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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모임을 끝내면서... - 선화

조회 수 947 추천 수 0 2019.06.13 06:02:08

명상을 하면 몸이 그냥 왔다갔다 흔들릴 때가 있는데, 최근에 좀 신기한게 몸을 흔들리도록 놔두면 오히려 단전에 집중이 더 잘되고, 따끈따끈해지는 느낌이에요. 평소에 생각이나 잠으로 잘 빠지는데 흐르는 기운에 몸을 맡기는 거니 재미도 있고 신기하기도 해서 느낌에 더 집중이 되는거 같아요.

 


일요일이었나, 사이공에 우손님이나 원광님이 자주 빠지시니 이걸 어떡해야 되나 고민이 돼서 원사부님께 여쭤보러갔어요. 저는 사실 두 사람을 아예 빼야 되나? 싶은 생각에 사부님께 간건데, 차라리 사이공을 없애는게 낫지 않냐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사이공을 없앤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물론 가끔 사람들이 빠지거나, 내가 뭔가 해보자고 의견을 냈을 때 부담된다고 싫다고 하는 저항에 부딪히면 기운빠지고 짜증나서 내가 사이공을 나와버릴까 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냥 막연히 언젠가는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라고는 생각을 안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제가 애착도 있는거 같고. 사이공 멤버들이랑 서로 통화하면서 결국 해체하는 걸로 결론이 났는데... 뭔가 우울하고 기운이 빠지고 왜 이럴까 봤더니... 제가 리더로 있는 시점이니까. 내가 리더인데 리더로서 일을 잘 못해서 해체되는 거 같고, 내 잘못인 거 같고. 해체가 된다는게 뭔가 실패를 한거 같고. 그래서 스스로가 실패자인거 같아서 그래서 안에서 힘들더라구요.



그러면서 예전에 그림그리는 모임 해체한 것도 생각나고... 예전에 일지를 한번 쓴 적이 있는데, 성당다닐 때 레지오 해체된 것도 그렇고, 내가 리더로 바뀌면 꼭 그 모임이 해체를 해버리니까. 그래서 내가 잘 못해서 해체하는거 같은 생각이 많이 올라와요. 물론 머리로는 어떤 모임이 해체하는게 한사람만의 문제는 분명 아니라는 걸 아는데, 저런 생각들이 업식이고 업식의 생각들이 예전의 우울한 기분상태로 지금의 나를 끌어당기는거 같기도 한데. 잘 안 떨어져요. 괜히 눈물도 나고. 저 생각들이 사실이 이니라는걸 아는데 사실인거처럼 느껴지고.

 


일요일에 여신이랑 실내 암벽등반을 하러 갔어요. 가면서 힘든거 얘기하면서 아, 그래 이거는 그냥 생각이지. 모임이라는게 영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뭐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거고. 그걸 왜 다 내탓으로 생각하고, 실패라고 생각을 할까 싶어서 마음을 좀 놨어요.

 


그런데 그날 쯔음부터인거 같아요. 자고 일어났는데 왼쪽 어깨부터 날개죽지까지가 완전 굳어서 너무 아픈거에요. 이틀정도 지났는데 오히려 더 아프고. 예전부터 한번씩 항상 왼쪽이 자고 일어나면 그렇게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에는 베개도 바꾸고 자는 위치도 바꾸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베개나 자는 위치같은 건 상관이 없는거 같은게 그걸 바꿔도 또 그러거든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 싶었는데. 오늘 진아가 등 왼쪽 날개죽지 있는데 만지면서 가만히 한참 있더니 원래 제가 사랑이 많은데 뭔가 가슴에 상처가 많아서 그래서 비어있대요. 그런데 후천적으로 머리가 발달했고, 힘이 강해서 상처받은거 이상으로 사랑을 내고 있대요. 그래서 왼쪽이 아픈게 가슴의 상처를 앞쪽이 아니라 등쪽으로 받아서 그런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그 얘기 듣는데 울컥하드라구요.

 


사이공하면서 처음에 아이디어도 진짜 많이 내고, 잘하고 싶었어요. 재미도 있었고. 근데 하면서 힘든 것도 있었던거 같아요. 기운도 빠지고. 짜증도 나고, 화도 나고. 그런데 그것보다는 제가 스스로에게 상대를 이해해줘야 한다하고 나는 괜찮아하고 자기최면을 걸고 있었던거 같아요. 사실은 안 괜찮은데, 내 감정을 느껴주기보다 상대가 그럴수도 있지하고 머리가 먼저 돈다고 할까. 괜찮은 나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거 같아요. 뭔가를 할 때 항상 못하는거 같아, 그러니까 잘해야되하고 잘하고 있다고 느껴도 더 잘해야되하고있고. 나는 안 괜찮은 나, 못하는 나를 스스로 못봐주는건가?

 


뭔가 할때마다 열심히 한거 맞는데, 노력한거 맞는데, 스스로가 그렇게 한 자신에 대해 인정도 못해주고, 높은 기준으로 더 잘해야 된다고 항상 쪼기만 하는거 같아서. 그게 힘들고 그것들이 내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는거 아닌가 싶어요. 알고는 있는데, 뭐가 하다보면 어느 순간 또 그러고 있고. 또 그러고 있네요.

 

저는 제가 가슴이 닫혀 있다고 생각하고(뭔가 막힌거 같은 느낌이 드니까) 이걸 항상 열어야돼. 근데 왜 안열려? 이러면서 쪼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진아얘기 들으니까. 이게 굉장히 다르게 들어오더라구요. 닫혀 있다는건 그만큼 뭔가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닫힌걸텐데. 나는 거기다 대고 또 다그치고 있었구나.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나는 나를 먼저 이해하고 공감해줘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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