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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언제부턴가 저한테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뭔가 두렵고 겁이 나서 막상 치료를 받으러 가기 뭐했는데 친구를 통해 소개받았어요.
직접 가지 않아도 일단 온라인 상담부터 해보면 부담이 좀 줄거라고 하더군요.

우울증 자가진단을 해봤어요. 제 점수는 44점이에요.
질문들이 하나같이 요즘 제가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어요.
제 나름대로 이렇게 된 원인을 추측해보는데 생각해보니까 너무 많았어요.
아 이글을 쓰는데도 별말 안썼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요....

일단 제가 생각하는 제일 큰 원인은 가정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릴때부터 아버지가 술을 많이 좋아하셨어요. 술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사가려고 모아놓은 계약금까지 가져가 마실정도로..
고등학생인 딸이 학업과 알바를 병행해가며 생활비를 대는데... 그 알바비를 가져다 마실정도로.. 카드빚과 주위사람들에게 오만빚을 다져서라도 술을 먹었어요.
집에 지갑을 놔두기 불안할 정도로 식구들 지갑에서 돈을 빼다 술을 먹기도하구요.

이만해도 화가 나고 짜증나는데, 술을 먹으면 항상 아빠는 바람을 피고 들어왔고, 엄마랑 아빠는 늘 싸웠어요. 엄마는 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저에게.. 그리고 지금까지 그와 같은 하소연을 했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아빠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사춘기가 되면서는 아빠한테 막말도 많이했고, 사실 지금도 항상 해요..
그리고 아빠는 술을 마시면 손찌검을 해요. 어릴땐 그러지 않았는데....

갑자기 잘다니던 회사를 사직하더니 사업을 했어요. 첨엔 사업이 잘되었는데 연계되어있는 회사가 파업을 하면서 망했죠. 아빠는 군인의 자식으로 2녀1남중에 둘째 독남으로 자랐어요.
그래서 자존심이 쎄고 당시 할아버지 계급이 높으셔서 어려움없이 지냈대요. 생각해보면 친가쪽은 다 부자거든요. 그런데 아빠는 사업 실패하면서 고생을 하니까 그게 싫었나봐요.

원래도 허풍쟁이에 거짓말만 늘어놓곤 했는데 더 심해졌어요.
직업도없이 빚에 쪼달리며 매일 찾아오는 검은사람들과 매일 걸려오는 그 사람들의 전화에 온가족이 시달리게 되었고 이렇게 고생하는데도 아빠는 밖에서 술만 퍼마시며 빚만 늘려갔어요.

차도 좋은 차로 바꾸고 겉치장하기에 바빴죠.

그에 비해 엄마는 뒤에서 그 빚을 갚느라 주먹을 쥐면 아플정도로 손관절이 다 닳게 일을 했어요.
아무튼 아빠는 그 뒤로 직장에 다닌적이 없어요.
언젠가 일자리 구했다며 일을 하러 꾸준히 나갔는데 알고보면 그냥 아는사람이 운영하는곳에 가서 도와만 주고있는거에요.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거짓말도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할 수 있는지....

 

친구일 도와주는건 좋은일이지만 우리집에 쌓인 빚이 있는데 사업실패로쌓인 빚은 어쩔 수 없지만 본인이 술먹는다고 낸 빚은 갚으려고 해야 되잖아요. 그런 노력이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엄마와의 싸움은 점점 커져갔어요

그리고 이런생활이 몇년 지속되자 아빠는 이상해졌어요. 틈만나면 엄마를 의심하고 집착하고 스토커처럼 굴었어요. 걸지도 않은 전화를 붙잡고 전화하는 척을 하며 '누구 마누라 바람피다가 걸려서 죽었다며? 우리마누라? 뭐 자기가 하고 싶은데로 놔두지' 이런식의 말을 혼자 했어요.
나중엔 실제로도 이런 말을 밖에서 했다더라구요.

그리고 손찌검이 시작되었어요. 솔직히 그냥 손찌검을 한건 아니에요.
엄마, 저, 여동생까지 셋이서 도발을 했죠..
초등학교4학년이 되었을때부터 술냄새만 맡아도 담배냄새만 맡아도 짜증이 나고 눈물이 났어요.

 

이 영향이 계속되서 아빠가 술을 먹었다하면 바로 막말이 나와요.
정말 부모님한테는 해서는 안되는 말 있잖아요....해준게 뭐가 있냐. 애만 싸질러놓고 내팽겨치는게 부모냐!
학교다니면서 알바해가지고 내가 쓰는게 아니라 생활비 보태는거 보고도 철이 안드냐 .....등등
진짜 심한 말들 많이 했어요. 맞으면서도 그런 말을 했고 내가 도발했지만 맞는게 억울했어요.

