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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 무작정 글을 남깁니다.

 

저는 얼마전 이별을 겪었습니다.  사랑하지만 헤어진다는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저보다 많이 어린 나이에 건강상 문제로 군면제, 안정적이지 않은 직장까지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다 밀어냈지만 좋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언니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6개월간 너무나도 꿈결같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집이 극심하게 보수적이라 평소와 달리 늦게 들어오는 저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걸핏하면 집에 알리겠다는 언니의 협박,  그따위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당장 잘라 치우라는 부모님의 의심까지.. 저는 점점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모든 걸 다 줘 버린 저는 마음이 극도로 약해졌나봅니다.

 

분명 심하게 반대할 줄 알았으면서도 무슨 자신감인지 그 날은 귀신에 홀린 듯 당당하게 교제 사실을 털어놓았죠. 다급해진 저는 할 말 안 할 말 까지 다 해버리고 말이 나오는 동시에 아차 싶었지만 후회하기엔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반대는 예상보다도 훨씬 심각했고 저는 다칠 그 사람이 걱정이 됐습니다.

 

그 사람이 아픈 사람이라 나이 많은 저를 선택했다느니.. 그 사람 부모님의 나쁜 말까지.. 정말 너무나 아픈 얘기들이라 저는 괴로웠습니다.  다음 날 그 사람을 만난 저는 지치고 힘든 마음에 먼저 헤어지자 말해버렸죠.  그 사람도 끝까지 붙잡지는 못하더군요..

 

죽을 것 같은 날들이 며칠 지나고, 다시 만난 저에게 다시 시작해보자고 말하던 그...   우리는 힘들게 힘들게 다 끊어져 버린 인연을 한달 넘게 더 지속하다 결국 지난 주에 헤어지자는 말 없이 연락을 안하게 되었습니다. 자기를 조금만 믿고, 울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편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라 저를 원망하더군요..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부모님의 반대가 아니라 우리가 변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부모님을 원망하게 되고 특히나 신중하지 못했던 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겠습니다. 감당하지도 못할 걸 얘기하고, 먼저 헤어지자 말하고, 그 사람을 지치게 한 제 자신이 너무 싫어 견디기가 힘듭니다.

 

저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7년간 외갓집에서 자랐습니다.

제대로 된 이별도 없이 강제로 분리되어 다시 부모님과 살게 되었죠. 적응 기간도 없이 제대로 된 사랑을 받은 시간도 없이 눈치와 눈물속에 살았습니다. 너무나도 엄격하고,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집 분위기에 숨이 막히고, 부모님이 어렵기만 하고,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그만큼 그 사람에게 더 기댔던 것 같고 그 빈 자리가 이렇게나 큰가 봅니다.

너무 행복한 기억들이 많아서 그 기억들만 머릿속에 맴돕니다.

제대로 된 직장도 가지 못하고 부모님께 실망만 드리는 제 자신이 이번 일 까지 겹쳐 저는 정말 갈 곳을 잃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가족들을 볼 자신이 없고 눈물만 나고 죽고만 싶습니다.

 

저는 도대체 왜 이렇게 바보같을까요?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만 하는 저.... 버스를 타면 그냥 버스가 사고났으면 좋겠고, 잠을 자면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원장

2011.11.06 09:41:59
*.201.222.227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얼마전에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겪고, 그사람과 지냈던 행복한 기억과 그 사람이 없는 지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면서, 이별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자신이 용서가 안되고, 더불어 부모님들에게 원망하는 마음도 들지만 스스로 바로 서지 못한 자신이 많이 싫고 힘든가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아하다가 여러가지 이유들로 때로는 고통스런 이별을 경험하기도합니다. 가졌던 것을 잃어버린 슬픔은 가슴 깊은 곳에 상처로 아로 새겨져, 그 경험과 기억을 계속 집착하면서 자신을 학대하거나 다시금 그때를 붙잡으려는 마음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합니다.

 

관계의 만남과 헤어짐은 서로간의 인연에 따라 때로는 오고 때로는 가기때문에 만남과 헤어짐에 누구의 잘잘못은 없습니다. 이별은 서로간에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이지 님의 잘못은 아닙니다. 

