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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1107 추천 수 0 2019.06.13 06:26:00

[1. 아침루틴]


대구에 있을 때부터 한달간 거의 매일 아침 풍욕을 해왔다. 처음에는 방에서 혼자 풍욕을 하려니 엄마한테 눈치보이는 것을 느꼈다. 옷을 벗고 풍욕하는 게 스스로 민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실이 아님을 알아차린 후, 엄마한테 풍욕한다고 말씀드리고 아침마다 풍욕을 신나게 했다. 딱 하루였지만, 엄마랑 풍욕을 같이 한 날도 있었다.


엄마는 역시 수용을 잘 하셔서 내가 권유하는 것에 은근히 잘 귀기울이시는 것 같다. 그것은 엄마의 큰 장점같다. 반대로 나는 그런 수용을 좀 안하는 것 같은데.. 내가 강하고.. 그런 엄마의 남에게 귀를 기울여주고, 관심갖고 들어주는 것, 이런 자질은 나도 참 배우고싶다. 부드럽고 여유있는 사람은 매력적인 것 같다.

 


[2. 상대에대한 불신]


오늘도 알람없이 545분쯤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 올리브오일로 입안을 헹구는 오일풀링을 하고, 죽염으로 입을 헹구었다. 그리고 쌀을 씻어 예약을 맞춰놓고, 풍욕할 준비를 했다. 이불을 준비하고 동영상을 틀고 풍욕시작. 풍욕하는 동안, 어제보다는 생각이 덜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사람에대한 불신을 많이 비춰보게 되었다. 친구 마리아를 의심하고, 믿지못하는 마음이 내 안에 깊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친구에게 내가 좋은 것을 여러번 알려주었고 나는 그것으로 나누는 기쁨을 느꼈지만, 속으로 불안함이 있었던 것이다. 그 친구는 안알려주고, 나만 유독 알려주는 것 같다는 생각 하나와 그 친구는 나한테 일부러 안알려주는 건가? 알려주기를 싫어하나? 하는 생각, 의심. 내가 상대에게 좋은 것을 알려주면, 그 상대는 더 좋아져서 나로부터 멀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 그 상대가 나를 밀어낼까봐 걱정하는 마음. 상대로부터 버려질까봐 불안한 마음, 두려움이 있었다.

 


참 신기한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니, 이곳에서 친구들에게 답장을 너무 늦게하면 안된다는 둥 그런 집착이 있었던 것 같다. 나를 믿지못하기에 상대를 믿지 못했을까. 엄마와 아빠는 나를 그렇게 신뢰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나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셨다. 어렸을때부터 나는 뭐든 잘하고, 똑똑하고, 영리하고, 예쁘고, 춤도 잘 추고.. 잔뜩 긍정적인 기억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엄마는 내가 한 설거지나 빨래를 완전 믿지 못했다. "제대로 헹구었나? 제대로 빨았어? 제대로 널었어? 뭘 하더라도 제대로 해라!" 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왔다. 나는 반항심에 일을 더 대충하기도 했다. '에이씨~!! 해도 인정못받는 것, 그래 아무렇게나 대~충 해버리자! 아오 열불나!' 이런 식으로 마음먹고 엄마가 시키는 일을 더 대충하기도 했다.

 


엄마는 내가 밖에서 사람들한테 칭찬받았던 것을 자랑하면, "그걸 곧이곧대로 듣냐? 사람들이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지~ 니가 뭘 예쁘긴 예쁘냐~ 호박이지." 이런 식으로 말하는 등,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믿지말고 항상 뒤에는 어떤 마음이 있을지 모른다며 의심하게 했다. 실제로 엄마는 사람들이 칭찬을 해줘도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튕겨내버리는 것 같다.


나라도 그런 사람한테 두번 다시 칭찬을 하고싶지 않을 것 같다. 엄마는 스스로 그런 작용을 만들어내는 줄은 아실까 모르겠다. 나는 그냥 좋을대로, 솔직하게 들은대로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엄마는 항상 그런식으로 초를 치니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공감을 받기는커녕, 그런 작용속에 화가 났다. 왜 엄마는 세상 사람들을 의심하라고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건지 못마땅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친구 마리아는 성숙한 사람이고, 원래 내성적인 성격에 집에 있는 것도 즐기는 사람인데..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두지 않고, 내 내면의 불안으로 '상대가 이럴 것이야!, 아니 상대가 연락이 없어? 그렇다면.. ' 이런 식으로 구구절절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지금 내 생활을 잘 꾸려나가고 있고, 마리아도 그렇다. 둘 다 잘 살고싶은 사람들이고, 우리들은 남편이 컴퓨터쪽 공부와 일을 하고, 주부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공감과 위안을 많이 받는 관계다. 나도, 마리아도 서로의 관계에 만족하는 것 같다. 이렇듯 그냥 필요와 인연에따라서 사람을 만나는 것인데.. 그것에 내 불안을 다른 곳에 투영하지는 말자. 불안이 일어나는 작용을 통찰하라, 자각하라. 나로 돌아와 나를 믿으면, 그것은 다 잠재워진다. 그것이 내 불안임을 알아차리면 스토리는 이내 사라져버린다.

 


아침에 풍욕하고, 달리기 3km 하고서 샤워를 했다. 아주 아주 뿌듯하다. 그리고 아침을 준비하여 해공과 식사를 하고 쉬다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3독 하였다. 경을 외면서 스스로 낸 이 마음에 감동하여 목이 메여왔다. 약간의 자뻑? 자족감.. 스스로 낸 마음이 참 좋고 감사했다. 참 좋은 느낌이었다. 끝나고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는데, 해공이 나간다며 도시락을 챙겨달라고 했다.


서둘러 점심 도시락을 싸주고, 설거지도 하고.. 어제 쓴 일지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올해 1월에 INP할 때 센터에서 받은 단식관련 자료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나 참.. 이렇게 조용히 글 읽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싶어서 헛웃음도 났다. 이렇게 집안에서 살림하고 고요히 머물면, 이렇게도 가까이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손에 들어오는데..


.. 지금이 좋다..! ^^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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