나중엔 아무 이유없이 때리기도 했고.... 방에 엄마를 가두고 석유를 뿌려가지곤 불지른다며 협박한 적도 있었어요.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릴때도 많고, 자기몸에 칼로 난도질할 때도 많았어요.
집안에 물건 부수는건 베이스구요..  이런 아빠가 너무너무 싫어요.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저는 대학교를 갔어요.
대학갈 형편은 안되었지만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학교에 입학하게 되서 장학금도 받고 제일 좋은 기숙사 제일 좋은 방을 쓰게 되었거든요.
가서 장학금받고 다닌다고 믿어달라고 하고는 부산까지 가서 학교를 다녔어요.

그런데 대학교를 가서 마인드가 점점 바꼈어요.
고등학교때까지만해도 저는 정말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었어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주변에서도 혹시 착한어린이증후군? 이냐고 할만큼..
그냥 어떤상황이든 다 즐겼고 좋았고 집에서 그런일이 있어도 전혀 제 개인적으로는 영향이 미치지 않았어요.
친구들은 저만보고 우리집이 굉장히 바르고 교과서에 나오는 그런 화목한 집같다고 그럴정도였으니까요.

이때는 실패해도 다시 하면되지 라는 생각이었고, 내가 항상 안좋은 상황에 닥칠때면 나보다 더 안좋은 상황인 애도 있는데 내가 이러면 그애가 더 불쌍해지니까 나는 그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며 금새 훌훌 털어버리고 까먹곤 했어요. 집에서도 아빠가 그럴때말고는 착한딸이었구요.
평소에는 전혀 우울한 생각이나 불행한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사춘기를 제외하고)
하지 않았다기보다 그런 생각자체가 나질 않았어요. 그냥 항상 즐겁고 행복했거든요.
그리고 말을 안듣긴 했지만 틀에 벗어나거나 규칙에 위반되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대학을 가서는.... 점점 삶에 대해 심오해지기 시작했어요.
늘 즐겁고 행복했던 매일매일은 그냥 그런 날들로 바꼈고, 틀에 벗어난 아이가 되었어요..
학교도 안가고 술먹고 시험을 치러가고, 시험을 백지로 내고, 평소 정리정돈과 청결을 중요시하는데 그런 청소까지 안했어요.

착실한 친구들까지 끌어들여 저랑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고, 학점은 말로 할 수없이 F... C이상으로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이때는 정말 왜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분명한건 지금 후회를 하면서도 그때로 돌아가면 또 그럴거 같아요..
장학금을 받아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약속해놓고..... 그렇게 대출을 두번받고 2학년1학기까지 다니고 휴학을했어요.  그제야 정신이 번뜩든거죠..

2학년 올라갈때 집에 빨간딱지들이 붙어서 물건들이 모조리 없어졌어요.
그런 상황까지 와서야 정신차리고 아 지금 나는 학교를 다니는게 아니라 돈을 날리는거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자퇴를 바로하려고했지만 혹시나하는마음에 휴학을 했어요.
그리고 공장에 취직해서 8개월정도를 다녔는데....이 공장에 들어가서도 별반 다를건 없었어요.
행복하지는 않았고 그냥 일이 재밌어서 회사를 다녔어요

회사에서 만난 친구가 있어요. 그 아이는 저보다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저한테 다 털어놓는거에요.
되게 착하고 순진한 친구였어요. 저도 자세히는 아니지만 대충 고민을 얘기하게 되었어요.
왜냐면 아빠가 손찌검을 하고 회사에 출근한 날은 눈이 많이 부었거든요.
근데 알고보니 이 친구가 뒤에서는 제 욕을 하고 저를 이용하는거에요.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알면서도 5,6개월정도를 참았어요.
그 친구와 싸우게 되면 회사다니는데 불편한 점들이 생기잖아요... 저는 돈을 벌어야하는데....

제가 느끼기에 우울증이 시작된건 이때부터같아요.
삶의 의욕을 잃고 매일 눈물바람에 짜증만 나고, 별일 아닌거에 화가 나고, 주변에서 뭘하든 관심이 없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고, 머리속에는 항상 내 자신에 대한 비하와 환경에 대한 불만만 가득했어요.

