연락해서 호기심 충족하고 싶은 건 줄 알았는데 진짜로 지금 친구가 뭐하고 사는지 궁금한 것 보다 더 큰 목적은 서러움을 달래고 싶었던 거구나 싶다.


내면어른 : 왜 서러운데?

내면아이 : 몰라서 묻나 니가 계속 쪼아왔었잖아

내면어른 : 근데 최소한의 기본이고 더 이상 줄일 것도 없는 건데... 너도 알지 않나?

내면아이 : 몰라 니 멋대로 해라

내면어른 : 최근에 조금 루즈 하게 해왔잖아 그건 이해 못해주나?
내면아이 : 그게 다가 아니잖아 내 마음이 어떤지는 관심 없잖아

내면어른 : (... 그게 무슨 소리지?)


내면어른은 기준이 최소한의 기준이기 때문에 낮출 생각이 없고, 내면아이는 약간 감정적이다. 내 안에 이런 부분이 있었구나 싶고 약간 당황스럽다. 내가 센터를 다니며 공부하는 부분은 내면아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어른의 올바른 분별력을 길러내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떤지 관심이 없어서 내가 서러웠구나 싶다. 평소에 내 마음이 어떤지 관심을 많이 가진다고 생각 했는데, 그게 아닌 거 같아서 조금 당황스럽다.



나의 법명대로 그 서러움을 공감 한번 해줘보도록 하자. 일단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내가 서러웠구나 그 부분을 인정해주자. 서러움을 인정해 주니깐 일단 다른 것은 모르겠고, 외부로 나가있던 의식이 내면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고 그것을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사고가 전환되는 것 같다. 그리고 서러움을 인정해주고 나니깐, 그래 지금 당장 말로 설명은 다 못하더라도 여러 가지 서러울 이유가 많을 수도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러자 마자 바로 0.1초 만에 돌아가는 한 생각이 어휴 열등하게 뭐 그딴 걸로 서럽노 그런 것 까지 다 받아줄 필요가 있나 받아준다는 건 스스로가 열등하다는 걸 인정하는 건데 라는 생각이 올라오는 것도 보았다. 내 현재 의식의 구조가 무의식적으로 내 감정을 잘 받아주지 않는 구조로 움직이는 것 같다. 내면어른의 분별력을 잘 길러내어 내면아이와 서로 잘 통합 될 수 있도록 공부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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