우리가 지나간것 것을 붙잡으려는 마음은 과거의 감정에 자신을 묻어놓고 새로운 자기인생으로 나아가는데 장애가 되겠지요.

 

만남과 헤어짐은 님에게 많은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님은 어쩌면 스스로 현실에 바로 서기에 마음이 많이 독립적이거나 자율적이지 못하고, 누군가를 많이 의식하고 의존적인 성향인지도 모릅니다.

님의 내면에는 어릴적 외갓집에 홀로 떨어져 있었던 외로움과 버림받았다는 보이지 않은 감정으로 항상 혼자라는 느낌 속에 사랑을 믿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하지만 헤어진다기 보다는 서로가 추구하는 마음과 여건과 조건이 맞지않아 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의 표현은 님이 조금만 더 믿고, 울지 않고, 힘들어 하지 않고,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면 두사람의 관계는 잘 될 수도 있었을 거라고 하면서 이별의 책임을 님에게 떠넘기려는 듯한 말을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사람은 자신조차도 책임질 수 없었던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왜 힘들어 하고, 울고 있는 님을 좀더 감싸주고 믿어주고 이해해주고 받아주지 않았던걸까요?

 

그리고 님의 삶은 어쩌면 가족관계에서 조차도 편안함과 자유로움보다는 일찍부터 부모님의 눈치를 보고, 권위에 눌리고, 통제에 억압된 생활을 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님의 마음이 사랑을 하면서 내면의 마음이 조금 표현된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님의 태도와 감정에 대해 부모님은 님이 어떤 마음인지는 보지않고 자신들의 불안과 기준만을 님에게 강요한건지도 모릅니다.

 

지금 님이 느끼는 심정은 어쩌면 진실로 주위에 님을 이해하고 받아줄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고, 외로움에 혼자 방치된 메마른 사막과 같은지도 모릅니다.

비록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의 사랑과 이별은 님의 내면에 억압된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이해한다면 지금의 경험이 님의 삶에 새로운 힘과 방향성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언제던 도움이 필요하시면 상담을 신청하셔도 좋습니다.

힘내시길....   감사합니다.

 

왕답답이

2011.11.06 12:23:09
*.215.251.146

"비밀글 입니다."

:

원장

2011.11.06 12:37:57
*.201.222.227

누구에게나 만남과 헤어짐은 예민하고 고통스러울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더군다나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삶에 한줄기 자유의 빛이 비추었다면 다시금 그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너무나 가슴에 크게 자리하지요.

 

때로는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도 괜찮습니다.

만나서 매달려 보아도 괜찮고, 기대감을 가져보아도 괜찮습니다.

 

헤어짐과 만남은 자연스러움인데 억지로 헤어진다거나 자신의 뜻이 아닌 주변의 압력에 포기해야한다는 마음은 잃고, 놓아야 하는 것을 더욱 부풀리거나 환상을 심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짧지만 모든것을 걸수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지 나약하거나 한심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런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부끄러워 말고, 그래도 보고 싶은것은 보고 싶은것이니 그런 감정을 인정해 주고 받아줄 수는 없는지요?

 

문제는 만남과 헤어짐이 아니라 님안에 억압된 부모님에 대한 감정들과 그러기에 자신의 삶을 살기보다는 눈치보고 외부에 비치는 이미지를 지켜온 가면쓴 삶의 패턴이 고통이 아닐런지요?

왕답답이

2011.11.06 12:46:16
*.215.251.146

"비밀글 입니다."

:

원장

2011.11.06 13:46:12
*.201.222.227

틀이 있다면 깨면 되고, 벽이 있다면 부수어버리면 되지요.

 

이번 기회에 진실로 자신을 가로 막는 장애가 있다면 피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그 불안과 두려움에 도전한다면 새로운 삶이 펼쳐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님의 삶은  님의 것이기에 스스로에 대한 선택권을 새롭게 새겨서

지난날과 같은 피해의식에 빠진 삶이 아니라 주인된 삶으로 나아가야겠지요.

 

삶은 님에게 언제나 열려있으니까 힘내시길.....

왕답답이

2011.11.06 13:55:34
*.215.251.146

"비밀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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