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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살 대학생입니다.

저의 문제는 어린 시절부터 술을 먹으신 아버지 때문인데요. 아주 어렸을 때 기억은 없지만 매일 술에 취하신 아버지는 집안을 부수려고 하고, 가족들을 많이 괴롭혔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안 계신데 그럴때 마다 저를 할머니께서 보살펴주셨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저는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술을 안먹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스트레스를 술로 풀어, 술에 취하시면 동네방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소리를 지르시고, 파출소를 찾아가 욕하고, 동사무소나 주민센터를 찾아가셨습니다.

 

친척들과도 사이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나빳습니다.

오늘도 친척분이 하시는 식당에 찾아가 소리를 지르고 하시다 경찰한테 잡혀가시고.. 열받으셔서 돌아오셨는데.... 그런 아버지의 행동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술을 드시면 새벽마다 전화를 하셔서 돈없다고 술집으로 저를 부르시고, 저를 붙잡아 두고는 술집 여자들과 인사를 시키는 등 아버지의 그런 행동 때문에 저는 남들 앞에 나서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제 친척분들도 다 포기하고 저만 아버지의 곁에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가 미우면서도 불쌍해서 저는 아버지를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더이상 힘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꾸 반복된 환경 때문인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중,고등학교때는 친구는 있었지만 거의 왕따와 같은 생활을 하면서 남들과 어울릴수 없이 제 스스로도 모르게 바리케이트를 쳤습니다.

그탓인지 중학교 1학년 때 정말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정말 친한 친구를 사귀지 못한채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고 혼자 떠돌아 다니는 타입이 되었습니다.

 

가족과 친구 .... 학교나 집 둘 다 저에겐 따뜻한 보금자리란 없는 것같습니다.

항상 아버지께서 술먹고 들어오실까 무섭고 이젠 지겹고 힘듭니다.

제 옆을 지켜주시던 어머니같으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지금은 저에겐 희망이란 보이지 않습니다.

도와주세요...

 


원장

2011.10.15 10:52:39
*.54.179.3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이제 20살의 나이에 그동안 아버지의 술버릇과 술주정을 감내해야만 했던 님의 오랜 불안과 수치심을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그나마 방패막이 되어 주시던 할머니까지 올해 4월에 돌아가시고 모든 것은 혼자 떠맡아야 하는 님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안타깝기까지 하네요.

 

가정을 책임지지 못하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지 못하는 부모는 자식에게 큰 상처와 어둠과 짐을 떠안기게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님의 아버님은 내면에 무엇이 불만인지는 몰라도 술에 빠져 자신을 돌보지도 못하고 할머니에게나 님에게나 주변사람 모두에게 아픔과 걱정과 염려를 주는 존재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님은 이런 아버지인데도 미우면서도 불쌍해서 아버지가 가진 인생의 짐을 떠맡으려 하며,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를 돌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님은 현실을 좀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님이 아버지에게 해줄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어머니인 할머니도 어쩔수 없었고, 님의 어머니 조차도 어쩔수 없었던  것을 마치 님스스로 아버지를 책임지려하거나 돌보려 한다면 님의 인생은 고통과 보이지 않는 암울한 어둠속으로 들어갈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아버님의 인생과 영혼은 아버지의 책임이며 아버지의 선택이기에 님은 이제 어쩌면 진실로 아버지의 인생과 삶으로부터 분리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합니다.

아버님과 함께 한다면 아마도 어느 곳에도 님이 원하는 보금자리는 없을것입니다.

그곳은 불안과 어둠과 무거운 암울함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야하면 아버님 스스로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기 때문이지요.

 

님은 어쩌면 보다 빨리 아버지의 현재 모습을 인정하고, 아버지를 바꾸려 하거나 아버지가 바뀌길 기다리기 보다는 님의 인생과 삶을 찾아야하지 않을까합니다.

님이 책임져야 할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님 자신의 인생이며 님의 영혼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님스스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님또한 아버지와 같은 인생을 되풀이 할 수도 있습니다. 희망은 언제나 님을 기다리고 있지만 님스스로 희망을 붙잡지 않고 현재의 어둠과 고통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독교를 믿으시니 신앙에 의지하면서 아버님의 문제는 아버지에게 돌리고 님은 이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해보시는 것은 어떤지요?

학교 기숙사에 갈 수도 있으며, 집을 떠나 혼자 자취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를 보지 마시고 님자신을 돌보는 결심을 한다면 님은 삶은 새로운 가능성이 꽃피리라 믿습니다.

 힘내시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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