이게 너무 싫어서 그 회사를 결국 그만두고, 다른 환경으로 가서 새롭게 시작하면 나아 질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를 변신시키고 새로운 환경으로 출발을 했죠.
그게 지금 회사에요.. 하지만 달라지는건 없었어요.  오히려 더 심해졌죠.

작년 7월에 휴학을 하고 9월에 공장을 입사해서 올해 4월 막날에 퇴사를 하고 6월에 지금회사에 입사했어요.
복학을 하려면 이번학기에 복학을 해야하고, 휴학을 연장하려면 등록금을 납부해야해요.
저는 더이상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자신이 없었어요. 또 그런 방탕한 생활을 할까봐 두렵기도 했고, 학자금대출을 받기에는 집에 부담이 되기 싫었어요. 그렇게 저는 저번달에 자퇴를 했어요....

6년동안 꿈꾸고 바래서 간 그 학교를 포기하게 된거죠.
제가 열심히 안한 탓이 크니까 누굴 탓 할필요가 없다는것쯤은 알아요. 그래도 저는 환경을 탓했어요.
우리집이 이렇지만 않았다면 .... 하는 생각.. 수도없이 해요.

자퇴를 한후에는 더 심해졌어요.
제가 달라진게 느껴지니까 그게 너무 싫어가지고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삼주마다 휴무가 한번씩 돌아오는데 이때마다 저를 위한 휴식을 갖기로 하며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고 그날을 기다리며 삶의 낙을 만들려고 해요. 그런데 별로 효과가 없는거 같아요.
아직 계획만 세워져있고 실행에 옮기지 못해서 그런지 여전히 그대로에요....

이야기가 너무 길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째, 세번째 이유가 있는데.... 두번째는 제가 대학교때 만났던 남자친구의 영향이에요..
그리고 세번째는 인간관계에 관한것이구요. 일단 제일 큰 이유가 가정사인거 같아서 이렇게 자세히 적었구요.

죽고싶다고 매일 매순간 생각하지만 이렇게 변하는 내모습에 두려운건 살고 싶다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살고 싶어하면서 변한 제가 너무 싫어요.
이해도 안되고....  도와주세요 선생님......

예전에 그 마인드로 돌아가고 싶어요. 항상 즐겁고 행복했던 때로...
계속 마음을 다스려보려는데 결국 이렇게 돌아와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원장

2010.08.23 14:16:32
*.200.88.17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님이 살아오신 그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지난날의 가족이야기를 보면서 님의 내면과 영혼에 쌓인 상처와 아픔에 저또한 가슴이 아프네요.

 

예전에 그 마인드로 돌아가고 싶어요. 항상 즐겁고 행복했던 때로...

님은 지금 예전의 언젠지는 모르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님의 인생은 위에 적었듯이 항상 불안과 긴장, 그리고 힘듬의 연속이었습니다.

 

님은 어쩌면 이런 힘든 님의 현실을 눈가리고 보지않으려 하였고,  님내면의 고통과 어둠이 현실로 올라오는것을 억압하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님이 대학을 가면서 점점 스스로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을 알아갈수록, 님스스로 고통을 잊으려고 만든 가면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님은 진정한 자신이 무엇인지 알지를 못합니다.

님은 어려운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친 자신은 있었지만 진정한 자신은 없었습니다.

님은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지만 과거는 단지 님의 진실을 잊고 싶은 마음일 뿐입니다.

 

님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노력도 아니며, 계획에 따른 실행도 아닙니다.

님은 진실로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 그 불쌍하고 외롭고 초라한 자신에 대한 수용과 사랑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님은 이렇게 살아온 자신을 보고 싶지도않고 싫어합니다.

 

님의 마음을 다스리려하지 마시고 이해를 가져보는것은 어떻지요?

지금은 님의 내면 무의식에 그토록 오랜세월 쌓아온 어둠들과 상처들이 올라오고 있는 중입니다.

님 자신을 보지않고 외부의 어떤 방법이나 수단을 통해서는 해결책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님의 내면에는 너무나 오랜세월 무시되고 사랑받지 못한 한 영혼이 울고있습니다.

어린나이에도 가정을 위해서 어른처럼 행동해야 했고,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억압해야만 했던 한 아이가 사랑을 원하며 따뜻함을 구하고 울고 있습니다.

 

우울은 님내면에 있는 공허와 외로움의 표현이며, 사랑받지 못한 영혼의 외침입니다.

아 이글을 쓰는데도 별말 안썼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요....님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진실한 님의 마음은 아닐런지요?

 

님은 힘들었습니다.

님의 환경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에서도 님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아닌 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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